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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한일 공동성명 비난…“비핵화는 비현실적 꿈, 핵 무력 노선 견지”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북한, 미한일 공동성명 비난…“비핵화는 비현실적 꿈, 핵 무력 노선 견지”

CIA Bear 허관(許灌) 2025. 2. 19. 09:27

2025년 1월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공개 장소의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북한은 미한일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반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자신들의 비핵화가 비현실적인 꿈이라며 핵 무력 강화 노선을 견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북한 측이 발표한 담화 내용을 정리해주시죠.

기자) 북한 외무성은 18일, 독일 뮌헨에서 최근 열린 미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반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담화는 ‘비핵화’를 “미국의 근시안적인 목표”라고 규정하고, “마치 무지몽매한 원시인들이 현대인에게 원시사회로 되돌아올 것을 간청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습니다.

담화는 “비핵화라는 실패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미국의 현실도피적인 입장에 대해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게 북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2025년 2월 1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게재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담화 전문.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그러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적대적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핵은 곧 평화이고 주권이며 국가헌법이 부여한 정당방위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국가수반이 천명한 새로운 핵 무력 강화노선을 일관하게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담화는 또 “조선반도와 지역에서의 집단적 대결과 충돌을 고취하는 미한일의 모험주의적 망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2월 15일 미한일 외교장관이 독일 뮌헨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사진제공=한국 외교부

앞서 미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15일 뮌헨에서 3자 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3자 훈련 시행, 그리고 미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의지 등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이 같은 담화에 대해 한국에선 어떤 반응이 나오나요?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수의 안보리 결의로 확인되었듯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로서 북한은 결코 핵 보유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적인 핵 개발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것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철 지난 얘기” 또는 “맞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폄하한 데 대해 미국에게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군축 협상을 요구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핵 보유를 인정한 가운데 균형을 잡자는 얘기지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실현시켜서 균형을 깨는 그런 협상 방식엔 나갈 수 없다는 거겠죠.”

고 교수는 또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식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담화는 “비효과적인 압박수단에 계속 매여달릴수록 공화국은 전략적 힘의 상향조정에 필요한 새로운 기회를 계속 잡게 될 것”이라며 “조미 격돌구도에서 우리는 훨씬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담화 주체나 표현 방식 등에서 일정 부분 수위를 조절한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선 어떤 평가가 나오나요?

기자)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담화가 대외 사안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선희 외무상이 아닌 익명의 대변인 명의로 나왔고 조롱조의 표현이 포함돼 있지만 나름 수위를 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2025년 2월 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중 질문하는 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아직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한 최종 판단을 보류한 채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싸움에 집중하는 양상이라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좀 더 강한 반발이라면 김여정이나 최선희 정도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아직은 외무성 대변인 수준이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예상된 수준이다, 수위는 조절했다 이렇게 보고, 결과적으론 김정은은 어떻게든 본인이 처한 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과의 협상을 타결지어야 되거든요.”

북한은 또 이번 담화에서 미한일 공동성명을 겨냥하면서도 한국과 일본은 거론하지 않고 미국에 대한 공세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협상 상대는 미국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의 이번 담화로 미북 간 입장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선 어떤 분석이 나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지칭하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언행과는 사뭇 다른 기조라는 겁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김현욱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통해 러시아를 북한으로부터 떼어내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소장]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 입장을 상당히 많이 들어주고 그 대가로 북러 관계 디커플링을 요구한다면 그래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믿었던 러시아의 지지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다면 트럼프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북 압박이 더 유효한 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뮌헨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엔 북 핵 해법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 즉 CVID가 재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들이 늘어서있는 건물 안을 간부들과 함께 걷고 있다. (자료화면)

북한은 CVID를 패전국에만 강요하는 주장으로, 평화적인 핵 계획을 송두리째 말살하는 굴욕적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북 핵 협상이 장기간 단절되면서 잊혀졌던 CVID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다시 등장한 셈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미국의 정책에 힘을 실어줄 나라들이 국제사회 아니겠습니까. 특히 대한민국 또 일본 같은 경우는 CVID 라든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간절히 원하는 나라들인데 그게 실현 여부를 떠나서 그런 기본입장 조차도 미국이 무시한다면 이건 공감을 얻기가 어렵고 그런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북 간 협상이 물꼬를 트긴 어려워진 걸까요?

기자) 문성묵 센터장은 북한은 일단 3월에 있을 미한 연합훈련의 규모와 강도 등을 보면서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또 미북 협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시점과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북 간 지금과 같은 교착 속 기싸움 양상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은 향후 북 핵 관련 미 행정부 발언의 민감도에 따라 대응 수위를 상향조정하며 공세성을 배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미북 대화의 성공 여부, 미북 관계를 판가름할 중대 분수령은 미국의 비핵화 원칙 유지 여부와 방법론적인 유연성 여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