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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단독 인터뷰 '내가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 본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6선 중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정상적인 대한민국 사회가 형성되기 위해 대통령이 하루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면 본인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정국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조경태 의원 등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단체 퇴장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기 때문에 200명이 필요한 상태였다. 결국 탄핵소추안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조 의원은 소속 의원 대부분이 탄핵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은 옳지 못한 행동이었고,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인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의 잘못된 행태를 '탄핵'이라는 수단을 선택했을 경우, 조기 대선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100% 야당에 정권을 빼앗긴다는 그런 불안감도 함께 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담화 직후 탄핵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사실 탄핵안에 대해 어제까지는 비상계엄에 대한 대통령의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 후속 조치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 대통령 사과와 조기 퇴진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입장이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 조기 퇴진' 방식에 대해서는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를 통해 대통령이 조기 퇴진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 2선으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책임총리를 통해서 대통령의 실질적인 직무를 중지시키는 방법, 날짜를 정해서 예를 들어서 1년 안에 하야하는 식으로 퇴진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이날 조 의원은 인터뷰 내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문민정부 이후사상 초유의 비상계엄이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께서 실질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저는 엄청난 충격을 맞이했다"며 "대한민국이 이른바 '선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상계엄이 나타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국격이 많이 훼손된 측면도 있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도 큰 역사적 죄를 지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탄핵안이 부결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1일 탄핵안 처리를 재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전날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단판 승부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어떤 결정에서 실패한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발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야당이 2차 탄핵안을 상정할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은 2차 탄핵안을 다시 올릴 것이고, 2차 탄핵안이 부결이 되면 또 3차 탄핵안 등 계속 탄핵안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경태 의원은 다만 "2차 탄핵안을 올리기 전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이 시간에 여야 대표가 만나 거국 내각을 구성한다면 정국 안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다음번까지 변화가 없다면 저는 당연히 2차 탄핵안 표결 때에는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사실 민주당이 입법 독주 이후, 예산 삭감, 그리고 자신들이 마음에 안 드는 감사원장 탄핵, 그리고 검사들에 대한 탄핵 등 이러한 패악질을 아주 많이 했다"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서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야당으로서 정말 경험하지 못한 그런 여러 가지 패악질을 많이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것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많은 국민들께서 '저 다수당 즉 무도한 다수당을 심판해야겠다, 가만히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거기에 대한 분노의 수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며 "하지만 비상계엄이라는 아주 비상식적이고 황당한 그런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야당의 잘못된 행태들을 다 희석화시켜버렸다는 것은 정말 가슴이 아프고, 여당의 일원으로서 너무 화가 많이 난다"고 성토했다.
조 의원 또 "사실 대통령이 우리 여당의 엑스맨"이라며 "이런 대통령에 대해서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되고, 화가 많이 난다"고 거듭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지금 다수 의원의 고민 중에 하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라며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고, 이제 2심, 3심이 남았는데, 일단 유죄 받은 분이, 더군다나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받은 분이 과연 대선에 나오는 게 사회 정의에 맞는지에 대한 그런 깊은 고민들이 있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다면 이재명 대표가 재판 선고 이후에 대선에 나서는 것이 가장 공정한 선거가 아니겠느냐하는 게 많은 의원들, 많은 시민들의 생각"이라며 "만약에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일부 많은 시민들의 생각은 99.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내놓는다는 그런 불안감들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와 야당을 향해서는 "조금 더 신속하게 발빠르게 이 상황 수습을 위해서 노력해야 되고, 그러려면 구체적인 계획,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며 "야당 절대 다수를 가지고 있는 야당 역시도 이 혼란을 계속 이용하려고 하지 말고, 안정화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극히 비상식적이고 황당한 비상계엄 대해서 얼마나 놀라셨는지, 국민의 상처와 분노를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여당의 한 사람으로서 여야가 이번 기회에 힘을 모아서 좀 더 정국 안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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