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관리 “미, 중미 정상회담서 탈북자 문제 제기”
2006.03.31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판무관이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을 직접 비난한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내고 중국의 탈북자 북송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난 20일 중국에 다녀온 안토니오 구테레스 판무관은 방중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중기간동안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반대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남한 행을 희망하며 중국 내 한국학교 진입을 시도했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여성 김춘희 씨의 북송사실에 대해 중국 당국에 명백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백악관도 30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김춘희 씨를 북송한 중국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김춘희 씨에 대한 중국의 처리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김 씨의 신변안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중국 정부에, 유엔난민지위협약에 따른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중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한 관리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춘희 씨가 북송되기 전에 미국은 남한, 유엔고등판무관실과 함께 중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김 씨를 북송하지 말라고 수차례 촉구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리는 다음 달 20일 백악관에서 열릴 중국, 미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탈북자 북송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 지도층과 만날 때마다, 탈북자 문제를 포함해 중국 내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다며,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는 미국기업연구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춘희 씨의 강제북송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 난민을 받아들이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는 탈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이를 위해 타 국가, 특히 국제의무를 무시하고 탈북자를 북송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