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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해상 ICBM 발사..."정찰기 트집 대미 도발" 본문
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2일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2일 오전 9시59분께 발사돼 오전 11시13분께 낙하했으며 최고 고도는 6천㎞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5일 미한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쏜 이후 27일 만이며,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입니다.
일본 정부의 발표가 맞다면 이번 ICBM의 비행시간은 74분으로 작년 3월 24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종전 역대 최장 시간인 71분을 넘어섰습니다.
또 30∼45도인 정상각도 발사 시엔 1만5천㎞ 이상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입니다.
최고 고도 등으로 볼 때 이번 ICBM은 신형 고체연료인 ‘화성-18형’보다는 액체연료인 ‘화성-17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화성-17형’의 경우 과거 6천㎞ 이상 올라간 적이 있지만 ‘화성-18형’은 지난 4월 시험발사 당시 정점고도가 3천㎞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그러나 화성-18형 성능을 높여 발사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제원 등을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화성-18형’의 최초 시험발사 결과를 토대로 두 번째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맞게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발사하면서 지속적으로 개발, 발전 시켜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현지에서 화상으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며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간, 그리고 한국이 독자적으로 취할 군사ㆍ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하라” 당부했습니다.
또한 “북한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진 것”이라며 “나토 회의 등 계기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속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미 전략정찰기의 한반도 부근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아 일으킨 도발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지난 10∼11일 미 정찰기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세 건이나 발표하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담화를 이틀 연속 발표하면서 미 정찰기가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모종의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이번 ICBM 발사가 미 정찰기를 향한 직접적인 군사 위협은 아닐 수 있지만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량을 과시함으로써 대미 압박 효과를 노렸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도발은 첫 군사위성 발사 실패로 인한 북한 최고지도부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단순히 정찰기 자체를 목표로 한 내용이었다면 요격미사일을 근방에 쏜다거나 단거리 미사일로 비행장을 겨눌 수 있는 사거리를 쏜다거나 이 정도가 대응급이 되는데 ICBM을 쐈단 말이에요. 대미용으로만 설정된 큰 무기체계란 말이에요. 아마 그런 자신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서 위축된 것들 체면 구긴 것을 만회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들고.”
홍 실장은 북한이 미 정찰자산의 공해상 활동을 구실로 ICBM 도발을 한다는 것은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며, 한국 군 당국이 서해상 추락한 북한의 정찰위성을 인양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공식 평가함으로써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북한 최고 지도부의 심기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도 북한의 이번 도발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대한 국면전환용 조치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ICBM 발사를 비롯해서 시선을 자꾸 외부로 돌리려는 시도들은 북한의 내부 상황이 그만큼 불안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 리스크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부적인 비난을 통해서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이고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오는 27일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을 앞두고 긴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에서는 대규모 전승절 열병식 준비 정황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는데 대미 도발에 나섬으로써 내부 결속과 주민 단속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겁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긴장을 막 고조시키고 그래야 북한 주민을 다잡고 내부결속을 하고 김정은에게 충성을 유도하고 더구나 이번 열병식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된 외부환경이 돼야 김정은이 관련된 메시지를 내놔야 하고 어쨌든 인위적으로라도 긴장을 조성을 할 필요가 있는 거거든요.”
이와 함께 이번 도발은 미한 정상의 `워싱턴 선언' 이후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강화에 대한 반발의 성격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북한 ICBM급 미사일, 비행시간 과거 최장 74분
방위성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59분경, 북한의 수도 평양 근교에서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급의 미사일 1발이 동쪽으로 발사됐습니다.
미사일은 오전 11시 13분경에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약 250킬로미터 해상인 일본의 EEZ, 배타적경제수역 바깥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까지 피해 관련 정보는 없습니다.
미사일의 비행 시간은 약 74분으로,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에서는 가장 긴 시간입니다.
또한 비행 거리는 약 1000킬로미터, 최고 고도는 약 6000킬로미터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며 일반적인 각도보다 높은 ‘로프티드 궤도’로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방위성은 탄두 무게에 따라서는 사거리가 1만5000킬로미터를 넘어 미국 전 지역이 사정권 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위성에 따르면 북한이 사거리 5500킬로미터 이상 되는 ICBM급의 가능성이 있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올해 4월 13일 이후 처음이며 이번이 14번째입니다.
또한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물체를 발사한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이며 올해 들어 12번째입니다.
방위성은 발사 목적을 분석함과 동시에 경계와 감시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조선 ICBM급 미사일, 비행시간 과거 최장 74분 | NHK WORLD-JAPA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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