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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브라질, 전 세계 확진자 수 4번째로 많아…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 본문

남아메리카 지역/ 브라질

코로나19: 브라질, 전 세계 확진자 수 4번째로 많아…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

CIA bear 허관(許灌) 2020. 5. 18. 23:05

지난 16일 기준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브라질 상파울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큰 도시인 상파울루의 브루노 코바스 시장은 도시 내 공공 병원의 병상의 90%가 이미 다 찼으며, 2주 내에 공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파울루주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다. 상파울루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3000명에 이른다.

사회적 거리두기 안 지켜져

인구 1200만 명의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 도시다. 하지만 공식 통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시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 남미 특파원인 케이티 왓슨은 상파울루에서 봉쇄 조치는 2개월여 전에 내려졌지만, 이를 어긴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왓슨은 상파울루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고, 마스크도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는다고 브라질의 상황을 설명했다.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에 코바스 시장은 주지사와 함께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줄여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더 강력한 봉쇄 조치를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 주지사가 경찰권을 통제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도시 봉쇄조치를 하려면 주지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확진자 수 24만 명 넘어

16일 기준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브라질 보건부는 전날보다 확진자 7938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2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확진자 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치고 미국, 러시아와 영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아졌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485명 늘어 총 1만611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과 프랑스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브라질의 보건 전문가들은 부족한 검사량으로 실제 확진자 수가 보건부 발표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쏟아진 비판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두고 브라질 내외에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17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봉쇄령 반대 시위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 회생을 앞세워 사회적 격리 강화를 반대하고 있다. 그는 봉쇄 조치는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실업률이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의 네우손 타이시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지난 15일 물러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11일 체육시설과 미용시설을 포함해 필수 업종을 확대하자,  타이시 장관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최근 몇주 사이 브라질은 남미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됐다

한편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지역이 현재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WHO는 "유럽이 코로나19 진원지가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럽 내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하자, 각국은 5월부터 점차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BBC 뉴스 코리아]

 

코로나19: 남미에서는 계급 문제가 된 이유

리우의 빈민지역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브라질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카니발이 끝난 직후 나왔다. 이탈리아에 다녀온 이 남성은 입국 뒤 증상을 보이자 즉시 알버트 아인슈타인 병원으로 갔다. 이 병원은 남반구에서 가장 큰 도시, 상파울루에서 뛰어난 서비스를 자랑한다.

초기 확진자들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해외여행 갈 여유가 있고, 사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는 남미 전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했다. 에콰도르 첫 번째 확진자는 스페인 방문 이력이 있었다. 우루과이에서는 확진자 절반이 화려한 파티에 왔던 손님과 접촉하면서 발생했는데, 그 역시 스페인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해외를 다녀온 부유한 사람들한테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정부로 일하는 마리아 도 로사이로 실바(50)는 상파울루 남부에 살고 있다. 그는 뉴스에서 코로나19 전파 양상을 듣고 겁을 먹었고, 현재 유급휴가를 받아 집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조금 무서운 정도가 아니에요." 그는 말했다. "노인과 취약계층이 정말 걱정됩니다. 만약 우리가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없다면 공황 상태에 빠질 거예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코로나19의 첫 사망자 사례에 우려는 더 커졌다. 며칠 전 탐사보도 웹사이트 퍼블리카는 63세 가정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의 고용주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뒤 증상이 있었는데도 가정부에게 알리지 않았다. 한 달 뒤 가정부는 사망했다.

의료진들은 전파 속도를 관찰하며 브라질 공중보건 체계가 코로나19에 대처하지 못할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상파울루 병원 호스피탈다스클리니카스의 재난 및 비상위원회 책임자 베아트리스 페론지 박사는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은 주로 중상류층이나 상류층이다. 그래서 아직 전파 속도가 더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남미에서 가장 큰 공립병원이다.

"중산층이나 그 이하 계층에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격리 과정에 문제가 생길 겁니다. 이들은 여럿이 같은 방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염이 빨라질 거예요."

이미 시작된 일이다. 지금 빈민촌 파벨라 판자촌에서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현재 호스피탈다스클리니카스는 중증 환자를 받기 위해 한 층 전체 개방을 준비 중이다. 다음 주 쯤이면 병동 절반 이상이, 한 달 뒤에는 모든 병상이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사회 안에서의 전염은 빈곤층이 부유층을 위해 희생하는 양상을 띠며, 지역 내 뿌리 깊은 불평등을 드러낸다. 요리사와 가정부, 보모는 공중보건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브라질은 코로나19 없이도 의료 서비스가 이미 부족한 상태다.

착한 고용주는 이들이 코로나19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계속 임금을 준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청소부가 일을 못하게 된다면 월급을 절반만 주는 게 합당하냐는 질문을 들은 적도 있다. 짧게 답하면 아니다. 이들은 어느 때보다 돈이 필요하다. 브라질은 노동자 40%가 지하경제(informal economy)에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나라다. 수백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게 됐다.

정부는 비공식 노동자(informal workers)에게 한 달 200헤알(약 4만9000원)을 지급한다는 긴급 조치를 내놨다. 브라질 물가가 매일 폭등하는 가운데, 이는 임대료와 공과금은 고사하고 한 가족이 한 달 먹을 식량을 사기도 충분치 않은 금액이다. 사람들은 이런 악조건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지난주 브라질 보건부 장관이 말했듯, 브라질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의 빈곤 계층은 이 사태를 이겨내기 더욱 고될 것이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