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법: 영국, 홍콩인 이민 확대 조치 시행...중국 '내정 간섭'

BNO 여권을 들고 있는 홍콩 시민

영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에 맞서 홍콩인들의 영국 시민권 획득을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오는 31일(현지 시간)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지닌 홍콩 시민은 영국 특별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BNO 여권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전에 태어난 홍콩인들에게 영국 정부가 발급한 여권이다.

홍콩인들이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영국에서 거주하고 1년 뒤 시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영국이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BNO 여권을 정치적 무마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BNO 여권 소지자에 대한 여행 증명과 신분증명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영국 총리실 공식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에 와서 살고 일하고 공부할 선택권이 있는 BNO 지위를 가진 홍콩 사람들 관련해 모른 척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명확히 밝혀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BNO 소지자와 그 가족은 영국을 여행하고 입국하기 위해 BNO 여권 이외의 문서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국제개발부(FCDO) 대변인 역시 중국이 BNO 여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닫혀있는 홍콩 국제공항 출국 카운터

중국 '내정 간섭이다'

중국 당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은 중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중국 내정을 함부로 간섭했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이민 확대 정책은 홍콩인들을 영국의 2등 시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소지 자격이 있는 홍콩인은 약 290만 명, 여기에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도 230만 명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약 30만 명의 홍콩인들이 영국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길을 열게 돼 대단히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홍콩 시민들과의 역사, 우정의 깊은 유대 관계를 존중할 수 있다. 우리는 영국과 홍콩이 소중하게 지켜온 자유와 자치권을 지지해왔다"고 강조했다.

보안법: 영국, 홍콩인 이민 확대 조치 시행...중국 '내정 간섭' - BBC News 코리아

영국, 홍콩인 이민 확대 조치 31일부터 시행 - BBC News 코리아

중국, '영국해외시민 여권' 불인정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오른쪽)과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홍콩 특구 주민 여권.

중국 정부가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 BNO) 여권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부터 BNO 여권을 유효한 여행 문서나 신분증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발표했습니다.

BNO 여권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전에 태어난 홍콩 주민들에게 영국 정부가 발급한 여권입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자 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 주민들이 5년 동안 영국에서 거주· 노동을 할 수 있고 추후 시민권까지 획득할 수 있도록 이민법을 개정했습니다. 해당 조치는 31일부터 시행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여권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로한 결정이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망했습니다.

홍콩 주민들은 홍콩을 떠나거나 중국 본토에 들어갈 때는 홍콩 여권을 사용하고, 영국에 입국할 때만 주로 BNO 여권을 사용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영국, 홍콩 시민 대상 특별비자 신청 접수 시작

영국 정부는 1997년 중국 반환 이전의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의 '해외시민' 자격이 있는 홍콩 시민과 그 부양가족을 대상으로 특별비자를 발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31일부터 온라인 신청이 시작됐습니다.

이 특별비자를 취득하면 영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할 수 있으며, 5년간 체류하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는 길도 열립니다.

영국 정부는 신청 가능한 대상자는 홍콩 인구의 약 70%에 해당하는 520만 명에 이르며, 향후 5년간 26만 명에서 32만 명이 홍콩을 떠나 영국으로 이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홍콩에서 지난해 반정부 활동을 단속하는 홍콩국가안전유지법이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존슨 총리는 "영국과 홍콩이 함께 소중히 여겨 온 자유와 자치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영국 정부가 해외시민에게 발행하는 여권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 대항조치를 발표했으며,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