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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유일한 ‘실험실 배양육’ 판매국인 이유 본문

Guide Ear&Bird's Eye/싱가포르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유일한 ‘실험실 배양육’ 판매국인 이유

CIA bear 허관(許灌) 2023. 6. 11. 20:49

닭고기처럼 생겼고, 닭고기 냄새가 나며, 무엇보다도 닭고기 맛이 난다.

여러분은 이 고기가 농장에서 사육된 닭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이 닭고기는 사실 몇 마일 떨어진 산업단지 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배양육이다.

이곳은 싱가포르에 있는 ‘허버스 비스트로’라는 식당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위 ‘실험실 재배 육류’를 메뉴로 올린 식당이다.

해당 식당 주인에 따르면 고객들의 피드백은 실로 “경이롭다”고 한다.

이 고기를 만든 기업이자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잇 저스트’사는 배양육에 대해 윤리적이며,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며, 그렇다고 맛을 포기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현재 배양육 산업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참신함을 넘어 실제 현실에서 널리 퍼질 수 있는지 큰 의문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 2013년 영국 런던에서 33만달러(약 4억2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 최초의 배양육 버거가 공개된 이후, 전 세계 기업 수십 개가 저렴한 배양육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중에 판매 가능 허가를 받아낸 곳은 ‘잇 저스트’사만이 유일하다. ‘잇 저스트’사는 2020년 12월 싱가포르 당국으로부터 배양 닭고기 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싱가포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배양육 판매를 허용하는 국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중화된 건 아니다. 2021년 한 회원제 클럽에서 잠깐 배양 닭고기로 만든 치킨너겟을 메뉴에 올렸을 뿐이다.

해당 행사는 몇 달간 지속됐으며, 올해 들어선 ‘허버스 비스트로’가 일반 대중에게 배양 닭고기로 만든 샌드위치와 파스타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조쉬 테트릭 ‘잇 저스트’ CEO는 B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배양육은 진짜 고기이면서도 동물을 죽일 필요가 없다”면서 “이러한 먹거리 생산 방식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배양육은 말 그대로 고기이다. 실험실에선 동물로부터 세포를 추출한 뒤 단백질, 당분, 지방 등을 공급하며 길러낸다.

이 동물세포가 어느 정도 자라 분열을 시작하면 발효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강철로 만든 대형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장치)에 넣어 더욱 성장하길 기다린다.

그렇게 4~6주 후 바이오리액터에서 “수확”한 뒤, 식물성 단백질을 첨가하고, 원하는 모양과 질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종적으로 성형, 요리 및 3D 프린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BBC 기자의 오레키에테 파스타에 올려진 프라이드 치킨 조각 또한 확실히 진짜 치킨 맛이 났다. 약간 가공된 맛이었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치킨 같은 느낌이었다.

배양 닭고기를 먹어보고자 특별히 이곳을 찾았다는 이탈리아 학생 카테리나는 “고기다. 완벽하다!”고 말했다. 카테리나는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기를 섭취하지 않지만, 배양육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카테리나의 유일한 불만은 이탈리아와 달리 치킨이 파스타에 올려져 나왔다는 것이었다.

싱가포르 출신이라는 또 다른 손님은 실제 고기와 너무 닮아 놀랐다고 말했다.

“진짜랑 같다”는 그 손님은 “배양육인지 몰라보겠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BBC 기자가 주문한 치킨 파스타는 18.50싱가포르달러(약 1만7000원)로, 배양육 생산에 드는 비용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이다.

‘잇 저스트’사가 배양 닭고기 생산 비용 규모를 정확히 밝히진 않겠으나, 현재 ‘잇 저스트’사의 생산 규모는 싱가포르에서 1주에 2~3kg에 그친다.

‘허버스 비스트로’에서만 매주 소비량이 4000~5000kg에 달하는 등 현대 사회의 어마어마한 닭고기 소비량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주어진 과제가 얼마나 방대한지 짐작할 수 있다.

즉 닭고기를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선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한다.

한편 ‘잇 저스트’사는 2018년부터 이미 90%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해냈으며, 수백만달러 규모의 신설 생산 시설도 내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BBC 취재진은 해당 시설 내부를 투어할 수 있었다.

빛나는 강철로 된 6000리터짜리 바이오리액터 한 쌍은 확실히 장대했지만, 실제론 전통적인 닭고기와 가격 경쟁에서 맞붙기 위해 생산해야만 하는 닭고기 수백만 톤을 생각하면 이 크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잇 저스트’의 생산 시설

한편 배양육 기업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하지만, 결과는 이미 분명하다는 게 많은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미 캘리포니아 대학교 ‘배양육 랩’의 공동책임자인 리카르도 샌마틴은 “배양육 기업들의 이야기는 매우 강력하다”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과학과 반드시 대조해봐야 한다”는 샌마틴은 “숫자에 집중해보고, 이 분야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작성한 과학 논문을 보면 답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비용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냐고요? 아니요. (배양육으로) 세상을 구할 수 있냐고요? 다시 말하지만, 아니요. 배양육 기업들은 정직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희망 사항이라는 거죠.”

한편 생산량 확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구심에 더해 과연 배양육 산업이 친환경적인 의심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육류 생산을 위해 현재 필요한 토지와 가축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지만, 현재로선 배양육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첨단 기술 또한 에너지 집약적이기에 모든 이점을 상쇄해버린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어느 연구에 따르면 심지어 배양육 생산 과정이 일반 쇠고기 생산 과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25배 더 많다고 한다.

그러나 잇 저스트’사는 해당 연구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배양육 프로젝트가 결국 실패로 끝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BBC의 질문에 테트릭 CEO는 “물론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험실 재배육 생산은 필요하면서도 매우 불확실한 작업”이라면서 의지를 드러냈다.

“간단하지 않죠. 복잡합니다. 보장된 것도 없고 결국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에 함께 한 투자자들도 많다. 올해만 해도 배양육 개발에 모인 투자금은 약 28억달러에 이른다.

‘잇 저스트’사의 배양육으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

그러나 만약 배양육 산업이 일부 선진국의 부유층을 위한 틈새시장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민간 투자금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테트릭 CEO 또한 각국 정부가 전통적인 도살 고기와 경쟁을 위해 배양육에 “상당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도 같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테트렉 CEO는 “이것은 (우리 시대의) 평생 프로젝트다. 아마 몇 세기에 걸친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전 세계 그 어떠한 국가도 상당한 공적 자금 투입은커녕 배양육 판매조차 허가하지 않고 있다.

샌마틴은 배양육 기업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는다면 민간 및 공공 투자금은 결국 모두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선 성공할 수 있다는 명확한 길이 없는 한, 투자자와 정부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에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유일한 ‘실험실 배양육’ 판매국인 이유 - BBC News 코리아

 

싱가포르: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유일한 ‘실험실 배양육’ 판매국인 이유 - BBC News 코리아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배양육 판매를 허가한 국가다. 배양육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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