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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에 드러난 한국의 현실 본문
액의 상금을 향한 혈투를 그린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사상 최고 인기 콘텐츠 중 하나가 됐다. 오징어 게임은 90개국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한국 사회의 복잡성에 대한 통찰력을 외부 세계에 알린 성공작이 됐다.
오징어 게임은 빚에 쪼들린 경쟁자들이 인생을 바꿀 거액을 받기 위해 목숨 걸고 경기에 참여하는, 긴장감 높은 서스펜스 시리즈다. 이 드라마는 흥미로운 줄거리 외 실제 한국 사회에 내재한 문제들을 묘사한 것으로 호평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서울의 대조적인 두 가정의 삶을 그린 영화 '기생충'의 발자취를 따른다. 기생충은 지난해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총 4개의 오스카상을 휩쓸었다.
많은 해외 시청자들은 전보다 한국의 사회 문제를 더 확실히 알게 됐다. 오징어 게임에서 강조한 몇 가지 주요한 사회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여성 혐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1 성별 격차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양성평등 순위는 102위다.
오징어 게임에선 참가자들이 게임 미션을 달성하는 데 여성이 적합한지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의 성차별 문화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 종사자인 조상우(박해수 분)는 여성 참가자들이 팀 미션에 참여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 속 여성의 역할 묘사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다. 특히 한미녀(김주령 분)가 장덕수(허성태 분)와 성관계를 맺고 팀에 합류하는 부분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오징어 게임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된 여성 혐오에 대한 일부 의혹을 부인했다. 황 감독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 혐오 의혹을 반박하며 등장인물들이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상상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의 역경
오징어 게임은 탈북자 문제도 다룬다. 참가자 강새벽(정호연 분)은 북한 정권의 압제를 피해 탈출하다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나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게임에 합류한다.
전염병 대유행 전에는 매해 1000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에는 탈북자의 정착을 지원하고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탈북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의심받는 등 역경을 겪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은 많은 탈북자들처럼 북한 억양을 숨기고 표준어를 구사하는 강새벽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벽은 보육원에 있는 남동생과 만날 때만 북한 억양을 쓴다.
빈곤
누구에게든지 한국의 빈곤 문제는 논의하기 괴로운 주제다. 우선 한국은 유엔 인간개발지수 순위에서 23위를 차지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은 가상의 자동차 회사 '드래곤 모터스'에서 해고됐고 두 번의 사업에서 실패했으며, 병든 노모와 살면서 어린 딸에게 생일 선물을 사줄 여유가 없다.
기훈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실패한 노동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한국은 소득 분배 지표인 지니계수에서 일부 북유럽 국가들, 심지어 미국보다도 더 나은 지표를 보여준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은 왜 빈부 격차를 주제로 삼은 것일까.
이는 한국 내 소득 불평등의 문제 때문일 수 있다. 한국의 소득층 가운데 상위 20%는 하위 20%보다 순자산이 166배 더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5100만 인구 중 1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전 빈곤층에 속했다.
고시텔, 고시원이라고 불리는 칸막이 방은 굉장히 작고 일부 방의 폭은 겨우 2m에 달한다. 아파트에는 대가족이 한 집에 모여 비좁게 살기도 한다.
이보다 잘 사는 계층도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의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보다 크고, 이는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주노동자 문제
드라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등장인물 중 하나는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알리다. 공장에서 일하는 알리는 한국인 상사가 몇 달간 임금을 체불하자 어쩔 수 없이 아내와 아기를 남겨두고 오징어 게임에 합류한다.
한국 내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파키스탄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알리의 배경은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고된 노동과 착취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20년간 노동보호와 관련된 법률들을 통과시켰지만,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정경유착 및 비리
오징어 게임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조상우는 전에 근무한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명예가 실추된 후 게임에 참가한다.
한국 사회는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를 2016년 탄핵했고, 탄핵 계기가 된 부패 수사를 포함해 재계와 정치 엘리트들에 관련한 추문으로 지난 몇 년간 몸살을 앓았다.
한중관계
오징어 게임은 또 북한의 주요 동맹국인 중국을 딱 한 번 언급하는데, 새벽이 자신의 어머니가 중국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하려다 억류됐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드라마의 내용과는 별개로, 오징어 게임은 한국과 중국 사이 긴장관계의 새로운 예시가 됐다. 중국 언론들은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녹색 트레이닝복이 2019년 개봉한 중국 영화 '선생님, 좋아요'에 나온 의상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소셜미디어에서 열띤 토론 대상이 됐지만 중국 내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거의 무리 없이 이어졌다. 중국이 넷플릭스를 차단하고 공식 배급을 허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은 중국 내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청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은 중국 최대 영화 및 도서 리뷰 플랫폼인 더우반에서 거의 30만 명의 회원들에게 리뷰를 받았으며 10점 만점에 7.6점이라는 꽤 좋은 점수를 얻었다.
역설적으로 중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녹색 트레이닝복 등 오징어 게임 관련 굿즈들을 판매한다. 상하이에는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달고나 디저트를 파는 가게들도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베이킹소다와 설탕으로 만든, 부서지기 쉬운 사탕 조각으로 양각된 모양을 잘라내는 미션을 받는다.
또한 틱톡에는 "달고나 사탕 챌린지"가 인기리에 퍼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 팬들이 달고나를 새롭게 만들어보는 영상들을 올리고 공유하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은 이 무해한 디저트를 부정적으로 조명했을 수 있지만, 드라마의 인기는 세계가 한국 문화의 매력에 점점 빠져가는 현상을 강조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 드러난 한국의 현실 - BBC News 코리아
'오징어 게임'에 드러난 6가지 현실 - BBC News 코리아
많은 해외 시청자들은 전보다 한국의 사회 문제를 더 확실히 알게 됐다.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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