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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두뇌를 설계하는 인공지능
CIA Bear 허관(許灌) 2021. 8. 6. 23:56오늘날 인공지능(AI)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해나간다는 점이다. AI에게 특정한 학습 알고리즘을 주면 그 이후에는 알아서 한다. 그래서 AI는 인간의 지능과 닮아 있다. 한 가지 다른 것은 AI는 인간보다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AI의 이 같은 지능의 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AI가 직접 자신의 두뇌인 반도체칩을 설계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의 핵심, 반도체 칩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에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바로 사람이 하면 수개월 걸려 하던 반도체 칩 설계 작업을 단 6시간에 끝냈다는 것. 구글은 이번에 차세대 AI 칩인 ‘TPU(텐서프로세싱유닛) 버전 4’의 설계 작업 일부를 AI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AI가 자신에게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기계가 기계를 만든 것이다.
반도체 칩 설계는 아주 미세하고 섬세한 작업이다. 설계할 때는 손톱보다도 더 작은 크기인 실리콘 평면에 ‘매크로’라는 수천 개의 메모리 블록과 ‘셀’이라고 하는 수천만 개의 논리회로를 배치한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성능을 달라질 수 있다. 작은 칩 안에서 셀과 매크로는 수십 km에 이르는 선으로 연결돼 있는데, 셀과 매크로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바꾸어 신호를 주고받는 시간이 짧아지면 칩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것이다.
물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으므로 숙련된 기술자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소자 간격이 짧으면 그만큼 배선이 짧아 신호도 빨리 전달되겠지만 소자들이 너무 밀집해 있으면 그만큼 전력 소모가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기에 반도체 칩 설계자들은 칩의 용도에 맞춰 소자 배치를 최적화하려고 고심한다.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모바일용 칩이라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춘 칩은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통 칩 하나를 설계하는 데 여러 팀이 관여하며 수 개월이 걸린다.
인공지능, 스스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다
구글은 AI가 반도체 칩을 설계하도록 함으로써 용도에 맞는 최적의 배치법을 빠르게 찾도록 했다. 이를 위해 먼저 AI에 기존 배치 설계도 1만 종을 학습시켰다. 그다음으로는 가상의 칩에 셀과 매크로 소자 수백만 개를 배치하도록 했다. 소자를 배열하는 경우의 수는 10의 2500제곱이라고 한다. 바둑을 두는 경우의 수가 대략 10의 360제곱인 것이 비하면 최적의 배치를 찾는 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AI가 소자를 배치할 때 게임처럼 보상을 주는 강화학습을 이용했다. 셀과 매크로 소자를 퍼즐 맞추듯 배열하며 성능의 향상이 일어나면 긍정적인 평가를 주어 같은 개선이 계속 일어나도록 했다.
AI는 학습을 한 지 약 6시간 만에 숙련된 칩 설계 전문가가 설계한 것과 비슷한 성능을 갖춘 칩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특이한 점은 AI는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이곳저곳 자유롭게 배치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소자를 열을 맞춰 정렬하듯이 설계하려고 한다.
이 기술은 이미 데이터 분석과 딥러닝(심층 신경망 학습)에 쓰이는 ‘TPU(텐서프로세싱유닛) 버전 4’에 적용됐다. 구글 연구진은 AI를 이용한 칩 설계 기법은 시간이 많이 드는 다른 칩 설계 단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3년씩 걸리는 전체 반도체 칩 개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자율주행차나 차세대 이동통신처럼 반도체 칩이 핵심인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미래는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글: 이형석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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