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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한 달 앞둔 기시다...한국 찾은 이유는?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퇴임 한 달 앞둔 기시다...한국 찾은 이유는?

CIA bear 허관(許灌) 2024. 9. 6. 16:52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아내 유코 여사가 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2년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이번까지 12번째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 성과를 되돌아보며 양자와 지역,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퇴임을 한 달여 앞두고 한국을 찾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나온다.

지난 11번의 만남으로 무엇이 바뀌었나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국 방문을 적극 희망하면서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앞서 3일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양국 간 발전 방향을 논의차 방한을 적극 희망해 성사됐다”라며 “양자 관계, 지역 및 국제 무대에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은 기시다 총리의 세 번째이자 총리로서 마지막 방한이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7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 퇴진을 공식화한 상태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복원을 선언하면서 2011년 이후 끊긴 정상 간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형식과 시기에 구애받지 말고 언제든 정상 간에 셔틀 외교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민 여론 악화를 감수하고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지연이자를 지급하는 해법(제3자변제안)을 내놨다.

해법 발표 이후,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론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다지며 한국 소주와 일본 맥주를 섞은 '화합주'를 마시기도 했다.

이후, 기시다 총리가 2개월 뒤인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일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됐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해제했으며 양국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정상화됐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 5월 서울에서의 한·일·중 정상회의, 7월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회담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퍼주기 외교' 논란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일각에선 '퍼주기 외교'라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역사 문제 등 난제와 관련해서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의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과거 한국을 식민 지배한 데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가 명문화돼 있는 1998년 10월 한일공동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죄 표명은 없었다.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관련해서도 동의했으나,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의 실상을 알리겠다며 설치한 전시물에는 강제라는 표현이 빠져 비판 여론이 형성돼 있다.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우려가 있다. 라인 야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일본 정부에서 한국기업 네이버를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을 명분으로 메신저 라인의 운영사 라인야후의 지분을 일본 합작기업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고 행정지도를 통해 압박했던 사건이다.

일본 사도광산

마지막 합의 결과물 나오나

이런 가운데 두 정상은 한일 관계 개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조치를 더 마련하기 위해 '마지막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3일 언론 공지에서 "그간 기시다 총리와 함께 만들어온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한일 간 양자 협력,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역시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양국 협력이 더 견고하고 폭넓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국 측과 긴밀히 의사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민들의 실생활에 연계되는 '국민 체감형 조치' 마련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양국 간에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비행기 탑승 전 사전 입국심사를 실시하는 '프리 클리어런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대국 공항에 파견된 양국의 입국심사관이 미리 입국 서류와 지문·얼굴 사진 등으로 본인 확인을 진행하고, 입국 후엔 간단한 수속만 밟고 공항을 나설 수 있는 제도다.

내년인 2025년은 양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점에서 관련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점쳐 진다.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한미일이 합의한 안보·경제 협력 강화를 재확인할 것으로도 예측도 나온다.

다만, 회담에서 '과거사' 언급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기조를 볼 때 진전된 입장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5월 7일 서울에서 열린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기시다 방한은 일종의 졸업여행'

한일관계전문가들은 이번 기시다 방문이 어떤 큰 결과물을 내놓다기 보단 지난 회담을 돌아보고 신뢰 관계를 확인하는 측면이라고 봤다.

국립공주대 임은정 국제학부 교수는 BBC 코리아에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가 이 시기에 방한을 한 것을 두고 "어떤 현안이 있어서 당장 이거를 나가기 전에 반드시 해결하겠다 이런 것보다는 지난 1년 반을 페어웰(farewell)하려는 게 아닌가, 유종의 미를 거두는 행보라고 본다"고 평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역시 "한일 양국 정상의 케미가 좋았던 점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셔틀 회담을 완전히 복원시키고 상호 신뢰를 확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작년 8월에 있었던 캠프 데이비드 협정 관련해서 한미일 간의 안보 협력 공조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시다의 방한이 '졸업여행'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조진구 교수는 "(일본 기시다 정권이) 외교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다고 쭉 얘기하는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도 있지만 한일관계 개선도 꼽고 있다"며 "실제로 3년 동안 가장 많이 만난 외국 정상이 윤 대통령이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말하자면 졸업을 앞둔 사람이 할 수 있는 여행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성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쓴 참가자들에게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그간 한일 관계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국민의 공감대나 지지를 기반으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기호 교수는 "이건 일방적으로 한국 정부가 양보하면서 만들어온 거라서 지속 가능성이 없는 단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전에 박근혜 혹은 이명박 정부 같은 보수 정권에서도 한일 간의 역사나 영토 쟁점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으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이번에는 완전히 이제 그런 것을 사실상 배제했기 때문에 정부간 관계 개선은 있어도 한일 양국 국민 간 신뢰하면서 지속 가능한 그런 관계를 만드는 데는 좀 실패했다는 점에서는 좀 단기적인 성과로 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진구 교수 역시 "외교에서 양보란 말을 쉽게 쓸 수 있는 게 아닌데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양보한 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강제징용이나 사도광산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역사는 단기적으로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린다고 가려지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본인 스스로들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뭐가 부족한 거 성찰하는 그런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은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조금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임은정 교수 역시 차기 지도부에 따라 연속성이 유지될지 부분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차기 총리 후보군에 오르는 사람 중 한일 관계 개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며 "이 부분이 걱정이지만 우선 미국 대선으로 권력이 어떻게 편성되는지 시기적으로 지금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한일 정상회담: 기시다, 퇴임 앞두고 방한 이유는 - BBC News 코리아

 

한일 정상회담: 기시다, 퇴임 앞두고 방한 이유는 - BBC News 코리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12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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