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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주차장에서 채소를 키우는 농부들 본문

Guide Ear&Bird's Eye/싱가포르

싱가포르: 주차장에서 채소를 키우는 농부들

CIA bear 허관(許灌) 2022. 7. 31. 18:15

도시 농부 에일린 고의 농장은 고층 건물들 사이에 있다

에일린 고는 싱가포르 다층 주차장 건물 꼭대기에서 농장을 운영한다.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고는 매일 400kg 정도의 채소를 인근 소매업체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작은 국가지만 주차장이 많습니다. 주차장에 농장을 짓고 지역 주민들에게 작물을 공급하는 건 꿈같은 일이죠."

현재 싱가포르에는 이런 루프탑(옥상) 농장이 최소 십여 곳 있다.

정부는 지역 내 식량 공급을 늘리기 위해 2020년부터 주차장을 농장으로 임대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인구 550만 국가로 식량의 90% 이상을 수입한다.

싱가포르의 인구 밀도가 워낙 높다 보니 공간은 늘 부족하고 땅값도 비싸다.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 농부는 BBC에 그가 처음 이용한 주차장은 가격이 워낙 비싸 더 저렴한 곳을 찾아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고의 농장은 축구장의 3분의 1 크기이고, BBC 기자가 방문했을 무렵 작업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은 초이삼(채심)을 수확하고, 손질하고, 포장하고 있었다. 초이삼은 중국 음식에 자주 활용하는 식재료다.

시설의 다른 한쪽 끝에서 또 다른 직원은 묘목을 옮겨 심고 있었다.

고는 "매일 (채소를) 수확한다"며 "채소 종류에 따라 매일 수확 물량이 100~200kg 또는 400kg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농장을 시작하는데 약 100만싱가포르달러(약 9억450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수확 촉진 장비를 구매하는 데 많은 돈이 들었다

에일린 고의 루프탑 농장에서 농작물을 수확하는 직원들

고는 정부 지원금을 받았지만, 아직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10명의 임금을 지급하고 이곳과 더불어 아직 준비 중인 주차장 공간 임대료로 매년 9만싱가포르달러(약 8500만원)를 내고 있다.

고는 "(두 번째 주차장 농장의) 준비 기간이 코로나19와 겹쳐 물류비용이 훨씬 비쌌고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며 "무엇보다 이곳이 (정부에서) 처음으로 입찰을 진행한 주차장 옥상이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도 생소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루프탑 농부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또 다른 도시 농부인 니콜라스 고는 자신의 도심 농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월 이용료를 내고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도록 해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자 상당수가 인근에 거주하는 가족 단위 고객이라며 "상업적이라기보다는 커뮤니티 차원의 접근 전략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반면 마크 리라는 이름의 도시 농부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적은 임대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산업용 건물로 농장을 옮겼다고 했다.

리는 "채소는 결국 채소일 뿐"이라며 "가장 신선하고 질 좋은 채소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채소가 값비싼 트러플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존적 문제

싱가포르는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루프탑 농장 말고도 다양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재배하는 농작물 대부분은 엄청난 정부 지원을 받는 첨단 시설에서 자란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정식 허가를 받은 농장만 2020년 기준 238곳이다.

싱가포르 식품청(SFA)은 일부 농장은 이미 수익을 내고 있으며 생산 시설을 확장해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식품청 대변인은 BBC에 "식량 안보는 싱가포르의 실존적 문제"라며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와 밀접하게 연결돼있고 한정된 자원을 가진 작은 도시국가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나 공급망 차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해서 해나가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도시 농장들은 공공 주택지 사이에 있다

올해 초 싱가포르에서는 식량 안보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인근 국가에서 주요 식품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주요 식품부터 원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의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국가들은 식량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식량 자급률을 지금 수준보다 3배 높은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윌리엄 첸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도시 농장을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식품과학공학 프로그램을 이끄는 첸 교수는 "생산성에 따른 식품청 지원금이나 지역 농작물 소비 진작을 위한 정기 마켓 등 여러 조치가 시행 중이다"라며 "여기에 지역 농부들이 간단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조교수인 소니아 악터는 도시 농장의 높은 운영 비용이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악터 교수는 "싱가포르는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업가들을 위해 많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정부 지원이 없어도 이러한 농장이 운영을 지속하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심 속 건물에 둘러싸인 루프탑 농장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에일린 고의 생각은 이전 세대의 농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기란 없어요. 더 도전적일수록 보상도 큰 법이죠."

싱가포르: 주차장에서 채소를 키우는 농부들 - BBC News 코리아

 

싱가포르: 주차장에서 채소를 키우는 농부들 - BBC News 코리아

싱가포르에서는 식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