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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규제 칼날...'프로게이머' 꿈꾸던 중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중국 게임 규제 칼날...'프로게이머' 꿈꾸던 중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

CIA Bear 허관(許灌) 2022. 1. 30. 20:25

중국에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미국보다 2배 정도 많다. e스포츠 대회를 지배하는 것도 중국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게임을 "건강하지 않은 습관"이라고 규정한다.

전 세계 게임 생태계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패권을 중국이 스스로 놓아버리게 될까?

중국은 비디오 게임을 사랑하는 국가다. 인구의 절반 이상인 7억4000만명이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컨설팅 회사 '니코 파트너스'에 따르면 중국의 게임 시장은 550억 달러(약 66조6325억원) 규모다. 중국은 프로 선수들이 겨루는 국제 e스포츠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비디오 게임의 대상과 시간을 통제하면서, 게임과 관련된 중국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기존에 있던 게임 관련 제한을 한층 강화했다.

18세 미만은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공휴일에는 추가 시간이 주어지지만, 보통 일주일에 최대 3시간까지만 가능해졌다.

'왕자영요', '화평정영' 같은 인기 게임을 만든 텐센트는 안면 인식 시스템을 출시해, 청소년들이 오후 10시에서 오전 8시 사이에는 게임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중국 톈진에 있는 텐센트 게임 '왕자영요'의 캐릭터 복장을 한 중국 게이밍 팬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는 이 규제에 대한 분노가 쏟아졌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말문이 막혔다"며 "이제 게임을 하는 게 일하러 것처럼 시간을 맞추어야 하는 게 됐다"고 썼다.

자신의 나이를 17세라고 밝힌 한 게임 이용자는 "농촌에는 다른 오락거리가 없는데, 우리는 흙놀이나 하란 말이냐?"고 비꼬았다.

한 10대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것을 온라인 게임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주요 게임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마음의 아편'

SOAS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 중국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게임을 "마음의 아편"이자 "시간 낭비"로 정의하고 단속을 결정했다.

중국의 지도부는 이 문제를 현재의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고려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진핑 치하의 중국 정부는 모든 올바른 태도와 헌신을 갖춘 새로운 중국인 상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강하고, 부유하고, 힘있는 중국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중국을 위해서는 과거 스타일의, 남성적이고, 용감하며, 용기 있는 전통 영웅이 필요합니다."

중국 정부는 게임을 "마음의 아편"이자 "시간 낭비"로 정의하고 단속을 결정했다

규제 당국은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스러운' 팝 아이돌과 전통적 규범을 따르지 않는 '불량 인플루언서'를 금지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의 저널리스트인 조쉬 예는 정부가 게임과 관련된 모든 측면에서 실력 행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게임 포럼들이 현재 인터넷을 감독하는 이들에게 엄격한 심사를 받고 있다"며 "라이브 주제는 검열 대상이고, 중국에서 허용되지 않는 외국 게임의 광고를 금지하는 방안 관련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게임은 꽤 비중있는 사업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중국 정부는 대중 게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중국에서 가장 게임 산업이 활성화된 도시 중 하나인 청두에서 10년 이상 일한 미국 게임 개발자 찰리 모슬리는 "중국에서는 e스포츠가 어마어마하게 거대하다"고 말했다.

"수백만 명이 e스포츠를 시청합니다. '텐센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 세계에 깊이 빠져 있습니다."

E스포츠는 중국 내에서, 선수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모슬리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게임 문화의 중추이며, 정기적으로 대규모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직접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e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합니다."

영국의 게임 저널리스트인 엘리 깁슨은 문화 생활에 대한 검열 때문에 중국에서 게임이 인기를 끌고 다른 국가와 달리 e스포츠 프로리그가 주류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게임 저널리스트인 엘리 깁슨은 문화 생활에 대한 검열 때문에 중국에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추측했다

그녀는 BBC에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하루에 몇 시간 동안만 게임을 할 수 있어진다면, 게임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사람들은 금지된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규제로 게임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는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깁슨은 이번 조치가 중국과 게임의 관계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많이 하지 않다보면, 게임이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서 차치하는 부분이 적어질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경쟁력 있는 게이머 후속세대를 양성하지 않게 될까요?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게이머들이 사라지게 될까요?"

프로게이머 출신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인 모리스 스튀켄슈나이더는 새로운 지시로 인해 중국이 e스포츠에서 차지하는 정상의 입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보고 있다.

게임도 다른 스포츠처럼 재능이 어린 시절에 개발되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 출신 '리그 오브 레전드' 감독인 모리스 스튀켄슈나이더

그는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아마추어 게임 생태계와 세미프로 생태계가 있다"며 "중국은 전체 시스템이 보다 체계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더 극단적"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중국 팀들은 단순히 2군 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3군 팀, 주니어 팀, 정말 경쟁이 치열하죠. 유럽에선 16~17세에 재능을 많이 습득하는 데 비해, 중국에선 14~15세가량 되는 젊은 선수들이 생태계로 유입됩니다."

그는 약 4년 동안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최상위권 선수들은 공격적인 스타일과 "경기에서 두뇌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16세 혹은 17세 나이인 차세대 인재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하게 되는 향후 2~3년 안에 중국의 규제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중국 상하이 중문대학은 e스포츠 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다른 중국'

그러나 깁슨은 게임 중독과 아이들의 시력 저하, 야외 활동 감소 등을 걱정하는 일부 부모들은 이러한 제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분명 (정부의) 표면적인 메시지는 그들이 여러 이유로 게임과 아이들을 걱정한다는 것이고, 이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중국 게임 기술 기업들도 향후 예상되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당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텐센트'는 성명에서 "우리는 게임을 건전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성년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련 규제 기관의 지도와 지시에 감사드리며, 청소년 게임중독 및 콘텐츠 규제와 관련된 모든 규정을 완벽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팀들이 e스포츠를 지배해왔다

'이념적 목표'

그러나 모슬리는 업계의 분위기가 "매우 부정적"이며 안정성이 부족한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다른 시장을 찾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중국 내 개발자들이 터키나 영국, 독일, 인도처럼 중국과 같은 규제가 없는 곳에서 수익을 만들어 내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슬리는 중국이 경제적 방향을 "선회했다"고 생각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이전에는 경제 성장이 중앙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다"며 "이제는 이데올로기적 목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중앙 정부의 고민은 젊은이들에게 위험하고 건강하지도 않아 보이는 방향으로 경제가 계속 성장하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모슬리는 "이것은 내가 경험해온 중국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제 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 박사도 현재까지는 공산당의 통제 욕구가 경제적 관점에서 나오는 우려를 무시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공산당이 경제에서 시장에게 주요 역할을 맡겼던 시절, 시장은 그 몫을 해냈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이제 경제가 성장하고 충분히 강해져서 국가가 더 많은 통제를 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국 게임 규제 칼날...'프로게이머' 꿈꾸던 중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 - BBC News 코리아

 

중국 게임 규제 칼날...'프로게이머' 꿈꾸던 중국 아이들 어떻게 될까? - BBC News 코리아

올해 초 중국 정부는 기존에 있던 게임 관련 제한을 한층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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