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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쿠데타 음모 적발..배후인 미국 대사 추방" 본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1일 군부의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으며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에서의 쿠데타 시도에 미국이 연루돼 있다고 비난하면서 페트릭 더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다. .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영TV 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방송들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한 연설을 통해 "미국 대사에게 72시간 이내에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명령했으며, 베르나르도 알바레스 미국 주재 대사에게도 소환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 같은 조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에 연루된 미국 대사를 추방한 것에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은 볼리비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정부 전복을 위한 쿠데타 음모에 연루돼 있다. 양키들은 진저리가 난다"며 맹비난했다.
AP통신과 현지 방송들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이보다 몇 시간 전 자신에 대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으며 쿠데타 음모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현직 장교들이 지대공 미사일을 구입해서 대통령 전용기를 공격하거나 폭격기로 대통령궁을 공격하는 방안을 전화로 논의하는 것을 녹음했다"며 그 일부를 증거로 방송에 소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이 같은 쿠데타 음모가 적발됐는 데도 민영방송들은 "외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쿠데타 음모자들은 군부 내 극우파 집단이며 그들은 정적들과 미 제국주의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마두로 외무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차베스 대통령 암살을 목표로 하는 쿠데타 음모에 미국이 후원하고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국제사법기관에 정식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장관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미 당국이 얼마나 깊숙이 이번 사건에 개입되어 있는 지 밝혀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이번 음모는 막연한 것이 아니라 음모자들의 이름, 얼굴, 신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스타보 랑헬 브린세로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군 검찰이 공군중령, 공군소령 각각 1명과 국방경비대 소속 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스타보 국방장관은 "여러 사람이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진술을 하기 위해 소환됐다"고 밝히고 "일부가 군 결속력을 해치려고 하고 있으나 군은 어느 때보다 단결되어 있으며 강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차베스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국영 TV 프로그램 진행자인 마리오 실바는 문제의 `데타 모의 통화 내역' 방송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실바는 카를로스 밀란 해군 중장이 국방경비대와 해군 출신의 전직 장교들이 쿠데타 음모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통화 녹음에서 전직 장교로 지칭된 인물은 "우리는 대통령궁을 접수해야 한다. 그가 대통령궁에 있을 때는 그곳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혹시 그가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비행기를 폭발하거나 그를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차베스 대통령은 여러 차례 자신에 대한 암살.축출 음모가 있으며, 그 배후가 미국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구체적 증거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6년 전인 지난 2002년 쿠데타로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군중의 대규모 시위에 힘입어 권좌에 복귀했었다.
rjk@yna.co.kr
(끝)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08/09/12/0601230100AKR200809120400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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