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0여명 미국서 망명신청
2006.04.14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해 살다 미국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망명신청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마영애 씨 이외에, 20여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체류하면서 망명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관련소식을 살펴봅니다.
![](http://www.rfa.org/korean/images/2006/04/14/nk_defectors_asylum-200.jpg)
지난 2003년 19명의 북한의 망명 신청자들이 경호를 받으며 남한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모습 - AFP PHOTO/CHOI JAE-KU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담당 변호사인 미국의 민간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프로젝트의 쥬디 우드 변호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가서 살다가 미국으로 왔습니다. 특히 이 중 두 명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 국경까지 와서 정치망명을 신청한 경우입니다.
이민국에 잡혀 있다가 지난 7일에 풀려났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캐나다로 직접 가서 망명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하고 미국 망명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아들과 함께 망명신청을 했는데요, 현재 아들만 난민지위를 받은 상태입니다. 우드 변호사는 이 탈북자가 미국에서 망명신청을 할 수 있도록 미국으로 데려올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Wood: We are considering bringing him to the U.S. to apply.
어린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우드 변호사는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이 최소한 15명에서 20명 정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현재 당국 보호 하에 미국에 체류하고 있나요?
아닙니다. 우드 변호사는 이들은 모두 자유로운 상태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에 오려고 한 탈북자들은 불법이 아니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미 정치망명을 신청해 놓은 만큼 이들의 미국체류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 우드 변호사의 말입니다. 우드 변호사의 말을 다시 들어보시죠.
Wood: They have credible claim for asylum, that's not considered illegal.
또한 다른 탈북자 몇몇은 남한에서 미국비자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망명법은 일단 제3국에 가서 시민권을 받고 살다가 온 사람들에는 망명신청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예외입니다. 지난 2004년 말 통과한 미국의 ‘북한인권법’ 제302조 때문인데요. 이 조항은 모든 북한주민들, 특히 남한에 정착했던 북한주민들이라도 미국에서 망명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드 변호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이들 탈북자에게 망명을 허용해줄 것을 미 당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변호사의 말입니다.
Wood: Basically, we are arguing section 302 of the N. Korean human rights act.
탈북자 마영애 씨도 이 법 조항을 근거로 망명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영애 씨의 경우는, 정치망명신청 이유로, 남한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남한에 정착해 살던 탈북자가 미국에서 망명지위를 받으려면 남한에 돌아갈 수 없는 이유 같은 것을 증명해야 하나요?
우드 변호사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대부분이 굶주림 같은 경제적인 문제로 북한을 떠난 후, 북한에 송환되면, 북한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북한에 남아있던 친척들까지도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탈북자들이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한다면 자신이 북한출신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합니까?
우드 변호사는 그것도 큰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몇몇 탈북자는 북한을 나올 때 북한주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함께 가지고 나왔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큰 어려움 없이 북한주민임을 증명할 수 있었으며, 외부 도움 같은 것은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드 변호사는 그러나 어떻게 북한사람인지를 증명할 수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당국이 이들의 망명을 과연 허용할 지 궁금한데요?
우드 변호사는 현재, 미국 내에서 이민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일고 있어 국경을 봉쇄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종교적 박해와 고문, 공개 처형 등의 고통을 받고 탈출한 북한주민들에 대한 동정여론도 있기 때문에,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