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스크랩] 현대차 전면수사...비밀금고 최종 집행자는 누구? 본문
현대차 전면수사…비밀금고 최종 집행자는 누구?
|
현대·기아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6일 밝힌 입장이다. 검찰의 ‘칼끝’이 미국에 체류 중인 정몽구 회장, 최근 출국금지된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총수 일가에 겨눠져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는 회사를 이용한 불법적인 부(富)의 축적·이전 등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스크린(점검)”이라고 선언,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편법승계 차단이 수사의 한 목표임도 분명히 했다.
◆비자금 사용처는=검찰은 지난달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 압수수색에서 벽 속에 숨겨진 비밀금고와 함께 돈의 입출금 내역이 기록된 금전출납부도 찾아냈다. 이 장부엔 계열사 등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언제 들어왔다가 얼마씩 빠져나갔는지 그 시기, 액수 등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금고의 관리자는 이주은(61·구속) 글로비스 사장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그야말로 ‘금고지기’일 뿐 나가는 돈의 용도나 그게 누구에게 간 것인지 등은 잘 모른다고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선 비자금 보관자와 집행자가 서로 분리돼 있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안팎에선 이 비자금이 각종 청탁과 함께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도 비자금 조성·보관의 최종 책임자가 누군지, 비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금고지기’에 불과한 이 사장 상대 조사로는 이를 규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날 “비자금 수사의 완결을 위해선 정 회장, 정 사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귀국 즉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정 사장 또한 소환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대차 수사의 목적은=검찰에 따르면 현대차의 비자금 의혹은 이제 이 사건 수사의 한 지류(支流)로 전락했다. 당초 ‘글로비스가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에서 출발한 수사이긴 하지만,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중요한 범죄 단서가 대거 포착된 만큼 수사의 최종 목표 또한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대차 수사의 의미에 대해 “우리나라가 좀 투명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돌려 말했다. 지난 연말부터 본격화된 현대차그룹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게 검찰의 중요한 ‘타깃’임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기업을 동원한 부의 편법적 축적·이전에 형사처벌의 잣대를 들이대기로 작정함에 따라 현대차에서 구상 중인 후계구도가 틀어질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http://photo-media.hanmail.net/200604/06/segye/20060406195026.819.1.jpg)
김태훈 기자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현대차 본사서도 비자금 입ㆍ출금 장부 압수한 듯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조성현 기자 = 현대ㆍ기아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불법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정 회장 부자를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 본사에서도 비자금 입ㆍ출금 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압수해 글로비스와 별도로 본사 차원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6일 브리핑에서 "현대차 그룹의 비자금 용처 부분을 조사할 때 정 회장과 (외아들인) 정 사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검찰이 정 회장 부자 소환 방침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비자금이 불법 로비 등에 사용되는 데 총수 일가가 연루된 정황이 상당 부분 포착됐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향후 소환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검찰의 압박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번 주말에 귀국키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정 회장 부자의 소환은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 회장이 `도피성 출국'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불쾌해 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 무조건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자금 흐름'이 파악되는 대로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해 정ㆍ관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로비 등 용처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ㆍ관리ㆍ집행이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임무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정 회장 부자가 이 과정을 총지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대차 기획총괄본부와 글로비스 임직원들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현대차그룹 압수수색 때 80억원대의 비자금이 보관돼 있던 글로비스 입ㆍ출금 장부 외에 현대차 본사에서도 비자금 입ㆍ출금 내역이 담긴 비밀장부를 찾아내 분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현대차 관계자들을 소환해 이 장부가 글로비스에서 옮겨온 비자금을 별도로 관리하던 장부인지, 현대차가 자체 조성한 비자금 사용 내역을 담은 장부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기획관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 배경과 관련, "회사를 이용한 부(富)의 축적, 이런 부분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우리나라도 투명해진다"고 밝혀 재벌 2세들의 경영권 편법 승계를 엄단하기 위해 수사가 시작됐음을 밝혔다.
특히 그는 "(경영권 편법승계)의 범죄 혐의 유무를 규명하려고 수사를 하게 됐다. 정ㆍ관계 로비 등에 포커스를 맞춰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나라 현실을 점검하고 있다"며 정ㆍ관계로 금품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구속수감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과 금융브로커 김씨도 비자금 조성ㆍ관리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ㆍ관계 등을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의 전모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한 기업구조조정전문기업(CRC) 5곳의 사주 3명과 현대차 자금 부문 담당자 1명을 당분간 소환조사하면서 현대차 비자금 조성 경위 및 과정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김재록씨가 CRC 5개사와 연관이 있는지, 정ㆍ관계 인사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도 파악 중이다.
ks@yna.co.kr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