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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대 칼럼: 미묘해지는 한반도 기류

CIA Bear 허관(許灌) 2006. 4. 10. 05:36

송영대 칼럼: 미묘해지는 한반도 기류

2006.04.05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6개월을 넘긴 지금, 한반도 정세가 미묘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의 핵포기 의사가 없는 가운데 미국의 금융제재가 의외의 효과를 보이면서 상황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틀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현재 미국내에는 위폐문제로 북한에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자는 일단의 기류가 형성되어 있지만 6자회담의 유용론도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폐기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위폐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결국 핵문제가 아니라 정권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위폐, 인권, 마약밀수 등 다른 문제까지 포괄하는 방향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경우, 대북정책 목표는 핵문제 해결 차원을 벗어나 북한 체제전환 쪽으로 바뀔 공산이 큽니다. 그 최종 결정의 시간도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편 북한은 미국의 체제전환 움직임에는 강경하지만 위폐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는 엎드리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시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동안 버티다가 미국에서 북한에 보다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그 정권을 상대로 해결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3년 버티기”란 김정일 위원장과 남한의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작년 6·17면담을 통해 처음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핵협상은 무용하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버티기로 작심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몇 가지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첫째는 그 사이 확실한 핵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미국 내에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 과거 클린턴 정권처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핵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3년을 버티기 위해서는 식량, 에너지 등 지원이 남한과 중국으로부터 들어와야 됩니다.

이와 관련 최근 대북투자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장기적인 북한관리 측면에서 일정량의 식량과 에너지를 지원하겠지만 남한의 사정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계속 식량 등을 지원하려 하겠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 대해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는 여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미국의 차기 정권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은 우호적 정권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으나 설령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북한 핵을 용인하는 정책을 취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3년을 버티어낸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허망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살 길은 핵을 포기하고 위폐문제에 대해 고해성사 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