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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체면 세울 방법을 고민 중인 푸틴 대통령' 본문

흑해 주변국/우크라이나

우크라 전쟁: '체면 세울 방법을 고민 중인 푸틴 대통령'

CIA Bear 허관(許灌) 2022. 3. 19. 23:07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파괴한 러시아 탱크

최악의 전쟁도 결국 끝이 있다. 그리고 때론 세계 대전이 끝난 1945년 때처럼 유일한 결과는 사력을 다한 싸움이다. 전쟁은 대부분 그 누구도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협정으로 종결된다. 이로써 최소한 유혈사태는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종종, 가장 최악의 갈등을 거쳤음에도 양측은 서서히 예전처럼 적대적인 관계도 회복해 나간다.

운이 따라준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이와 같은 과정을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 간의 앙금,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분노는 아마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양측 모두 평화를 원하며 평화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마을은 엄청나게 파괴됐으며,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따르면 두 차례의 체첸 전쟁에서 이미 잃은 것보다 더 많은 인명과 물자를 잃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주장은 검증하기 어렵다.

그러나 양측은 자칫 자신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평화협정에 선뜻 서명하려 들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제 체면을 구기지 않을 방법을 모색 중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외교 전문가로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서라면 분명 자신과 자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기꺼이 하고자 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한 지방이 아닌 하나의 통일된 독립국으로서 심각한 이번 위기를 이겨내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애당초에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지방 지역으로 귀속시킬 수 있다고 믿는 듯 보였다.

푸틴 대통령에게 이제 중요한 것은 승리 선언이다. 크렘린궁 관료들이 이번 불필요한 침략으로 러시아도 한 방 먹었다고 생각하든, 진실을 아는 러시아 국민의 20% 정도가 푸틴이 자신만의 환상에 빠져 전쟁을 감행했지만 사실 패배한 것임을 알게 되든 말이다.

이번 전쟁은 여전히 국영 TV의 보도를 절대적으로 믿는 나머지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활용될 것이다. 러시아 국영 TV 뉴스 생방송 도중 비상하게 용감한 방송국 직원인 마리나 오브시아니코바 같은 인물이 뛰어들어 시청자들에게 이 모든 것이 선전 선동이라고 외쳐도 여전히 믿는 국민들 말이다.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 대다수 눈에 그럴듯해 보이면서도 이 끔찍한 전쟁에서 발을 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확언을 받아내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우크라이나 헌법에까지 명시하며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미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할 의사가 없다는 확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달라는) NATO가 들어 줄 수 없는 요청을 한 뒤 거절당하자 실망했다며 NATO를 비판하면서, 또한 NATO가 이런 식이라면 실제로 가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들으라는 듯한 발언을 이어 나가며 러시아의 이런 요구에 대해 이미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런 행보는 현명하고 똑똑하며 정치적이다. 이보다 더 좋은 수가 있을까. NATO는 쉽게 무마할 정도의 비난을 받고 우크라이나는 원하는 대로 행동할 자유를 얻는 것이다.

여기까진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유럽연합(EU)) 가입을 추구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야망은 교묘히 처리하기 더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 NATO 가입만큼이나 적대적이지만 우회적인 방법도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바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존중한다며 직접 서명했던 우호·협력 조약을 깡그리 무시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완전히 탈취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어떤 식으로든 지난 2014년의 크림반도 합병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거의 사실상 러시아 지배하에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지역들과 어쩌면 더 많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고집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39년,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최고 권력자는 한때 러시아 연방 일부였던 핀란드를 침공했다. 현재인 2022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생각했던 것처럼 스탈린은 소련군이 곧 승전보를 올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연히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던 스탈린의 측근 장교들은 그가 옳다며 약속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스탈린의 예상은 빗나갔다. 소련과 핀란드 간의 겨울 전쟁은 1940년까지 계속됐다. 소련군은 굴욕을 당했고, 핀란드는 초강대국에 저항하며 정당한 국가적 자부심을 얻었다.

스탈린과 푸틴과 같은 독재자의 마치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려는 야욕 때문에 국가는 영토를 잃었다. 하지만 핀란드는 가장 중요하고 불멸한 것을 지켜냈다. 바로 자유로우며 자기 결정권을 지닌 조국이다.

현재 상황을 미뤄볼 때 수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푸틴의 군대를 약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또한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푸틴의 군대가 수도 키이우와 다른 여러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점령하지 못한다면 우크라이나는 1940년 핀란드가 그랬던 것처럼 주권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다.

물론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빼앗기는 것은 쓰라리고 정당하지 않으며 매우 부당한 손실일 것이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완전한 승리를 원한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무기를 휘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