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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격화 방글라데시...총리 사임 인도 피신 본문

Guide Ear&Bird's Eye/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 격화 방글라데시...총리 사임 인도 피신

CIA bear 허관(許灌) 2024. 8. 6. 10:08

2024년 8월 5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사람들이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축하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최근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총리가 사임하고 인도로 피신했습니다.

인도의 ‘CNN-뉴스18’ 방송은 오늘(5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떠나 이날 인도 동북부 아가르탈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와커 우스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총사령관은 방송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의 출국 사실을 확인하면서 곧 임시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수천 명의 방글라데시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다카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사임한 셰이크 하시나 총리 (자료사진)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달 정부가 추진하는 ‘독립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그동안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어제(4일) 하루 전국적인 시위 과정에서 적어도 91명이 사망하는 등 폭력 시위가 이어져왔습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정부 정책은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들에게 공직의 30%를 할당하는 것으로, 2018년 폐지됐다가 최근 다카고등법원의 결정으로 재도입 조짐이 나타나자 대학 졸업생 등 수백만 명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VOA 뉴스

'반정부시위 유혈진압' 방글라 총리 사임·도피…군 "과도정부"

5일 다카서 총리 사임에 환호하는 방글라데시 시위대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 격화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결국 사임하고 해외로 도피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현지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다면서 군부가 대통령의 지시로 과도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시나 총리는 이로써 지난 2009년부터 4연임을 통해 이어온 15년 장기 집권의 막을 내렸다.

자만 참모총장은 "이 나라는 고통을 많이 받아왔고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으며 많은 국민이 살해됐다. 이제는 폭력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내 연설 이후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에 관해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면서 대학생들에게 진정을 당부하며 군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방글라데시군은 2007년에도 대규모 불안 사태가 퍼지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2년 동안 군이 지원하는 과도 정부를 세운 바 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어디로 도피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그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시위대가 이날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에 몰려든 직후 AFP에 총리가 헬기를 이용해 방글라데시를 떠났다고 말했다. 다만 행선지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한 인도 매체는 실시간 항공기 위치확인 사이트를 인용해 하시나 전 총리와 여동생이 함께 탄 방글라데시 군용기가 방글라데시와 가까운 인도 동부 지역 상공을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시나 총리 사임 소식에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현지 방송은 시민들이 총리 관저 경내에서 달리며 카메라를 향해 기뻐 손을 흔드는 모습 등을 내보냈다.

또 하시나 총리 사임 발표 직후 전국 인터넷망도 정상화돼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시나 총리 사임 계기가 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지난 6월 다카 고등법원 결정으로 촉발됐다. 고법은 2018년 당시 대학생 시위로 폐지됐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30% 할당제' 부활을 결정했다.

이에 구직난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은 제도 부활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5일 총리 관저를 향해 행진하는 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대

지난달 중순 시위 도중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 충돌로 200여명이 사망하고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대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 비율을 30%에서 5%로 낮추는 중재안을 제시, 시위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후 시위를 주도해온 대학생들은 학생 지도부 석방과 총리의 공식 사과 등을 요구했다가 수용되지 않자 지난달 말 시위를 재개했다.

시위에는 일반 시민까지 가세했고 총리 사퇴 요구가 본격적으로 나왔다.

지난 4일 하루에만 유혈 충돌로 100명 가까이 숨져 이번 사태로 모두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장수 여성 국가지도자로 꼽히는 하시나 총리는 올해 1월 야권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 승리로 5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그는 반독재 투쟁과 투옥 등을 거쳐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 2001년 7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이후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등으로 실각했고 절치부심 끝에 200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 2009년 1월부터 총리에 복귀해 4연임했다.

집권 기간 방글라데시 경제를 끌어올린 것은 공으로 평가받지만, 야권과 서방은 그가 권위주의적 통치로 반대파와 인권을 탄압한다고 비판해왔다.

'반정부시위 유혈진압' 방글라 총리 사임·도피…군 "과도정부"(종합2보) | 연합뉴스 (yna.co.kr)

 

'반정부시위 유혈진압' 방글라 총리 사임·도피…군 "과도정부"(종합2보) | 연합뉴스

(뉴델리·자카르타=연합뉴스) 유창엽 박의래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 격화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결...

www.yna.co.kr

'비운의 국부 딸·민주투사'서 '독재자'로 퇴장한 방글라 총리

지난 1월 7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수도 다카의 한 투표소에서 총선 투표에 참여한 뒤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고 있다.

대규모 유혈 사태를 불러온 반정부 시위로 자리에서 물러난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는 암살당한 국부(國父)의 딸로 한때 방글라데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지만 장기 집권 끝에 결국 '독재자'라는 오명을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5일(현지시간) 사임을 선언한 하시나 총리는 1947년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났다. 당시는 동파키스탄으로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기 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벵골 민족주의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으로 방글라데시 '건국 아버지'로 불린다.

1975년 군부 쿠데타가 터졌고 라흐만 전 대통령과 가족은 모두 군에 의해 처형됐다. 유럽에서 유학 중이던 하시나 총리와 그의 여동생 셰이크 레하나는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시나 총리는 영국과 인도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1981년 고국으로 돌아와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현 집권당인 아와미연맹(AL)을 이끌며 반군부 민주화 투쟁을 벌였고 군부에 의해 여러 차례 투옥과 가택 연금을 당했다.

군부에 맞서 민주화 상징으로 떠오른 하시나 총리는 결국 1996년 선거에서 승리하며 40대 여성 총리에 올랐다.

5년간 정권을 이끈 하시나 총리는 2001년 총선에서 패하며 정권을 내줬지만, 절치부심 끝에 2009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재집권에 성공했고, 올해 초 총선까지 4연속 승리하며 장기 집권하게 됐다.

그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총리를 지낸 시기를 포함하면 약 21년을 집권, 가장 오래 권력을 잡은 선출직 여성 지도자로 꼽힌다. 장수 여성 국가 지도자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2005∼2021년)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1979∼1990년)를 압도한다.

하시나 총리는 재임 기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몰아내고 세속주의를 표방하며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의류 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을 연 6∼7%대로 끌어올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방글라데시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방글라데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천688달러(약 367만원)로 파키스탄은 물론 인도보다도 높다.

2017년에는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다며 탄압받던 로힝야족 70여만 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여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았다.

훼손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하시나 전 총리 벽화

하지만 야당 등 정적을 탄압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1월 총선은 불공정 선거를 주장하는 야당의 보이콧 속에 치러졌고, 투표율은 지난 총선의 절반 수준인 약 40%에 그쳤다.

하시나 총리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경제도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만큼 어려워져 민심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가 불만 가득한 민심에 불을 댕겼다.

1971년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를 대상으로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은 2018년 대학생들 시위로 없던 일로 됐는데, 지난달 다카 고등법원이 정책 폐기 결정을 무효로 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외견상 사법부가 나선 것이지만 사법부는 '정부 거수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하시나 총리가 지지 세력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는 주장이 확산하며 대규모 대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하시나 총리는 시위대를 독립 전쟁 당시 파키스탄 군에 협력한 라자카르 군에 비유하면서 강경 진압을 지시했고, 약 200명이 사망했다.

이후 대법원의 '할당 규모 5%' 절충안에 시위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총리 사과 요구 등이 수용되지 않자 하시나 총리를 '독재자'로 비난하며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재개됐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는 사퇴를 거부한 채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며 강경 진압을 지시했고, 결국 또다시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노동계와 문화계 등 각계가 시위에 동참했고, 특히 지난달 시위에서는 정부 편에 섰던 군이 이번에는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선언한 게 하시나 총리에게는 결정타였다.

결국 그는 군 헬기를 타고 관저를 빠져나가 해외로 피신했다.

민주화 투쟁으로 민심을 얻어 권력을 잡았던 하시나 총리가 국민 목소리를 '반국가' 또는 '테러' 행위로 규정하면서 거듭 무력 진압을 지시한 것이 결국 완전히 민심을 잃는 자충수가 됐다.

5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시민들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사임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