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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회, '아이 동반 금지' 규정 유지 본문
영국 하원 의원들이 아이를 의사당에 데려오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의회 절차위원회가 판단했다.
앞서 지난해 노동당의 스텔라 크리시 의원은 자녀를 의회에 데려올 수 없다는 지시를 받자 이와 관련된 규정에 대한 리뷰를 요청했다.
이후 의회 내 아이 동반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영국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의사절차위원회는 해당 규정을 리뷰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하원 토론회에 아이를 동반할 수 없는 "오랜 관행"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리뷰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적절한" 수준의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크리시 의원은 이번 결과에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앞서 "육아와 의정 생활이 양립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위원회에 외부 의견을 수렴하라고 권했지만, 위원회는 단 한 명의 외부인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구시대적인 규칙을 고수하는 의회에 싫증난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다지 놀랍지는 않습니다. 변화는 현상 유지가 아닌 외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때 도래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의회 절차위원회를 이끄는 보수당의 카렌 브래들리 의원은 " 사람들은 의회가 아이들에게 적당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의원들에게 전했다.
"의원들은 아기와 시간을 보내고, 부모가 되기 위해 적응하기를 원합니다. 아이 동반 출근이 언젠가부턴 마치 표준이 돼버렸는데, 사람들은 의회에 오기 위해 아이까지 동반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죠."
그러나 브래들리 의원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아이를 데리고 하원에 출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단 미리 절차위원회 회장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아이 동반' 논란은 지난 11월 크리시 의원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들과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크리시 의원은 앞서도 자녀를 하원 의사당에 데려간 적이 있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 후 규정상 아이를 토론에 동반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에 대해 크리시 의원은 하원의장에게 해당 규정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절차위원회는 해당 규정은 의원들이 토론을 "참관하고, 안건을 발의하고, 발언하거나 중재하는 상황"을 위해 남아 있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위원회는 아이 동반에 대해선 "사실상 재량권을 행사할 것이며, 이를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아이를 돌보는 동안에는 토론 등의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보수당의 또 다른 여성 의원인 앨리샤 컨스는 하원이 "아기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직장에서도 업무 중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특히 최고 경영자와의 회의, 신규 고객에게 발표할 때 또는 주주들 앞에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둘째 아이를 출산한 러틀 랜드-멜튼 구의 컨스 의원은 절차 위원장의 재량권이 남용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이 동반 논란과 관련해 상당한 압박을 견뎌야 했습니다. 절차위원회가 아이 동반을 허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진 않을지 염려스럽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국민당의 커스틴 오즈월드 의원은 절차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유색인종이나 젊은이들이 의회에 입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아이 동반 문제에 대해서 절차위원회와 소통한 사람은 스텔라 크리시 의원과 알리시아 컨스 의원 둘뿐 이다.
한편 이번 결정이 SNS를 뜨겁게 달군 가운데, 브래들리 의원은 관련 논쟁이 "지나치게 부정적" 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 동반 사안이 " 좀 더 이성적인 환경"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기회 (Brexit Opportunities) 부서의 제이콥 리스-모그 장관은 의회에 아이를 동반하길 원하는 의원들의 심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원의원도 결국은 직장입니다. 이 문제는 각자의 사정과 이들의 필요사항을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육아와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아이를 동반하고 출근한 첫 의원은 조 스윈슨 전 자유민주당 당수로 알려졌다.그는 2018년 하원에서 열린 토론에서 아들을 안고 등장했다.
영국 의회, '아이 동반 금지' 규정 유지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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