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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사위에 500만달러가 왜… 검찰, 노(盧) 전(前)대통령도 수사하나 본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500만달러(작년 2월 환율로 50억원 상당)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게 건너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검찰의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조카사위에게 들어간 돈과 대통령은 관계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31일 "500만달러의 성격 등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주변에선 구(舊) 여권과 현 여권을 동시에 압박하며, 투 트랙(two track)으로 진행되던 검찰 수사의 한 축이 벌써부터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 퇴임 전후해 100억원 이상 돈거래
조카사위인 연모(36)씨가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달러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31일 일부 언론에 "투자금으로 건네져 주식투자에 쓰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그 같은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왜 하필 이 돈이 노 전 대통령 퇴임을 즈음한 2008년 2월 건네졌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 활동'을 위한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2007년 가을 노 대통령 재단(財團)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박 회장이 '홍콩 계좌에 50억원이 있으니 대통령 재단에 보태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500만달러' 이외에 노 전 대통령 주변에선 검찰이 확인한 것만 100억원이 넘는 돈거래가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 박 회장에게서 15억원을 빌렸고, 2007년 9월엔 강금원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사저(私邸)가 있는 봉하마을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봉하에 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500만달러'에 대해선 아직까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연루됐다는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박 회장으로부터 "사실 노 전 대통령에게 준 돈"이라는 진술을 확보했거나, 자금 흐름상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는 아직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선 그러나 박 회장이 노무현 정권 당시 성사된 진해 비행장 고도제한 완화를 통해 400억원 가까운 차익을 얻는 등 사업상 엄청난 수혜를 받았던 점 등으로 볼 때, '500만달러'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해답은 APC 계좌에?
검찰 안팎에선 결국 박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풀 '열쇠'는 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홍콩에 설립한 유령회사인 APC 계좌 추적 결과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재미교포 조모씨를 내세워 이 회사에서 배당을 받는 형식으로 6746만달러(당시 환율로 685억원)를 빼돌렸다.
박 회장과 APC 관련자들은 신한은행 홍콩지점에 개설한 APC법인 계좌 이외에 HSBC(홍콩상하이뱅크), 스탠다드차타드, 씨티은행 등 국제적 금융기관들에도 관련 계좌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2005년 11월 APC사 문을 닫으면서도 일부 관련 계좌들은 2008년 초까지 유지하다가 정리했던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국세청과 검찰 등에 따르면, APC 법인 계좌는 회사가 문을 닫은 지 1년 8개월 뒤인 2007년 7월까지,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의 현지법인인 'JS아시아' 계좌는 2008년 1월까지 존속됐다.
검찰은 박 회장이 지난해~올 초 사이 일부 계좌들을 정리하기 직전에 '뭉칫돈'이 인출된 것이 있는지를 집중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좌들에서 대선이 치러진 2007년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 폭발력을 가늠할 수 없게 된다.
박 회장측은 당초 비자금으로 조성된 685억원 중 500억원가량은 베트남 등지에서 사업확장과 로비를 하는 데 사용했고, 180억원가량은 그냥 남겨두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박 회장의 비자금은 685억원+α"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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