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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싱: 캘리포니아, 동의 없이 콘돔 빼면 '성폭력' 규정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스텔싱: 캘리포니아, 동의 없이 콘돔 빼면 '성폭력' 규정

CIA Bear 허관(許灌) 2021. 10. 12. 23:30

약 30년 전, 성노동자였던 맥신 두건은 일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임신했다.

두건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새로운 남성 고객과 함께 있다가 남성이 성관계 중 몰래 콘돔을 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건은 충격을 받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가 돌아왔을 때 남성은 사라진 후였다.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두건은 가까운 진료소에서 여러 종류의 성병 검사를 받았고, 각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자 조용히 안도하며 다행이라 생각했다.

6주 후 두건은 임신중절을 신청했다. 수술 비용은 당시 300달러었고, 그는 수술 후 한 달간 휴직해야 했다.

남성이 저지른 일은 잘못된 것이었다. 하지만 두건이 아는 한 불법 행위는 아니었다.

두건은 "그런 행위를 당했을 때 의지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두건 같은 사람들이 의지할 법률이 생겼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7일 "스텔싱", 즉 상대방의 동의 없이 콘돔을 제거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이 캘리포니아주의 성폭력에 관한 민법에 추가되면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스텔싱을 범죄화한 첫 번째 주가 됐다.

이 법은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두건이 30여 년 전 당한 성폭력에 대해 명확한 법적 구제책을 제공한다. 두건과 달리, 오늘날 법정 재판을 감내할 수도 있는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이 법은 커다란 변화를 의미한다고 법안 지지자들은 주장했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우리는 스텔싱이 부도덕할 뿐 아니라 불법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미 하원의원은 이전에 스텔싱 법안 통과를 두 차례 실패했지만 마침내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르시아 의원은 수 년 동안 이 법안의 법률화를 연구해 왔다. 그는 2017-2018년 스텔싱을 형사 처벌하는 법안을 도입했고 검사들이 가해자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논의되지 못했고 청문회도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민법만 개정한 새로운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성폭력 생존자들은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형사 고발은 할 수 없다.

가르시아 의원은 "나는 여전히 이 법이 형법에 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BBC에 말했다. "파트너간 동의가 깨졌다면 성폭력의 정의, 즉 강간 아닙니까?"

입법 분석가들은 스텔싱이 형법에 명백히 기술돼있진 않지만 성폭력 경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르시아 의원이 발의한 새로운 법은 민사 고소에 관한 사항들을 명확하게 해주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성폭력 생존자들이 재판에 임하는 길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가르시아 의원은 "우리는 공통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스텔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2017년 당시 예일대 로스쿨 학생이었던 알렉산드라 브로드스키의 연구 논문을 읽고 스텔싱을 하원에서 논의하는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브로드스키는 스텔싱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인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현재 민권 변호사인 브로드스키는 성폭력에 공정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다룬 '섹슈얼 저스티스(Sexual Justice·성 정의)'의 저자이다. 그는 합의된 연인 관계나 성적 관계의 맥락에서 이뤄졌다면 성폭력을 겪지 않았을 생존자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자신의 논문에 상세히 기술했다.

브로드스키는 생존자들의 설명이 종종 "강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으로 시작된다고 썼다.

그들은 끓어오르는 배신감과 성폭력 피해의식은 물론 성병 전염과 임신에 대한 공포에 관해 브로드스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이전에 강간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 많은 생존자들은 스텔싱이 성폭력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브로드스키는 사람들이 아직 스텔싱과 성폭력을 연관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 문제의 주안점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로드스키가 2017년에 발행한 논문은 "스텔싱"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것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 상원 법사위원회가 가르시아 의원의 법안을 평가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 연구는 스텔싱이 "절망적으로 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9년 미 국립의학도서관에 발행된 논문은21-30세 여성 중 12%가 스텔싱을 겪었다고 기술했다. 같은 해, 호주 모나쉬대학의 연구원들은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5명 중 1명과 여성 3명 중 1명 꼴로 스텔싱을 당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남성의 거의 10%가 성관계 중 파트너의 동의 없이 콘돔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브로드스키는 스텔싱에 관한 조언으로 유명한 블로거의 말을 논문에 인용했는데, 그 블로거는 파트너 몰래 콘돔을 빼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과거 자신의 웹사이트에 공유했다. 해당 웹사이트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라인 댓글러들은 여성의 의무는 다리를 벌리는 것이고, 남성의 권리는 "씨를 뿌리는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스텔싱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이에 대한 입법 활동은 뒤쳐져 왔다.

영국, 뉴질랜드, 독일 등 스텔싱을 성폭력으로 간주해 온 국가들에서도 행위의 의도를 입증하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스텔싱이 기소되는 일은 드물다.

여기서 민사소송이 장점을 발휘한다. 형사 사건보다 입증 부담이 덜하고, 검사가 아닌 성폭력 생존자가 소송 청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브로드스키와 가르시아 의원은 주정부가 스텔싱을 불법 행위라고 공식 규정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브로드스키는 "캘리포니아주가 스텔싱 생존자들에게 이런 대우를 해줄 필요가 없다고 판결할 때 생존자들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보라"며 "이는 법적 해결을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두건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변론 단체 '성노동 제공자의 법률, 교육, 연구 프로젝트(ESPULP)'의 지지를 받았다.

두건은 성노동자들은 관계 중 콘돔을 빼는 고객들을 이 법으로 고소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법이 형사사법제도로부터 소외된 성노동자들과 그 외 단체들에 대한 추가적인 법적 보호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두건은 "스텔싱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건을 제기할 때 발생하는 문제도 여전하다. 브로드스키는 성폭력을 고소하는 사람들은 종종 "철저한 조사와 회의론"에 직면한다. 스텔싱에 관한 한, 이러한 회의적 반응은 "정의에 따르면, 가해는 섹스에 동의한 후 발생한다"는 이유로 더 심해진다.

그러나 최근 뉴욕과 위스콘신에서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시도가 실패한 후, 캘리포니아의 움직임은 중요한 첫 걸음마로 축하받고 있다.

가르시아 의원은 "나는 캘리포니아가 미 전역 최초로 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자랑스러운 한편, 다른 주의회 의원들에게도 이를 빨리 따르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이제 49개 주가 남았다"고 말했다.

스텔싱: 캘리포니아, 동의 없이 콘돔 빼면 '성폭력' 규정 - BBC News 코리아

 

동의 없이 콘돔 빼면 '범죄'…캘리포니아 스텔싱 금지법 통과 - BBC News 코리아

성관계 중 파트너 동의 없이 콘돔을 뺄 경우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미국 최초로 캘리포니아에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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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콘돔을 찾아라

일본의 한 콘돔 제조 공장에서 탄력성을 실험 중이다

크레타의 미노스 왕은 약 5,000년 전 유럽에서 생긴 최초 문명의 위대한 통치자였다. 하지만 전설에 따르면 그에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의 정자엔 독성이 있었던 것. 왕의 정부들은 성관계 후 왕이 토해낸 '종자와 전갈' 때문에 사망하고 말았다.

왕의 다소 특이한 이 성병으로 오늘날 대중적으로 쓰이는 혁신 상품이 탄생했다. 미노스 왕은 콘돔을 최초로 사용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염소의 방광으로 만들어졌던 이 보호 장비로 왕의 파트너들은 안전하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비록 이 보호 장비를 정확히 누가 착용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선 매년 거의 콘돔 300억 개가 팔리고 있다. UN 에이즈 기구는 1990년 이후 콘돔 사용으로 4500만 명이 HIV에 걸리지 않았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일 100만 명 이상이 여전히 성병에 걸린다. 그리고 매년 약 8000만 명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한다.

이런 현상으로 콘돔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많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콘돔이 성병 예방 및 피임 도구로써 더 활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의 라텍스 콘돔은 80% 이상의 성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부정확하고 불규칙한 콘돔 사용 사례도 포함한다. 콘돔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HIV의 전염을 예방하는데 95%까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브라질의 한 공장에서 콘돔 성능을 실험 중이다

이렇게 예방 효과가 있는 콘돔이지만 이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리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 블루밍턴 인디애나 대학의 에이즈 및 성병 예방을 위한 지방 센터의 수석 책임자인 윌리엄 야바는 "많은 사람이 콘돔을 쓰고 싶어 하지만 콘돔에 대해 부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콘돔의 '부정적인 소문'을 믿는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콘돔 사용법을 모르거나 성관계 중에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들이 콘돔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종교적인 근거, 제대로 받지 못한 성교육, 그리고 콘돔에 대한 반감 등이 그 이유다. 콘돔이 찢어지거나 벗겨지는 등의 일은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다. 1%에서 5% 사이의 콘돔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에게 콘돔 사용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 혁신적인 재료로 콘돔을 개선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내구성이 있는 콘돔을 위한 혁신안으로 그래핀 사용이 제안되기도 한다. 그래핀은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노벨상 수상 과학자들이 처음 발견한 물질이다. 맨체스터 대학의 국립 그래핀 연구소의 재료공학자 아라빈드 비자야라가반은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볍고, 강한 최고의 열 전도성 물질"이 콘돔을 개선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콘돔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맨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2013년 혁신적인 콘돔을 개발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보조금을 받았다. 그래핀 하나만으론 독립적인 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연구진은 그래핀과 라텍스와 폴리우레탄을 합성했다.

"그래핀은 나노 크기의 물질로 원자 한 개에 불과한 두께와 몇 마이크로미터 밖에 안 되는 너비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물질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래핀의 나노 스케일의 강도를 실제 사용하는 물체에 매크로 스케일로 옮기는 것입니다. 이는 강한 그래핀 입자를 천연고무 라텍스나 폴리우레탄과 같은 약한 폴리머와 합성하면 가능해집니다. 그다음 과정에서 그래핀이 나노 스케일은 보강하면서 약한 폴리머를 더 단단하게 합니다."

비자야라가반 박사는 이러한 합성으로 얇은 폴리머 필름의 강도를 60%까지 높이거나, 콘돔이 현재 강도를 유지하면서 20% 더 얇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핀 콘돔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맨체스터 연구진은 혁신적인 그래핀 콘돔의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1800년대에 쓰인 콘돔은 염소의 방광으로 만들어졌다

더 얇고 튼튼한 콘돔을 만드는 혁신은 호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 연구진은 호주 토종풀인 스피니펙스에서 추출한 섬유질과 결합한 콘돔을 개발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호주 원주민들은 스피니펙스에서 나온 진물을 돌로 만든 도구와 무기를 만들 때 접착제로 사용해 왔다.

현재 이 연구는 제조와 처리 방법을 최적화하기 위해 콘돔 제조업체와 협업 중인 단계라고 퀸즐랜드 대학의 재료공학자 나심 아미랄리안은 밝혔다. 이들은 기존 콘돔보다 강하면서도 착용 시 덜 눈에 띄게 최대 30%까지 콘돔 두께를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재료는 착용감이 둔하지도 않고 내구성도 높은 수술용 장갑으로 쓰이는 등 용도를 다각화할 수도 있다.

비록 라텍스는 현재 콘돔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등 사랑을 받고 있지만, 단점도 있다. 많은 사람은 라텍스 콘돔이 쓰기 불편해 윤활제를 사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비싼 라텍스의 가격 또한 라텍스 콘돔 사용에 있어선 추가적인 장벽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3%가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어 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가장 대중적인 형태의 콘돔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단점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폴리우레탄 또는 천연 멤브레인이 대체 재료로 언급되지만, 이 역시 단점이 있다. 폴리우레탄 콘돔은 라텍스 콘돔보다 더 잘 찢어지고 천연 멤브레인 콘돔엔 미세한 구멍이 있어 B형 간염과 HIV 등 성병 균의 감염을 막지 못한다.

라텍스를 대신한 콘돔 재료로 하이드로겔을 내세운 연구진도 있다. 하이드로겔은 수용성으로 콘택트렌즈나 화장품에 쓰이기도 하는 부드러우며 질척질척한 촉감을 가진 소재다. 호주 스윈번 공대와 월런공 대학의 연구진은 이른바 '견고한 하이드로겔'이 라텍스를 대신할 수 있다고 봤다. 일반 하이드로겔을 더 강하게 만들고 고무와 같은 탄성도 추가하는 과정을 거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4.3%가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다

겔과 콘돔의 합성어인 '겔돔(GelDoms)' 이라 칭하는 이번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호주 연구진은 '유다에몬'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들은 하이드로겔 콘돔은 알레르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의 피부와 비슷한 촉감을 가져 더 자연스러운 성적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하이드로겔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마찰력이 낮아 스스로 '윤활제' 역할을 하고 성병을 방지하는 약물 성분을 합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윤활제가 필요 없는 콘돔 생산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로써 미국 보스턴대의 연구진 역시 이 문제에 주목했다. 보스턴대 연구원들은 콘돔 표면을 부드럽게 만드는 코팅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드로 글라이드 코팅'이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자 겸 공동 창업자인 스테이시 진은 이런 콘돔은 1000번까지 마찰해도 마르지 않지만 일반 콘돔은 그 횟수가 600번 그친다고 설명했다.

라텍스 콘돔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윤활제는 끈적끈적하고 물에 녹지 않고 사용할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보스턴 대학의 연구원들은 친수성을 가진 폴리머층을 라텍스 표면에 결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폴리머는 물과 만나면 미끌미끌한 성분이 된다. 즉 체액에서 나온 수분으로 콘돔이 매끄러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사용 시 마찰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스테이시 진은 "윤활제는 물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콘돔과 따로 논다"며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코팅은 콘돔 표면에 남아 있기 때문에 더 부드러운 성교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콘돔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한 셈이죠."

3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 코팅을 쓴 콘돔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윤활제와 비슷한 느낌을 줬다고 응답했고 윤활제가 첨가되지 않는 라텍스 콘돔과 비교해 마찰력을 53% 덜 느꼈다고 답했다.

소규모 블라인드 촉감 실험에선 참여자 70%가 윤활제보다 이 코팅이 첨가된 콘돔을 선호했다. 이 코팅 콘돔은 현재 상용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진은 신상품의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성기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콘돔의 종류는 그만큼 다양하지 못하다

콘돔의 '핏'도 문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에선 60가지 크기의 맞춤 콘돔을 판매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남성 1661명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인디애나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발기됐을 때 성기의 길이는 4cm에서 26cm 사이였다. 둘레 또한 3cm와 9cm 사이로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비해 콘돔의 평균 길이는 18cm에 불과하다. 콘돔 제조사 '글로벌 프로텍션'은 이점을 보완한 상품을 내놨다. 콘돔의 길이 종류만 10개, 지름 종류는 9개다.

콘돔 착용 방식에서 답을 찾으려는 연구진도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의 성 및 생식 건강학 교수 겸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킨제이 연구소에서 콘돔 연구를 담당하는 신시아 그레이엄 교수도 그중 하나다.

그레이엄 교수팀은 콘돔을 더 쉽게 착용할 순 없는지 등을 연구해 왔다. 연구진은 내장된 장치를 통해 만지지 않고 착용이 가능한 콘돔을 실험하고 있다. 콘돔 포장지에 붙어 있는 당김 장치를 이용해 콘돔을 쉽게 꺼낼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기존에는 호일 포장지를 뜯는 과정에서 콘돔이 찢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제품들은 자금 부족으로 아직 임상시험을 거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콘돔을 꺼리는 근본적인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엄 교수는 콘돔 사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적했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꽤 흔합니다. 이들은 콘돔을 피임 때만 쓰지 성병 예방을 위해선 쓰지 않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많은 젊은이가 치료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성병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더 튼튼하고, 얇고, 편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혁신적인 콘돔이 나와도 성교육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콘돔을 찾아라 - BBC News 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콘돔을 찾아라 - BBC News 코리아

콘돔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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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매일 100만명 이상 성병 감염... 치료 불가한 임질도 등장

콘돔 사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만큼 쉽게 받을 수 있는 성병 검진도 아주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일 100만 명 이상이 성병에 걸린다고 추정했다.

1년에 클라미디아, 임질, 임질 감염, 트리코모나스 등 성병 바이러스에 새로 감염되는 사람이 3억76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을 뜻한다.

WHO는 성병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우려스러운 수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항생제도 잘 듣지 않는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2년 발표한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성병 바이러스 감염 수치는 줄어들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5명당 1명 꼴로 성병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 필요

성병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려움증, 배뇨통, 성관계 시 출혈, 누런 질 분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클라미디아와 임질 등의 성병이 복막 내부로 감염됐을 때 심하면 골반염과 불임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산모는 조산아를 낳거나 사산할 확률이 높아지며, 아이에게 폐렴, 선천성 불구, 실명 등 합병증을 가져다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5명당 1명 꼴로 성병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WHO의 피터 살라마 박사는 "세계적으로 성병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규탄했다.

WHO는 콘돔 사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과 쉽게 받을 수 있는 성병 검진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성병은 구하기 쉬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매독 치료제 필수 성분인 특정 페니실린이 부족해지면서 매독 치료는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또한 모든 항생제에 저항력을 갖는 새로운 변종인 '슈퍼 임질'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 웰컴 연구기관의 '항생제 내성' 연구팀의 팀 징스 박사는 "치료 불가능한 임질의 등장은 앞으로 일반 질병 감염도 더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하루 빨리 힘써서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WHO: 매일 100만명 이상 성병 감염... 치료 불가한 임질도 등장 - BBC News 코리아

 

WHO, 전 세계 매일 감염되는 성병은 100만 건 - BBC News 코리아

어떤 항생제도 안 듣는 변종 바이러스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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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변기를 통해서도 성병이 옮을 수 있나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대부분의 성병은 박테리아 감염이 원인인데요.

감염자와 피임도구 없이 성 관계를 가졌거나 아니면 생식기 분비물에 직접적으로 접촉해야 감염됩니다.

"수건이 성병을 옮기진 않을까요?"

수건을 돌려써서 옮을 수 있는 성병은 생식기 음모에 사는 일종의 벌레인 사면발이 뿐입니다.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요?"

임신을 막거나 월경을 미루기 위해 먹는 피임약과 성병 감염은 관계가 없습니다.

성병 예방이 목적이라면 콘돔을 꼭 쓰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주요 부위의 피부가 간지럽거나 분비물 등 성병 증상을 발견한다면 곧장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의사들은 "성병 증세에 대해 의사에게 털어놓는 것을 전혀 거리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는데요.

증세를 무시했다간 배우자에게도 병이 옮을 수 있으니 부끄러움보단 치료가 당연히 우선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