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올림픽, 코로나와 보이콧 속에 시작되다

베이징 사람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베이징이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유일한 도시가 되면서 수십 년 만에 가장 분열된 올림픽이 4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최됐다. 이번 동계 올림픽은 강력한 코로나 통제와 더불어 인권 유린과 보이콧으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릴 슬로프에 쌓인 눈은 대부분 인공눈이다.

하지만 돔 옆 거대한 냉동고에 의해 낮은 기온이 유지되는 실내 링크 안에서, 6살의 아이스 스케이트 선수 이이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어떻게 열리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이이는 그저 올림픽을 빨리 보고 싶을 뿐이다. 그는 처음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됐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올림픽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스케이트 레슨을 받는 이이를 바라본 그의 엄마는 "매우 피곤한데도 이이는 쉬지 않아요" 라고 말했다. "이이는 모든 동작을 배울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이와 그의 엄마는 어떤 올림픽 경기장에도 갈 수 없다. 동계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지만, 여기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올림픽 티켓을 살 수 없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당국은 일반 대중들에게 올림픽 티켓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산당 당원이나 관영기업 관계자만 초청되고 있는데, 그들마저 엄격한 시험과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은 이이에게 영감을 주었다

관중 제한은 중국이 시행하는 엄격한 코로나 예방 조치의 일부에 불과하다.

선수나 임원 모두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된 방역 버블 안에서만 생활해야 한다.

그들은 이곳을 벗어날 수 없으며 공용 차량으로 방역 버블 밖으로 이동하거나 일반인과 접촉할 때 반드시 차 안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비일상적으로 만드는 것은 코로나 뿐만이 아니다.

바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 등 12개 이상의 서방 정부 고위 관리들은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에 중국 지도자들과 관영 언론은 "정치화"라고 비난했다.

우리는 아이스링크에서 연습하는 아들을 지켜보는 한 학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올림픽은 그저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스포츠가 정치와 섞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올림픽은 모두의 것이고 우리는 참여해야 해요. 정치는 그저 정치일 뿐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공식 슬로건은 '공통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이다.

버스정류장에 붙은 포스터나 시내 벽에 붙어있는 슬로건을 쉽게 볼 수 있다. 국영 미디어 선전 영상에도 나온다.

또 온라인에서도 아이들이 웃고 노래하고 춤추는 관련 영상을 찾을 수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의해 배포됐다. 중국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인에 대한 대량학살 자행을 부인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배포한 영상에는 베이징 올림픽의 공식 슬로건과 함께 어린이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

노어 호프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그 어떤 선수도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며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거기 있었더라면 나 역시 입을 다물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2세의 이 스키어는 지난 2014년과 2018년 미국 대표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이제 스포츠맨과 여성들을 옹호한다.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이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실패이자 리더십의 실패"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왔는데 그들은 그에게 지금까지 구축해온 경험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 선수는 그에게 "스포츠나 그들의 운동 성과"에 대해 단 한 번의 회의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중국 내에서의 COVID-19 조치와 선수들을 위한 신변 안전에 초점을 맞추었다.

트랙과 슬로프, 링크, 시상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선수들이 그들의 우려를 표현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된 규칙이 있다.

중국 당국은 선수들에게 항상 중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아 호프만은 운동선수가 중국의 대규모 투옥과 "악의적인" 무슬림 수천명의 위구르인 학대에 대해 "자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효율적이고 안전한 대회를 약속했다. 많은 점에서 이것은 일반적인 올림픽처럼 보여진다.

성화는 불이 붙기 전날 봉송됐다. 그리고 도시 전체에는 보편적인 브랜드가 새겨져 있다. 올림픽 반지는 상점 안 수많은 상품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 이면에는 차가운 신경전이 분명 존재한다. 거대한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올림픽 무대에서 큰 균열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방역 버블 안에서, 운동선수들은 그저 그들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0241934

동계 올림픽, 코로나와 보이콧 속에 시작되다 - BBC News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