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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장악'한 젤렌스키 대통령 본문

흑해 주변국/우크라이나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장악'한 젤렌스키 대통령

CIA bear 허관(許灌) 2023. 5. 22. 07:57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신 스틸러’로 등장했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하기 전까지 중국을 향해 은밀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후 프랑스 정부 전용기를 타고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급히 결정된 이 방문은 G7 정상들이 러시아를 비난하는 성명을 더 일찍 발표하도록 만들었다.

또 G7 정상들은 중국이 여러 국가를 상대로 행했다고 비난받는 ‘경제적 강압’에 대해 경고했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주국가 7개국이 참석하는 G7 정상회의에는 인도와 호주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에 포함된 일부 신흥 경제국도 초청받았다.

이번 회의의 최우선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막판에 직접 등장하면서 이 논의의 중요성과 시급성은 다시 한번 강조됐다. 또한 그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영향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동맹국이 미국산 F-16을 포함한 첨단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F-16 전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것이라는 미국의 발표 몇 시간 뒤에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이번 조치를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환영한 바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언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일본에 방문할 것인지 아닌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초 화상으로 G7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는 속보가 금요일에 나오자마자, 당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 중이던 각국 정상들의 행보에 쏠려있던 관심을 바로 가로챘다.

그러나 여러 언론 매체들이 이 소식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두르는 동안, 우크라이나 당국은 계속해서 확실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몇 주 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대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일이 논의됐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결정은 갑작스럽게 내려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가까운 동맹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일본 TV방송 매체들이 갑작스럽게 생중계하기 전까지도, 그의 정확한 도착 시간은 비밀에 싸여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착륙 직후부터 광폭 행보를 보였다. 비행기 계단을 빠르게 내려온 그는 기다리고 있던 자동차에 올라탄 뒤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단독 회담을 바로 진행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해냈군요!”라고 친근하게 말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환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등장은 차분한 외교적 절차에 흥미로운 요소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G7 정상회의를 장악하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G7 정상들은 이를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이들의 제재는 러시아의 침공을 막지 못했다. 지난 19일 발표한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위한 자원을 차단해 “굶주리게” 하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모호하다.

그러나 세계 각국 정상들이 ‘말 그대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상황에서, 이는 러시아에 이 제재가 진지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강경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의 동맹인 중국에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핵 비확산과 기후 변화와 같은 주요 의제들을 다루는 것 외에도, 이들의 최종 공동성명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약속도 포함됐다. 이번 G7 정상회의에 인도네시아, 인도, 그리고 쿡 제도 등을 초청함으로써 그 의지를 보였다.

G7 정상은 또한 지금까지 중국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아온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국가들에 대한 지지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과거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며 사용된 수사학적인 표현이다.

더 중요한 것은 G7 정상들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이 “국제 규범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경제적 강압’은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국가에 경제적인 형태로 보복하는 행동을 말한다.

G7 정상들은 “경제 회복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요 공급망의 과도한 의존성”을 줄이려는 조처를 할 것을 약속했다. G7 국가들이 여전히 중국과 불가분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중국과의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고 언급하며 이들의 정책이 “중국에 해를 끼치거나 중국의 경제 발전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고 정상회담 주최국인 일본 등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은 중국이 상대국에 외교적 항의를 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G7은 중국과 관련된 문제들을 조작하고, 중국을 중상하고 공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는 2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의 연설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