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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1주년...홍콩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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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1주년...홍콩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CIA bear 허관(許灌) 2021. 7. 1. 18:41

많은 홍콩인이 이견 없이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은 법 제정 이후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6월 30일 홍콩을 휩쓴 대규모 민주화 시위에 대응하며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했다.

논란의 국가보안법은 홍콩 사법부의 자율성을 축소하고 시위대를 처벌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더 쉽게 만들었다.

또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최대 무기징역의 처벌에 처할 수 있게 했다.

홍콩보안법이 작년 6월에 제정된 이후, 100명 이상의 시위대, 언론인, 정치인 등이 체포됐다.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 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은 '일국양제(한나라 두 체제)'의 약속에 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많은 홍콩인이 이견 없이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은 법 제정 이후 1년간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BBC는 홍콩보안법 이후의 삶에 대해 7명의 홍콩 시민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신원 보호를 위해 이름은 가명 처리했다.

도망간 공무원

센더(가명)는 홍콩보안법 이후 모두가 갈망하는 공무원의 길을 포기하고 홍콩 시민들에게 이민 특혜를 약속한 영국으로 이주했다.

샌더는 영국에서 새출발하는 것이 큰 도전이라고 말한다

올해 초부터 영국은 1997년 이전 태어났으며 영국국적여권, 즉 재외국민(BNO) 여권을 지닌 홍콩인들에게 특별비자 발급을 시작했다.

홍콩 인구의 70%에 달하는 540만 명의 홍콩 주민에게 영국에서 살 수 있는 권리와 시민권을 부여하는 특별비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센더는 모든 공무원에게 홍콩 정부에 충성을 맹세하도록 하는 지침에 반발해 사임하면서 영국 맨체스터로 이주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점점 더 권위적으로 변해가는 정부를 위해 공무원들이 양심에 반하는 정치적 임무를 수행해야 할까 봐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 범민주당과 홍콩 국민 등 중국 정부가 싫어하는 모든 국민을 숙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NO 여권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전에 태어난 홍콩인들에게 영국 정부가 발급한 여권이다

샌더는 영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새로운 과제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은 국가 보험과 운전면허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털어놓았다.

두 서류는 구직에 있어 필수적이다.

샌더는 두 달 간 일자리를 알아보았지만, 아무에게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샌더는 또 홍콩의 차돌박이 국수와 같은 음식이 그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홍콩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며, 다시 돌아갈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을 반기는 카페 주인

케이트 리는 법이 도시를 평화롭게 돌려놓았다고 믿는다

홍콩의 한 어촌 마을에서 카페을 운영하는 미혼모 케이트 리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도시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았다고 믿는다.

경찰을 지지하는 그는 매일 같이 "나는 홍콩 경찰은 사랑한다"라는 구호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입는다. 리의 카페 벽면에는 친경찰 포스터와 경찰 간부들과 찍은 사진이 가득하다.

리는 이러한 본인의 성향이 2019년 민주화 시위 당시 카페 사업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에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친민주화 운동 측에 의해 '배신자'로 간주됐다.

"단골손님들이 사진이 찍힐까 봐 더는 올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군요. 하루는 80홍콩 달러(1만1600원)밖에 못 벌었어요."

리는 시위 전 카페 매출은 하루 1000홍콩 달러 가량 됐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는 또 리의 카페를 식품 위생, 소방 안전, 세금 체납 등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카페에 드나드는 이들은 이러한 사항을 조사하는 공무원들뿐이었다.

친경찰 구호가 붙어있는 카페 벽면

이러한 상황은 리의 가족에게도 영향을 줬다. 리가 네 살 때부터 홀로 키운 아들이 경찰을 지지하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는 "그토록 가슴 아팠던 적이 없었다"며 "20년이 넘는 사랑이 어떻게 몇 달 만에 뒤집힐 수 있죠?"라고 물었다.

그럼에도 리는 시위하는 젊은이들은 착취당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이 상황을 호전시켰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아요. 시위가 벌어지거나 시위대가 다시 거리를 점령한다면 젊은이들은 다시 쉽게 흥분할 거예요. 이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런 분위기는 사라졌어요. 제 아들도 일과 다른 영역에 집중하고 있어요."

믿음을 잃은 법정 참관인

앤(가명)은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도시 전역에 있는 다른 법원을 방문한다.

그는 "시위대와 유가족들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보여주고 싶다. 내가 법정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나와 기꺼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앤은 이어 "교도소에 수용된 일부 시위대를 찾아갔다. 우리는 재판 절차를 밟기 전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 가정주부는 1년 반 전 재판에 처음 출석했을 때 법정 절차나 법적 전문용어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그는 공판 때마다 법적 논쟁을 이해하기 위해 메모를 했다.

그 메모가 여섯 권의 수첩이 된 지금, 앤은 자신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홍콩 사법 시스템에 대한 리의 믿음을 져버렸다.

구속된 이들 중 상당수의 보석이 거부됐고, 법에 따라 기소된 사람에 대한 첫 재판은 배심원 없이 진행됐다.

앤은 이것이 관습법 체계로부터의 이탈이라고 주장했다.

앤의 법정 변론 수첩

그러나 그는 청문회를 포함한 국가보안법 재판이 대중에게 다시 공개된다면 다시 참관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은 "국가기밀이나 공공질서"에 관한 재판은 비공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앤은 "최악의 경우 재판 절차가 중국 본토와 비슷해질 수 있다"며 "외교관도 들어갈 수 없다.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고 말했다.

구금된 사람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친구들

홍콩 감옥은 구금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간식의 종류와 물품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4명의 친구가 함께 설립한 온라인 상점 `지미 정글`은 구금 중인 시위대에 생필품과 간식을 무료 제공한다.

지미 정글은 2019년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생겨난 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뜻하는 `노란 경제`의 일부로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발전해 실제 수감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일까지 하게 됐다.

홍콩 감옥은 구금된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간식의 종류와 물품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육포, M&M 등 8가지 스낵만 먹을 수 있으며, 브랜드와 사이즈도 명시돼 있다.

창업자 마이클(가명)은 "2020년 중국 신년 시위에 가담한 뒤 구금된 친구의 가족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의 부모님께서 당시 이 물건들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씀해 주셨다"고 사업 동기를 설명했다.

마이클은 이어 "간식은 그들이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사치품"이라며 "수감자들이 간식과 음식을 사용해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그들에게 작은 기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도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독용 티슈

국가보안법 시행 이전에는 40여 명에서 60여 명의 시위대에 보급품을 제공했다.

하지만 시행 이후 그 수는 급증했다.

마이클은 47명의 활동가가 구금됐던 3월 초를 회상하며 "재소자의 재구류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한 주간 충분한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해야 했다"고 말했다.

마이클의 공동 창업자 하이(가명)는 단기간에 홍콩의 자유가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자유는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남은 자유를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두고 싶은 교양 교사

펑은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사회 전반에 걸쳐 냉랭한 영향을 끼쳤다"며 "내가 학생들과 논란이 되는 이슈에 사회 문제를 분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더 가르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정치는 2009년 4학년 필수과목으로 도입된 교양학에서 필수로 다뤄야 하는 주제다.

교양학은 "오늘의 홍콩"에서부터 "현대 중국"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펑은 "교양학은 사회적 사실을 여러 각도에서 비춘다"며 "학생들이 다른 이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도록 이성적인 사고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홍콩의 귀중한 자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14년 우산시위가 열리고 홍콩 시민들이 홍콩 지도자를 직접 뽑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한 이래로 홍콩 정부는 교양학이 정부에 대한 반발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교사들은 수업 시간 발언을 이유로 교사직을 영구 박탈당하기도 했다.

교사들을 신고하는 문화 또한 빠르게 퍼지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200명 이상의 교사들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는 명목으로 신고됐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모든 교실에 카메라를 달아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펑은 "신뢰가 사라졌다"며 "모든 문장을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질서를 환영하는 의원

유니스 영은 중국이 홍콩을 안정적인 상태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유니스 영은 2016년부터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국가보안법은 2019년 시위 이후 혼란과 무질서를 뒤집은 법이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매우 효과적"이라며 "국가 안보 위반이 심각한 범죄이며, 처벌도 가혹하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면서 제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을 시행하면서 사람들이 중앙정부를 공개적으로 자극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가까스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를 어떤 의미에서도 축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은 본토에 충성하는 이들만이 입법부에 선출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중국의 선거 개혁안을 칭찬했다.

그는 이러한 대응들이 모여 홍콩을 안정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의미한 의사 진행 방해(filibustering)이 없어졌다. 최고 통치권자나 고위 공직자를 비하하는 사람들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1주년...홍콩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 BBC News 코리아

 

홍콩 국가보안법 1주년...홍콩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 BBC News 코리아

많은 홍콩인이 이견 없이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은 법 제정 이후 1년간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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