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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값진 기록 쏟아졌던 도쿄올림픽 본문
지난 2주간 치러진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무관중 경기와 방역 지침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단지 코로나19로만 기억되기엔 그 이상의 가슴 따뜻하고 고무적인 순간들도 많이 있었다.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던 10대둘의 활약
올림픽 대회 초반, 사람들의 관심은 젊은 선수 3명에 쏠렸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의 메달 수상자 단상이 10대들로 가득 찬 것이다.
금메달을 딴 일본의 니시야 모미지는 13세다. 이는 역대 최연소 금메달 수상 기록이다.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13세 소녀 라이사 릴이 은메달을 따내며 브라질의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동메달은 16세의 후나 나카야마가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단시 시작에 불과했다. 뒤이어 수영, 체조, 다이빙과 같은 스포츠에서 10대 선수들이 우승하며 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14세인 중국의 취안훙찬 선수는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에서 두 번의 시도를 완벽히 소화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두 번의 시도에서 7명 심사위원 전원에게 만점인 10점을 받았다. 세번째 시도에선 단 0.5점이 모자라 이전 올림픽 기록을 깨진 못했다.
전대미문의 묘기들
도쿄올림픽에서는 카라데,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서핑 등 4개 종목이 처음 선보였다. 수영과 육상 계주 등 일부 종목에서도 혼성 단체전이 치러졌다.
사이클 비엠엑스(BMX) 프리스타일 종목도 이번에 새로 채택된 것 중 하나였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밖에서 많은 관중이 모이는 등 가장 인기를 끈 종목 중 하나로 기록됐다.
영국의 샬럿 워딩턴 선수는 도쿄올림픽에서 최초로 360 백플립(자전거를 타고 날아올라 뒤로 360도 회전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360 백플립 혹은 창시자 잭 쇼의 이름을 따 잭플립이라고도 불리는 기술을 선보인 워딩턴의 곡예는 가히 절정이었다. 그는 BMX 프리스타일 남녀 종목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인 97.50점을 받았다.
금메달도 나누면 기쁨이 2배
올림픽 높이뛰기 결승전에선 카타르의 무타즈 바르심과 이탈리아의 지안마르코 탐베리가 공동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시간 동안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두 사람은 각각 2.37m의 기록을 거두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사실 승부를 가리기 위해 주최 측은 '승부 뛰기'를 권하기도 했다. 이는 높이를 높여가면서 마지막에 살아남는 선수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이들은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금메달을 공유하는 데 동의했고, 이 결정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금메달 공동 수상은 1912년 시작된 올림픽 육상 경기 사상 최초다.
스포츠맨십이 돋보이는 게임
800m 육상 경주에선 미국의 아이자이어 주잇과 보츠와나의 니젤 아모스가 경기 도중 넘어지는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부축해 어깨동무를하고 결승선까지 함께 뛰었다.
이들은 1등보다 무려 54초나 뒤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기록이 중요하지 않았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사상 첫 금메달 기록
필리핀의 하이딜린 디아스는 여자 역도 55kg급에서 우승하며 모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말레이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났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체육관 출입이 통제되면서 작은 공간에서 외롭게 자신과 싸웠다.
필리핀 잠보앙가 인근의 가난한 마을의 세발자전거 운전사의 딸인 디아스는 2019년 12월 이후로 가족을 보지 못했다.
그는 메달을 받은 뒤 기자들에게 "말레이시아에서 거의 2년 동안 지내왔기 때문에 앞으로 더 즐거운 삶을 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6만3000명에 불과한 버뮤다는 여자 3종 철인 경기에 출전한 플로라 더피가 금메달을 따내면서 금메달을 딴 가장 인구가 적은 국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비장의 무기는 뜨개질?
매트 리와 함께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 10m 플랫폼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영국의 톰 데일리는 뜨개질을 "비밀 무기"라고 칭했다.
그는 반려견인 프랑스 불독 이지의 옷을 만들고 있다며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정신건강이 우선
미국의 시몬 바일스는 정신건강에 집중하기 위해 여자 체조 단체 결승전을 기권하겠다고 선언한 후 찬사를 받았다.
바일스는"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동을 즐기지 못할 것이고, 원하는 만큼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최우선으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010년 이후 해당 종목에서 첫 패배를 기록하며 러시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바일스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자 러시아의 주장 안젤리나 멜니코바를 가장 먼저 축하했다.
그는 경기 4개를 더 결장한 뒤 다시 돌아와 평균대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바일스는 도쿄올림픽에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길을 가게 됐지만, 자신의 경험이 모두에게 교육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 행동이) 분명히 정신건강과 관련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걸 조명했다고 봅니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많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금세 사라지기 때문이죠."
올림픽에선 졌지만 인생 승리를 거둔 사람들
올해 올림픽에서는 결혼을 약속한 커플도 탄생했다.
아르헨티나의 펜싱 선수 마리아 벨렌 페레즈 모리스는 헝가리의 안나 마르톤 선수와의 대결에서 패배했을지는 모르지만, 빈손으로 귀국하지는 않았다.
모리스의 코치이자 오랜 파트너인 루카스 소우도는 그가 경기 후 가진 인터뷰 현장에 "나와 결혼해 줄래요. 제발?"이라는 문구를 들고 등장했다.
이 장면이 남미에서 화제가 되자마자 모리스는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죠"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값진 기록 쏟아졌던 도쿄올림픽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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