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우크라 전쟁: 젤렌스키 만나러 목숨을 건 열차에 탄 유럽 정상들 본문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란드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까지 길고 위험한 열차 여정을 감행한 유럽 3국(슬로베니아, 폴란드, 체코) 정상들의 용기를 높게 평가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키이우에 도착해 15일(현지시간) 저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번 방문은 폴란드의 제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알라 체코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피알라 총리는 회담 후 트위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싸움을 존경한다"라고 적으며 "우크라이나가 우리의 삶을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 국가들이 곁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만약 우크라이나를 잃는다면 유럽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유럽은 패배하고 굴욕적이며 한심한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3국 총리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을 방문한 첫 국가 정상들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분의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의 표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포함해 러시아에 "엄청난 손상을 가하는" 제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 중 들린 폭발음
수도 서쪽 외곽의 전장에서 퍼지는 큰 폭발음은 회담 도중에도 들렸다.
EU는 이들 3국 정상들이 특별한 임무나 권한을 갖고 키이우로 간 것은 아니지만, 지난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이미 EU 정상들은 해당 방문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마르친 프시다츠 폴란드 외무차관은 이번 여정이 위험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선 가치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해당 방문을 미리 고지받았다고도 전했다.
카티야 애들러 BBC 유럽 에디터는 정상들이 폴란드 군용기로 이동한다면 러시아가 위험한 도발로 간주할 여지가 있으므로 열차로 이동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정상의 열차가 언제 바르샤바로 돌아올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자국 상공을 비행 금지 구역 설정해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NATO는 거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NATO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수년간 문이 열려있다는 얘길 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가 가입할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 이것이 진실이고 인정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이제 이를 이해하고 우리를 돕는 파트너국과 또 스스로에 의지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한편 키이우에선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지난 15일에만 최소 5명이 사망했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은 15일 20시~17일 7시 사이 통행을 금지했다.
클리츠코 시장은 현재 키이우는 어렵고 위험한 순간을 맞고 있다고 밝히며 "그렇기에 모든 키이우 시민들에게 이틀간 집에 머물기를, 혹 사이렌이 울리면 대피소에 머물기를 요청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 3국 정상 외에도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의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당수도 여정에 함께 했다. 폴란드 정부는 카친스키 당수의 쌍둥이 형제인 고 레흐 카친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또한 지난 2008년 여름 러시아의 침공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조지아를 방문한 사실을 강조했다.
키이우에서 열린 회의에서 폴란드 대통령은 군사력을 갖춘 국제평화유지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3국 정상들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슬로베니아 총리는 지난주 EU가 우크라이나에 결국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얀 리파프스키 체코 외무장관은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한 강력하고 중요한 제스처라고 말했다.
리파프스키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곧 유럽의 안보다. 따라서 우리는 끔찍하게 야만적인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도와야 한다"라고 밝혔다.
'흑해 주변국 > 우크라이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크라 전쟁: '체면 세울 방법을 고민 중인 푸틴 대통령' (0) | 2022.03.19 |
---|---|
국제사법재판소, 러시아 군사침공 중단 명령 (0) | 2022.03.17 |
바이든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 2억 달러 승인 (0) | 2022.03.13 |
젤렌스키 "러시아군 격퇴중, 승리 확신"...푸틴에 정상회담 제안 (0) | 2022.03.13 |
프랑스∙독일 정상,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 (0) | 202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