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발동한 이후 북한산 모시조개를 중국산으로 위장하여 수입하는 불법 행위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경찰은 최근 북한산 모시조개를 중국산으로 속여 시모노세키 항에 운반하려던 중국 화물선 선장을 체포한 바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채명석 기자: 일본 경찰은 지난 1일 모시조개 등 화물 약 60톤을 싣고 시모노세키 항에 입항한 중국 화물선 <하이신 3호>의 중국인 선장 유 모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야마구치 현 경찰에 따르면 이 중국인 선장은 북한의 해주에서 선적한 모시조개 약 55톤을 싣고 중국 단동에서 출발한 것처럼 위장하고 시모노세키 항에 입항하려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선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국 화물선은 해주에서 단동을 거치지 않고 남한의 인천 항 등에 기항한 후 곧바로 시모노세키 항에 입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이 배에서는 해주에서 선적한 모시조개를 중국산으로 위장하는데 사용된 중국의 해산물 원산지 증명서가 발견됐는데, 일본 경찰은 중국 관계 당국의 협력 없이는 원산지 증명서의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그 배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모시조개를 중국산으로 위장하여 수입하는 양은 어느 정도에 달하고 있습니까?
채명석 기자: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수입된 모시조개는 2004년에 약 4만4천 톤으로 그 중 3만2천 톤이 북한산이었습니다. 그러다 북한에 대한 압력무드가 고조된 2005년에는 3만3천 톤의 모시조개가 수입됐으나, 북한산은 5천 톤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후 북한 산 모시조개는 대북 제재조치가 발동된 2006년에는 8백 톤으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산 모시조개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오히려 모시조개의 전체 수입량은 3만5천5백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 조치가 발동된 2006년10월부터 올 1월까지의 4개월간 북한 산 모시조개의 수입량은 전무했으나, 중국산 모시조개의 수입량은 1천 톤이나 늘어났습니다. 일본 당국은 이같은 추이로 보아 상당한 양의 북한산 모시조개가 중국산으로 위장되어 일본에 수입되고 있다고 보고, 원산지 위장 행위를 철저히 단속할 방침입니다.
일본의 수산종합연구센터는 작년 DNA 감정을 통해 일본산과 중국산 모시조개를 판별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나, 중국과 북한은 같은 해역에서 모시조개를 채취하기 때문에 중국산과 북한산을 판별하는 방법은 아직 연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쿄-채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