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 파푸아뉴기니 수교공작자금 3천만弗 뜯겨

 퇴임을 앞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정부가 2년 전 파푸아뉴기니와 비밀리에 수교 공작을 벌이다 브로커에게 3천만달러(약 300억원)를 뜯긴 일로 다시 맹비난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최근 대만 기업인 2명이 3천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대만 외교부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6년 8월 대만 외교부는 천 총통의 측근으로 당시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이던 추이런(邱義仁) 행정원 부원장의 알선으로 미국 국적의 진지주(金紀玖) 중화자문공정공사 부사장과 싱가포르 국적의 우쓰차이(吳思材)에게 파푸아뉴기니와의 수교협상을 위탁했다.

대만 정부는 활동경비 20만달러를 포함, 모두 3천만달러의 비밀 외교기금을 이들의 싱가포르 계좌에 입금했으나 수교협상은 무위에 그쳤고 이들은 이 자금을 돌려주지 않은채 모두 꿀꺽 삼켰다.

황즈팡(黃志芳) 대만 외교부장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싱가포르에서 변호사를 통해 3천만달러 반환 소송을 제기토록 했다. 자금이 여전히 싱가포르에 남아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추이런 부원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브로커 진지주는 대만 당국의 추적을 받다 호텔에서 종적을 감췄고 또다른 브로커 우쓰차이는 대만 입국시 체포됐다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된 상태다.

우쓰차이는 자신은 자금을 한푼도 빼돌린 적 없다면서 "진지주는 천 총통의 측근인 커청헝(柯承亨) 국방부 부부장에게 소개를 받은 사람일 뿐"이라고 폭로, 스캔들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이에 따라 3일 황 외교부장과 추 부원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벌여온 대만은 현재 23개국과 수교중이며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상대국에 원조, 차관 등을 지원하거나 상대국 지도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일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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