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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다문’ 유력인물 조사…도피 김대표만 ‘해바라기’ 본문

-미국 언론-/한국 언론

‘입다문’ 유력인물 조사…도피 김대표만 ‘해바라기’

CIA Bear 허관(許灌) 2009. 4. 13. 09:38

탤런트 장자연(29)씨의 자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좀처럼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이들의 실명을 공개한 이종걸(민주당)·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리스트에 <조선일보> 고위 임원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경찰은 이 ‘유력 인사’의 조사에 대해선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일본으로 달아난 장씨 소속사 대표 김아무개(40)씨를 조사해야만 사건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태도이면서도 김씨 송환에 대해선 전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미 지난 1일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아무개씨의 법인카드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장씨와 함께 유력 인사 술시중 자리에 나갔던 탤런트 ㅇ씨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의 신용카드 사용 명세과 통화 기록 등 주변 조사를 대부분 마쳐 김씨의 ‘동선’도 어느 정도 확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사건의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고, 김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빼면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끝냈다는 얘기다.

» 장자연씨 사건 관련 유력인사 수사 일지

그러나 ‘수사 마지막 단계’라고 밝힌 뒤 2주일 가까이 지났음에도 경찰은 아무것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술시중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9명의 유력 인사 가운데 6명에 대한 수사를 끝냈다”고 말했지만, 12일까지도 나머지 3명의 유력 인사에 대해선 일체의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선일보>의 고소로 드러난 이 회사의 고위 임원에 대해 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수사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만 답했다.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관해서도 경찰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이런 태도는 국민적 관심이 컸던 다른 사건 수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연쇄살인범 ‘강아무개씨 사건’ 등의 경우, 경찰은 매일같이 새로운 사실을 언론에 알리며 ‘수사 성과’를 자랑했다.

■ 김 대표만 쳐다보는 경찰 이번 사건은 김씨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일본에 도피한 김씨의 송환과 관련해 ‘거북이걸음’으로 일관해 왔다.

경찰은 본격 수사에 나선 지 4일 뒤(3월18일)에야 인터폴에 김씨의 적색수배를 의뢰했고, 같은 달 30일에야 외교통상부에 여권 무효화를 신청했다. 그나마도 김씨를 강제로 송환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처였다.

일본 정부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역시 혼선을 빚었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김씨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가 국제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지난 3일에야 새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에 들어갔다.

일본 경찰이 김씨를 얼마나 빨리 검거할지 알 수 없지만, 그를 붙잡더라도 국내로 송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인도 재판에 여러 달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이렇게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경찰이 전진도 후퇴도 못 하는 상태에 빠졌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쪽에는 장씨 문건 속 유력 인사가 버티고 있고, 다른 쪽에는 사건의 실체를 속 시원하게 공개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김씨가 달아나 실체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탈출구’로 삼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성남/권오성 이승준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