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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도대체 북한에 어느 만큼 영향력이 있는가 본문
중국은 조약을 통해 의무를 지는 것을 대단히 싫어하지만 북한과는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중국이 상호의무를 수반하는 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 1961년 7월 맺은 중북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은 조항이 7개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제2조이다.
"두 조약국은 일방 조약국에 대한 어떠한 국가의 침략에 대해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모든 조치를 취한다. 또한 일방 조약국이 어떠한 국가와 복수의 국가에서 무력공격을 받아 이로 인해 전쟁 상태에 빠질 때는 상대방 조약국은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와 여타 지원을 즉각 제공한다"
요약하면 가령 미국이나 한국 등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공격한 경우 중국이 어떻게 할지를 묻을 때 간단히 답이 나온다.
조약에 따라 중국은 북한 사태에 개입할 의무가 있다. 무엇보다 이 조항 탓에 중북관계는 지금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북조약이 아직 없는 1950년에도 유엔군이 한국전쟁에 참여하자 중국은 100만 대군을 투입했다.
자신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완충지대로서 중국은 당시보다 훨씬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해 북한을 지키려고 나설 가능성이 극히 높다.
조약을 체결한 1961년과 현재 중국은 상황이 천양지차라고 하지만 북한과의 합의는 유지되고 있다.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이래 중국은 사회주의 유토피아 이상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일은 그만두고 폭넓은 개혁을 실시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복잡하게 얽힌 중국 국가체제이다. 그동안 중국 존재감은 경제적으로도 지정학적으로도 비할 나위없이 커졌다.
하지만 북한이 처한 상황은 다르다. 30년간에 걸친 통제 속에서 '미지근한' 개혁 시도는 거의 수포로 돌아갔다.
중국은 2000년대 초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은 초청해 상하이 경제특구를 구경시켰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서방 자본주의와 거래 가능한 수출형 제조산업과 이를 중심으로 한 경제를 어떻게 해서 구축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었다.
중국은 설득하려 했으나 북한은 귀에 담지 않았다. 독자적인 국가주의 '주체사상'을 내건 북한으로선 다른 나라의 경제모델을 수용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북한에 가령 어떤 시장 같은 것이 존재한다 해도 이는 대단히 한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군사목표와 체제 유지의 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시장일 뿐이다.
근래 들어 중국이 북한에 크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역과 원조, 에너지이다.
1991년 소련 붕괴로 북한의 최대 뒷배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북한이 소비하는 석유의 80%는 중국산이다. 중국에 석탄 수출은 북한에는 극히 중요하지만 작년 7월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로 금수 조치를 받았다.
중국가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하면서 올해 북한 경제는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
북한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거나 중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간다. 원조의 90%도 중국에서 주고 있다.
항공편 왕래가 있고 철도가 연결된 곳도 중국밖에 없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중국 은행만이 북한 은행과 거래를 했다. 주로 마카오 계좌를 통해서 이뤄졌지만 그 계좌의 자금도 잇단 제재로 묶였다.
그런데도 안보리 제재의 새로운 대상은 여전히 북한 기업, 중개업자와 간접적으로 거래를 계속해온 중국 금융기관이다.
중국이 북한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의 '지렛대'는 다름 아닌 석유이다.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지 않게 되면 즉각적으로 극적인 경제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몇년 전 불과 수일간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는 송유관을 잠근 적이 있다.
당시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였다. 바로 중국은 과거에도 석유를 무기로 대북 영향력을 발휘한 적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전면적인 끊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석유 공급이 완전 중단하면 북한 체제 그 자체의 위기, 나아가선 붕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가뜩이나 근근이 이어가는 북한 경제는 석유라는 마지막 '생명줄'이 끊기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단순하지는 않다는 반론이 감안해도 상당히 강력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북한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군사비에 돌리고 있다. 석유 비축량은 수개월분이 고작이다. 몇 개월 버티다가 북한은 남한, 바로 한국 인구밀집 지역에 대한 괴멸적인 공격을 가할 우려가 있다.
물론 이 같은 도발은 북한에는 자살행위이다.
그걸 경우 무너지는 북한의 난민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대량 유입할 것이다. 힘의 공백이 출현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이 메우려 나서게 된다. 중국으로선 최대 악몽이다.
일견 중국은 북한에 대해 다양한 압박 수단과 영향력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중북 관계에서 무엇보다 특기할만한 점은 중국이 너무나 무기력하다는 사실이다.
자신감에 넘치고 강대하게 비춰지는 '굴기(崛起)' 중국을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세계가 고민하는 시대에 인접한 북한은 매일 중국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확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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