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파키스탄-이란 미사일 충돌… 이유는 무엇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본문

Guide Ear&Bird's Eye/파키스탄

파키스탄-이란 미사일 충돌… 이유는 무엇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CIA bear 허관(許灌) 2024. 1. 20. 06:30

파키스탄이 18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주 내 무장세력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지역을 공습해 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아침 “이란 내 (무장세력의) 특정 기지에 대해 고도로 잘 조정된 군사 공격”을 시행했다고 설명했으며, 파키스탄 군 당국은 “첩보를 기반으로 작전을 펼쳐 테러 조직이 사용하는 은신처를 성공적으로 공격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파키스탄의 행동은 이란이 지난 16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내 극단주의 무장 단체 ‘자이시 알-아들’의 은신처로 알려진 곳에 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것이다.

파키스탄 외무부에 따르면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여아 3명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일에 대한 항의로 자국의 이란 대사를 소환 조치했다.

그런데 이러한 미사일 주고받기에도 이란과 파키스탄은 상대국을 겨냥한 공격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양국 모두 상대 국가 영토에서 활동하는 발루치 민족주의 무장 단체들을 노린 것이라고 말한다.

파키스탄의 공격에 대해 알려진 바는?

파키스탄 군이 이란 내 시스탄-발루치스탄주를 공격한 이후 무너진 건물 잔해 근처로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첩보를 바탕으로 이란과의 국경 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파키스탄 내부에서 테러 활동을 벌이는 ‘발루치스탄 해방군(BLA)’과 ‘발루치스탄 해방 전선(BLF)’의 기지를 목표로 삼은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에 자살 무인기, 로켓포, 미사일 등이 동원됐으며, “부차적인 피해”를 막고자 극도로 주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측은 이번 성명서를 통해 해당 기지를 장악한 “테러리스트”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한편, 자국의 군대는 언제나 나라의 안전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탄-발루체스탄주의 알리 라자 마르마티 치안총재보는 이란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 5분경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1800km 떨어진,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사라반 인근 지역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발루치스탄 해방군’, ‘발루치스탄 해방전선’, ‘자이시 알-아들’의 정체는?

이란과 파키스탄의 공격 위치를 표시한 지도

 

지난 수십 년 동안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선 몇몇 발루치 분리주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파키스탄의 보안군, 경찰 및 주요 시설을 노린 여러 공격 행위의 배후를 자처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조직이 알라 나자르 발로치 박사가 이끄는 ‘발루치스탄 해방전선(BLF)’과 바시르 젭이 이끄는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다.

그리고 이 두 무장 세력과 연관된 조직원들이 지난 몇 년간 이란으로 숨어들었다는 게 파키스탄 당국의 주장이다.

한편 이번 공습 이후 BLF는 이란 내 기지가 있다는 의혹 및 조직원들이 부상당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발루치스탄 막란 지역과 그 일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BLF는 최근 몇 차례 파키스탄 보안군을 노린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다. 일례로 2022년 1월, BLF가 발루치스탄 과다르시 소재 파키스탄군 검문소를 공격해 파키스탄 군인 1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게다가 BLF는 이 지역 이주 노동자 및 주민들도 공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알라 나자르 발로치 박사(왼쪽)와 바시르 젭(오른쪽)

 

 

한편 분리주의 성향의 BLA는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첫 임기였던 1970년대 초, 발루치스탄에서 파키스탄 당국에 대항한 무장 반란이 발발하며 생겨났다.

이후 군인 출신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이 된 독재자 무함마드 지아울하크가 발루치 민족주의 지도자들과 협상하면서 무장 반란은 잠시 중단됐으며, BLA의 활동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2001년 집권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 시절, 발루치 민족주의 지도자인 나와브 카이르 바흐쉬 무리가 파키스탄 고등법원 판사 살해 혐의로 체포되면서 다시 갈등의 불이 붙었다.

2000년에 들어서며 발루치스탄 내 여러 정부 시설과 파키스탄 보안군에 대한 공격이 연이어 발생하였으며, 폭력 사태는 이후 계속 확대되며 발루치스탄 내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BLA는 이러한 공격 대부분에 대해 배후를 자처하고 있으며, 이에 2006년 파키스탄 정부는 BLA를 금지 단체로 지정했다.

아울러 BLA는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 프로젝트에도 반대하는 입장으로, 최근엔 파키스탄에 있는 중국 관련 목표물도 자살 폭탄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국 관련 공격 중 BLA가 처음으로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한 사건은 2018년 8월 발루치스탄 달반딘 지역 근처에서 발생했다. 당시 금, 구리 광산의 중국인 노동자들을 태운 버스가 공격당했는데, 폭탄 테러범만 사망했다.

또한 BLA는 2018년 11월 파키스탄 카라치 주재 중국 영사관 공격도 자신들이 저지른 짓이라고 주장한다. 무장 괴한 및 자살 폭탄 테러범 3명이 저지른 해당 사건으로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훈련 장면. 이번에 파키스탄의 무장 단체 기지에 발사한 미사일과 유사하다

 

한편 ‘정의와 평등의 군대’라는 뜻의 ‘자이시 알-아드’는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무장 단체로,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 내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의 “수니파 권리 수호자”를 자청한다.

지난 16일 이란의 파키스탄 영토를 향한 미사일 공격의 목표가 바로 이들의 근거지였다.

자이시 알-아드는 과거 이란 보안군을 노린 여러 공격(주로 시스탄-발루체스탄에서 발생)의 배후를 자처하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이시 알-아드를 지원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보 당국은 자이시 알-아들이 2005년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을 노린 사건과도 관련 있다고 본다.

지난 2009년, 이란은 자국 보안군에게 폭탄을 투척하고 영국과 미국의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혐의로 자이시 알-아들의 우두머리인 압돌말렉 리기를 체포했다. 1년 뒤인 2010년, 리기는 이란에서 교수당했다.

당시 이란에서 근무하던 파키스탄 출신 외교관 모하마드 아바시는 파키스탄이 리기의 체포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왜 지금인가?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과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의 위치

 

이 분야 전문가인 사예드 모하마드 알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란은 내부적으로는 물론 동맹체인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로부터도 작전 수행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는 이란의 이번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 영토로의 미사일 공격은 내부 문제 및 중동 정세에 대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함이라고 봤다.

아울러 알리는 이란이 이러한 공격이 일어나던 날 밤 파키스탄과 이란 관료들이 따로 만난 건 사실이나, 파키스탄은 까닭 없이 이란의 공격을 받게 됐고, 이로 인해 2일 뒤 보복 조치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소재 ‘뉴 라인스 전략 및 정책 연구소’의 캄란 부하리 박사는 “파키스탄은 이란이 이라크에 자주 하는 행동을 자국에 하도록 놔둘 수 없기에 이번에 보복하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고 봤다.

한편 파키스탄 콰이드-에-아잠 대학의 콴델 압바스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파키스탄 모두 양국의 국경 지역에 분리주의자 및 무장세력들이 위협적인 지역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압바스 교수는 이란과 파키스탄 모두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양국이 상대국의 동의를 얻어 서로의 국경을 넘어 무장세력에 대한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봤다.

압바스 교수는 무장 폭력과 인신매매, 마약 밀수 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2013년까지만 해도 이란과 파키스탄 사이의 1000km에 달하는 국경엔 군인이 배치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 모두 모두 이란이 목표로 삼았다는 자이시 알-아드를 위협 요소로 간주하고 있으며, 현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전개는?

파키스탄인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과 파키스탄을 예의주시하는 관측통들은 최근 양국 간 긴장이 이 지역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하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의 1차전은 끝났고, 이제 공은 다시 한번 이란 쪽으로 넘어갔으며, 이란이 파키스탄의 이번 (보복)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진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하면서도 양국의 적대 행위가 중단되리라 전망했다.

부하리 박사는 파키스탄이 이란 영토에서 이란인들이 아닌 반(反)파키스탄 무장 단체를 겨냥한 행위는 파키스탄이 추가 확전을 일으키지 않고 적정선에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나, 추가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키스탄 출신 언론인이자 분석가인 바키르 사지자드는 양국 간 긴장이 추후 더 고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지자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이란에 기반을 둔 무장 단체를 향해 반격한 이후인 지금, 양국 간 긴장이 갑자기 완화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강경파들은 파키스탄에 대한 보복을 주장할 것입니다. 양국 간 불신 확대는 발루치스탄 지역에서 양국 간 새로운 교전의 물결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이미 복잡한 이 지역의 안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이란 미사일 주고받기 … 이유는 무엇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BBC News 코리아

 

파키스탄-이란 미사일 주고받기 … 이유는 무엇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BBC News 코리아

이란과 파키스탄이 테러 조직의 기지를 소탕한다며 상대방 영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폭력 사태의 이면에 자리한 사건과 향후 전개 방향을 살펴봤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