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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미 공군, 괌에 B-1B 폭격기 4대 배치 본문

Guide Ear&Bird's Eye/유엔평화유지군(연합군-한국 국방부,NATO)

미 공군, 괌에 B-1B 폭격기 4대 배치

CIA Bear 허관(許灌) 2020. 5. 5. 20:02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2 대가 미국 와이오밍주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공군이 B-1B 전략폭격기를 괌에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 공군은 지난 1일 성명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훈련과 "전략 전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B-1 전략 폭격기 4대가 괌에 있는 앤더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B-52 폭격기는 지난 16년간 괌에 주둔해 임무를 수행하다 미 본토로 돌아갔는데, B-1B 폭격기의 괌 배치는 이들의 대체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 전략 폭격기 B-1B는 현재 미 공군 태스크 포스(TP)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괌 기지 배치는 세계 각지로 이동해 "작전의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미 공군은 B-1B 폭격기가 얼마나 괌에 배치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공군은 지난 4월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의 B-1B 랜서 2대를 남중국해 상공으로 보내 30시간 왕복 비행 훈련을 했습니다.

미 공군은 F-16 전투기와 일본 공군 전투기 등과도 함께 훈련했습니다.

한편 B-1B가 괌으로 돌아온 것은 미국이 북한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2017년, 한국과 일본 공군과 함께 여러 번 비행 훈련을 한 지 약 2년 5개월 만입니다.

VOA 뉴스

미 국방부 “B-52 폭격기 본토 재배치, 전략 변화 일환”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괌 해안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최근 괌에 있던 B-52H 전략폭격기들이 미 본토로 재배치하게 된 배경을 두고, 국방부는 필요한 시점과 속도에 따라 전개하기 위한 전략 변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전직 군 고위관계자들은 전략폭격기 노후화에 따른 현실이 반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전략폭격기 B-52H 5대가 괌에서 미 본토로 재배치된 점을 두고, “미 본토에 상시로 두면서, 더 넓은 범위의 해외지역에서 필요할 때, 더 뛰어난 ‘작전 복원력’을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진 배치시키기 위한 접근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 VOA 서면질의 답변] “The United States has transitioned to an approach that enables strategic bombers to operate forward in the Indo-Pacific region from a broader array of overseas locations, when required, and with greater operational resilience, while these bombers are permanently based in the United States.”

국방부 “전폭기 본토 상시 배치 뒤 필요에 따라 전진배치”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속도 따라 전개할 것”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관련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의에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은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속도에 따라 계속해서 괌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 VOA 서면질의 답변] “The United States has transitioned to an approach that enables strategic bombers to operate forward in the Indo-Pacific region from a broader array of overseas locations, when required, and with greater operational resilience, while these bombers are permanently based in the United States.”

그러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상호운용성을 구축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도록 하는 모든 훈련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 VOA 서면질의 답변] “We will maximize all opportunities to train alongside our Allies and Partners to build interoperability and bolster our collective ability to support a free and open Indo-Pacific. We continually reassess our oversea posture and adjust to meet the requirements of the Joint Forces and combatant commanders as well as our treaty commitment.”

또 미국은 계속해서 해외 미군 배치 태세를 재평가하면서, 합동군과 통합전투사령관들 뿐 아니라 동맹들과의 방위 공약 요구 조건에 맞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뎁튤라 전 참모본부장 “기체 노후화·예산부족 현실 반영”

“적성국들에 배치 예측 못하도록 하는 전략적 고려도”

미 공군본부 초대 정보·감시·정찰 참모본부장을 지낸 데이비드 뎁튤라 공군협회 소속 미첼인스티튜트 회장(예비역 중장)은 20일 VOA에 “이번 결정은 미군의 전략폭격기 노후화와 예산 부족에 따른 신중한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역 시절, 전략폭격기의 괌 상시 배치안(CBP)을 성사시킨 당사자인 데튤라 전 참모본부장은 “괌 상시 순환 배치안을 도입했던 2004년에 비교해 현재 미 공군 전략폭격기 운용 조건들이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뎁튤라 전 참모본부장] “Because when I initiated the idea of a rotational bomber presence in Guam in 2004, US bomber force was in much, much better condition than it is today. In 2004, the United States had 181 bombers. With the FY 2021 budget plans in place, the United States will go down to a total of 140 bombers. That's a 23% reduction.”

2004년 미군이 보유하고 있던 181기의 전략폭격기는 2021년 국방 예산 계획에 따라 23% 감소한 140기로 줄게 됐으며, 공급 부족과 수요 급증에 대처하기 위한 셈법이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뎁튤라 전 참모본부장은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는 전략적 고려도 반영돼 있다며 “적성국들이 단순히 미군이 어디에 배치될지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동적 병력 전개’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 뎁튤라 전 참모본부장] “ And part of that strategy shift means putting potential adversaries in a position where they simply cannot predict where or when US forces will be positioned. That element of the strategy is known as ‘Dynamic Force Employment’ and it's been in the works for some time. A bombers will still deploy to Guam into other locations in the Pacific perhaps, but they will be less predictable as to when or where they deploy.”

또 뎁튤라 전 참모본부장은 1기의 B-2나 2기의B-1 전략폭격기를 미 본토에서 출격시키더라도 하루 안에 미 항모 전단과 동등한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체적 억지력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대응 시간 차는 위험 요소”

“김정은, 주한미군 철수 실현 기회로 잘못 해석할 수도”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VOA에 “미군의 역내 신속 배치 전략 변화의 일환”으로 평가하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는 일절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략폭격기의 괌 상시 전진 배치는 불과 몇 시간 내 역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 굉장한 유연성을 제공해왔지만, 향후 필요 상황에 따라 임시적으로 미 본토에서 전진기지로 전개된다면 대응시간에 분명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The difference of course, is when you're stationed already in the western Pacific at Guam as the best example then your ability to respond to anything in a matter of hours in the western Pacific gives you a great deal of flexibility. If it's on a temporary deployment basis in periods of time that there is not a force deployed forward, the responsiveness is definitely different. And there's a degree of risk that comes from that. But that is what the Pacific commander and the US Strategic Command commander will be working out to try to keep that risk to a minimum.”

전략폭격기의 대응시간이 늦어지는 대목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미 태평양사령관과 전략사령관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이 같은 전략변화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며, “2018년 이후 전략자산이 북한 주변에 전개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내 미군 철수를 실현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할 수 있는 기회로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t's not clear to me how Kim Jong-Un will read this… If he views this as one step in the direction of US withdrawing from the region then he may see an opportunity to be adventurous. If there was communication between North Korea and United States before this happened, and it has conveyed to North Korea that this was also part of reducing tension and the North Korean perception of hostility, then it could be advantageous as Kim Jong-Un might find that as a positive step. So It's really not clear what the communication was at this point.”

반면 만약에 미-북간에 관련 전략 변화가 북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적대시 정책'과 긴장 완화 조치의 일환이라는 사전 소통이 동반됐다면,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전략폭격기 괌 철수, 무너지는 미 제국주의

1. 코로나로 미국의 위신이 땅에 추락하다

미국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면서 ‘세계 최강국’을 자랑하던 미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한국 시간으로 5월 11일 미국의 확진자 수는 137만 명에 근접하였다. 그 다음으로 많은 스페인의 확진자 수는 26만8천 명으로 미국의 20% 수준이다. 미국의 사망자 수도 8만 명을 넘어 그 다음으로 많은 영국의 2.5배에 달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단순히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되었다는 이유로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것은 아니다. 

 

서민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값비싼 치료비, 부자들을 위한 극단적 의료 민영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 사설 의료보험 제도 등 낙후한 보건의료 시스템은 미국이 선진국이 아니라 후진국임을 보여준다. 또한 대통령이 전문가를 무시하고 나서서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 ‘살균제를 주사하면 흥미롭겠다’ 같은 무식하고 무책임한 말들을 늘어놓는 등 정치후진국의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다 국민은 휴지와 총기 사재기를 하고 마스크 쓰기를 요구한다고 총질을 하는 등 ‘나만 살면 그만이다’,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극단적 개인주의, 이기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기주의는 국가적으로도 나타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마스크를 중간에 가로채는 해적질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연방정부가 주정부 마스크를 강탈하는 어이없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미국의 추한 몰골은 ‘돈이면 최고’라는 황금만능주의와 부자만을 위한 극단적 양극화 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국민이야 죽든 말든 경제만 돌아가면 상관없다는 정부, 이웃이야 죽든 말든 나만 살면 된다는 국민 등 사회 전반에 찌들어 있는 인명경시사상도 원인이다. 그리고 이 밑바탕에는 사회가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고, 개인도 사회를 위해 자기 것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극단적 개인주의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미국의 황금만능주의, 인명경시사상, 극단적 개인주의 체제가 가진 허약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세계는 미국을 추하고 형편없는 나라로 여기고 배척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크게 주목을 받지 않지만 미국의 군사적 패권도 심각하게 무너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2. 괌에 주둔한 전략폭격기가 본토로 철수하다

4월 16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 5대가 미국 본토로 철수했다. 

 

미군은 괌에 전략폭격기를 순환배치 해왔다. 즉, B-52H 전략폭격기와 B-1B 전략폭격기를 2년 주기로 번갈아 배치하였다. 이를 폭격기연속주둔(CBP) 작전이라 부른다. 따라서 이번에 B-52H가 철수한다면 B-1B가 들어갈 차례다. 실제로 B-1B가 괌에 들어가기는 했다. 그러나 예전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우선 미군이 B-52H가 일시적으로 주둔지를 옮긴 게 아니라 영구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환배치, 즉, 폭격기연속주둔(CBP) 작전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B-1B가 괌에 들어갔지만 고정 배치되었다는 발표가 없다. 미군은 B-1B가 괌에 얼마나 주둔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미국 본토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즉, B-1B는 훈련 등 어떤 임무를 가지고 괌에 임시로 와 있는 것이지 고정 배치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전략폭격기가 괌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중대한 변화다. 

 

3. 괌 기지의 척추가 뽑히다

괌에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괌 미 해군기지가 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 태평양사령부 산하 제36비행단이 주둔해 있다. 이 비행단은 매우 특이하게도 예하에 직접 통제하는 항공기가 없다. 이 비행단은 평시에 앤더슨 공군기지를 유지 관리하면서 기지에 배속된 전략폭격기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 밖에 항공수송사령부 소속 제734항공수송편대 지원도 한다. 따라서 전략폭격기가 철수하고 나면 이 비행단은 딱히 할 일이 없는 상태가 된다. 

 

이 밖에도 RQ-4B 글로벌호크를 운용하는 제319정찰비행단이나 MH-60S 시호크를 운용하는 헬리콥터 해전 대대 25가 있지만 앤더슨 공군기지의 주력은 아니다. 

 

괌 해군기지에는 전략잠수함부대인 15 잠수함대대와 해군특수전1부대 사령부가 있으며 SSN-722, SSN-723, SSN-754, SSN-758 등 네 척의 로스엔젤레스급 핵잠수함이 주둔해 있다. 하지만 이 핵잠수함은 동력을 경수로로 할 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SSBN)은 아니다. 

 

괌 미군기지라고 하면 앤더슨 공군기지, 앤더슨 공군기지 하면 전략폭격기를 떠올릴 정도로 괌 미군기지의 핵심은 전략폭격기였다. 그런데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으니 괌 기지의 척추가 뽑힌 것이나 다름없다. 

 

4. 미 동북아 군사전략의 맥이 빠지다

괌은 미국 동아시아 군사력의 핵심 허브다. 원래 스페인 식민지였던 괌은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결과 미국 식민지로 넘어갔고 미국은 여기에 앤더슨 공군기지와 해군기지를 설치하였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핵심 거점은 괌, 주일미군, 주한미군이다. 주한미군 기지는 아시아 대륙에 붙어있는 유일한 미군기지며 최전방 전진기지다. 주일미군은 한반도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으며 동북아에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미군이다. 괌은 배후기지다. 가장 뒤에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지원해준다. 

 

그런데 괌 기지의 척추가 뽑혔으니 괌 자체도 취약해질 뿐 아니라 주한미군, 주일미군도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전반적인 타격,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배후가 없으니 병사들도 불안해졌다. 배후가 없는 병사는 게릴라, 유격대와 같다. 미국 본토에서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한국까지 건너온 주한미군 입장에서는 미국 영토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들을 뒷받침해주던 괌 기지가 유명무실해졌으니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다. 

 

동맹국들도 불안해진다.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은 크게 전략폭격기발사순항미사일(ALC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나뉜다. 이를 3대 핵우산이라 부른다. 여기서 ICBM은 미국 본토에 있고, SLBM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ALCM은 그동안 괌에 있었다. 그런데 한국, 일본에 가장 가까이 있던 핵우산인 괌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으니 동요하지 않을 수 없다. 

 

작전계획도 바꿔야 한다. 현재 한반도 전면전쟁 계획은 작전계획 5015로 통합되어 있다. 작전계획 5015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작전계획들인 5027, 5026, 5029, 5030 등을 통합하였다고 한다. 이들 기존 작전계획에서 괌의 전략폭격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작전계획 5026에 따르면 북핵시설에 대한 정밀 선제공습을 위해 괌에 배치된 전략폭격기가 출격한다. 그런데 이제는 괌에 전략폭격기가 없으므로 작전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괌 전략폭격기가 없는 작전계획은 기존 작전계획에 비해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큰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 

 

5. 작용과 반작용

그렇다면 미국이 왜 자신의 패권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일단 미국은 이번 조치가 ‘동적 전력 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 DFE)’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8년 국방전략 요약본 표지.  © 미 국방부

동적 전력 전개란 미 국방부가 「2018년 국방전략(2018 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 발표한 새로운 전략으로 전 세계에 미군을 신속하고 단기적으로, 불규칙하게 파견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기존의 해외 주둔 미군처럼 한 곳에 붙박이로 머물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되며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괌 기지의 경우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사드를 배치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 탄도미사일이 쏟아지며 이를 모두 막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값싼 탄도미사일에 고가의 전략폭격기가 사라지도록 방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단 전략자산을 본토에 옮긴 뒤 불규칙하게 중동이나 남중국해 같은 분쟁 지역에 잠깐 보내는 전략을 세웠다. 미군은 새로운 전략을 통해 기존 전략자산을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던포드 미 합동참모총장은 2018년 4월 의회 청문회에서 동적 전력 전개를 통해 적국 지휘부가 미군의 움직임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적 전력 전개의 핵심은 ‘폭격기 전담부대(Bomber Task Force: BTF)’다. 민첩하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려면 군함이나 잠수함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전략폭격기 부대가 열심히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 공군글로벌타격사령부(AFGSC)는 4~5대의 전략폭격기 집단을 묶은 폭격기 전담부대 개념을 다듬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적 전력 전개는 명백한 미국의 후퇴다. 원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포위망을 형성하고 주요 거점들에 전략자산을 배치하는 전략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 러시아의 공격이 두려워 전략자산을 철수했으니 어떤 명분을 붙여도 후퇴는 후퇴인 것이다. 그냥 철수하면 패배를 인정한 꼴이 되므로 가끔 본토에서 나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겠다는 작전을 세웠지만 사실상 집 밖에 나온 생쥐마냥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미국이 이번에 본격적인 동적 전력 전개에 돌입한 데에는 해명이 필요한 문제가 있다. 왜 준비가 미흡한 속에서 서둘러 새로운 전략을 집행하느냐다. 

 

동적 전력 전개의 핵심은 전략폭격기인데 미국은 새로운 전략에 알맞은 전략폭격기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 

 

전직 미 공군 장교인 해리 포스터 텔레머스그룹 부사장은 국방뉴스(Defense News) 5월 4일자 칼럼에서 폭격기 준비상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전략폭격기들이 20년 동안 중동과 태평양에 배치되는 바람에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특히 B-52를 손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게다가 예산 부족으로 B-1 전략폭격기 17대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 해리 포스터 칼럼.  © DefenseNews

이에 따라 미국은 2020년대에 140대의 폭격기만 남았는데 이를 통해 동적 전력 전개 전략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적은 수라는 것이다. 미 공군은 신형 전략폭격기인 B-21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2030년에야 초도작전능력(IOC)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B-2(왼쪽)과 B-21 일러스트  © Mike Tsukamoto

다시 말해 미군 전략폭격기 현황은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갑자기 서둘러 전략폭격기를 철수했다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동북아 군사전략에 근본적 타격을 가한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뭔가 엄청난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개적이고 명시적인 압력은 보이지 않는다.

 

풀리지 않는 의혹은 대게 당사자가 은연중 실토하면서 해명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국방전략에서 미국의 전략적인 상대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전략도 중국, 러시아 때문에 세웠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작 B-52H를 괌에서 철수하면서는 “이번 조치가 대북억제, 즉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을 신경 썼다. 마치 북한 때문에 철수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어떤 작용에 따라 미국이 불가피하게 서둘러 반작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6. 북한이 가한 대미 공세

 

미국이 괌에서 전략폭격기를 긴급히 철수한 것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17년 8월 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성명이다. 이날 북한은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때문에 나왔다. 

 

며칠 후인 8월 14일, 북한 지도부는 전략군 사령부의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해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하였다. 즉, 괌 포위사격 작전을 일시 보류한 것이다. 일시 보류란 언제든 재개 가능하다는 의미다. 북한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괌 포위사격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무력화되기 시작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후 한미연합훈련은 극심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규모를 축소하고 언론 노출을 피해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훈련 이름을 바꾸기도 하고 심지어 미국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까지 등장했다. 이런 편법 운영도 북한의 강력한 경고가 계속되자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중단되고 다만 가끔씩 기습적으로 몰래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상호 군사 운용능력이 저하된다고 우려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과 토머스 스포어 국방연구소장은 10일 군사안보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 공동기고를 통해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는 한미 양국 상호운용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컴퓨터 기반 및 낮은 수준의 훈련을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호운용능력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유영준, 「미 전문가 “한미연합훈련 오래 중단하면 상호운용능력 저하”」, 연합뉴스, 2018.12.12.)

 

김기호 경기대 초빙교수도 “한미연합훈련의 취소-유예는 전시 임무 수행 능력을 명백히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미군 주요 지휘관은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을 구호로 내걸고 있다. 이 구호는 오늘밤 당장 전쟁이 나더라도 잘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강조한다. 연합훈련 취소는 파이트 투나잇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취소되면 한미 공군의 전시임무수행능력은 현저히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김기호, 「한미연합훈련 중단 후폭풍」, 신동아, 2019.1.6.)

 

이처럼 주한미군은 급격히 무력화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무력 완성 때문이다. 

 

2019년 12월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며,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떨 타격을 줄 것이며, 충격적인 실제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선전포고에 가까운, 전쟁이 임박했다는 느낌을 주는 매우 강력한 경고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훈련을 거듭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하순 북한에 친서를 보냈다. 아마도 굉장한 위기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는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소식만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심각한 위협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에 나오지 않은 어떤 군사적 행동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2017년 괌 포위사격 경고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4월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끝으로 북한 지도부가 완전히 비공개 활동으로 넘어갔다. 4월 15일 태양절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보이지 않았다. 전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지도부가 비공개 활동에 돌입하는 것은 전쟁이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상대측은 당연히 전쟁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그 대응으로 다음날 B-52H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시켰다.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한쪽이 후퇴하는 것은 그 전부터 힘의 역량 차이가 누적된 결과다. 하지만 후퇴가 이뤄지는 시점은 보통 그 직전에 어떤 결정적 작전이나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4월 16일 퇴각했다면 4월 12~15일에 굉장히 강한 북한의 압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언론에는 아무 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장관이 4월 24일 “준 전시상황” 발언을 한 것을 보면 무언가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주사기에 비유해보자. 주사기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은 상태에서 피스톤을 엄청난 압력으로 밀면 3가지 중 하나의 현상이 발생한다. 첫째, 압력이 약하면 다시 밀린다. 만약 북한의 압박이 약했다면 미국이 후퇴하지 않고 역으로 북한을 압박했을 수 있다. 둘째, 손가락이 밀리면서 주사기에 들어있던 물이 밖으로 뿜어져나간다. 미국이 버티다 밀려서 결국 전략폭격기를 철수한 것과 같다. 셋째, 주사기가 터진다. 양쪽의 압력이 팽팽해 어느 누구도 밀리지 않는다면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미국도 처음에는 버텼겠지만 전쟁을 피하기 위해 손가락을 뗐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 지도부는 전쟁을 각오하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미국을 향해 엄중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괌에서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지만 북한 지도부는 한동안 비공개행보를 계속했다. 어떤 작전을 계속 펼친 것이다. 다시 공개행보를 한 것은 5월 1일이며 언론에는 5월 2일 나왔다. 

 

아마도 북한 지도부는 이 기간에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은근슬쩍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확실한 정리작업을 하면서, 전략폭격기 철수 다음 단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 조성을 하였을 것이다. 북한의 다음 단계 목표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작업 때문에 B-52H 철수 이후에도 비공개 기간이 더 있었던 듯싶다. 

 

결국 북한 지도부는 첫째,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시키고 둘째, 전략폭격기가 다시 배치되지 않도록 정리작업을 하고 셋째, 다음 단계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등 세 가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비공개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7. 전략폭격기 철수는 미 제국주의 군사패권의 몰락 과정

 

1962년 10월 28일, 소련의 흐루쇼프는 쿠바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의 3차 세계대전 위협에 소련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로 인해 소련은 많은 것을 잃었다. 사회주의권에서 소련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으며 쿠바는 소련을 비난하고 거리를 두었다. 중국은 소련의 정책을 비난하며 대립했고 나중에 중소분쟁까지 발발했다. 제3세계 국가들은 소련에 대한 기대를 접고 독자적인 길을 모색해 비동맹운동을 활성화하였다. 결국 흐루쇼프는 2년 뒤 실각했다. 

 

이처럼 쿠바 미사일 철수는 소련의 국제사회 영향력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이번 미국의 괌 전략폭격기 철수는 이에 비견할만한 중대한 사건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북한의 스마트 작전능력이다. 

 

원래 전쟁을 각오하고 밀어붙이더라도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전략을 최고로 친다. 손자병법에서도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이라고 하였다. 북한은 이번에 전쟁 접경까지 갔지만 영리한 전략을 구사해 전쟁을 하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를 미국식 표현으로 스마트 작전능력이라고 부를 만하다. 

 

북한은 이번 과정에서 어떤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해 직접 어떤 요구나 경고를 하지 않았다. 만약 공개적인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면 미국이 체면 때문에 무모한 반격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공개 압박을 가했기에 미국이 세계 면전에서 체면을 구기지 않고 적절한 명분을 만들어 후퇴할 수 있었다. 북한의 압박은 미국 지휘부나 정경두 국방장관 정도만 느끼고 국민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처럼 북한은 능숙하게 전쟁을 피하며 미국을 몰아갔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지만 퇴로를 열어주고 몰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굉장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추이도 북한의 전략에 따라 대단히 스마트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관심이 간다. 

 

한편 북한의 비공개 압박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힘들어하는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작전이었다. 만약 북한이 공개적 압박을 넣으면서 2017년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면 전 세계 인류가 굉장한 피로를 느꼈을 것이다. 세계 민심을 고려한 효과적인 작전이었다. [친북 신문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 자료]

미 전략폭격기 괌 철수는 제2의 쿠바 미사일 사건

▲ B-52H 전략폭격기  

꼬리를 내린 미국

미국이 4월 16일 전략폭격기 B-52H 5대를 괌 앤더스 공군기지에서 미 본토로 철수했다. 미 군사전문지 ‘성조’는 지난 17일 “미국 공군이 2004년 이후 전략폭격기를 태평양지역에 지속적으로 순환 배치해오던 오랜 관행을 종식했다”면서 “전략폭격기는 미국에 영구 주둔한다”라고 보도했다.

 

괌 미군기지의 주요 전력인 B-52H가 괌에서 철수하자 국내에서 파장이 일었다. 국내 언론에서는 “한반도 핵우산 약화 우려(문화일보, 4월 20일)”, “또다시 고조되는 확장억제 약화 우려(중앙일보, 4월 20일)” 등의 보도를 냈다.

 

언론들은 미국이 B-52H를 철수한 배경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미국의 자체 전략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용이라는 것이고 셋째는 북한과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먼저,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 본토에 상시로 두면서, 더 넓은 범위의 해외지역에서 필요할 때, 더 뛰어난 ‘작전 복원력’을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진 배치시키기 위한 접근 변화”라고 B-52H 철수 의미를 설명했다.

 

B-52H가 전략 변화라는 설명은 궁색한 변명이다. B-52H를 순환 배치에서 배제한 후 괌에 상주시키며 별도의 임무를 수행하는 거라면 몰라도 아예 본토로 영구히 철수하는 게 어떻게 “전진 배치”가 될 수 있겠는가.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해서 B-52H를 철수시켰다는 분석도 허무맹랑하다.

 

미국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패권을 유지해왔다. 괌에 배치된 전략폭격기는 태평양 지역 전력의 주축이다. 태평양은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라는 주요국이 있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이런 태평양 지역의 전략무기를 고작 대한민국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문에 철수한다는 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북미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그중 가장 그럴 듯하다. 미 국방부는 B-52H 철수에 대해 “이번 조치가 대북억제, 즉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설명이 오히려 B-52H 철수가 북한과 관련이 있으리라고 짐작하게 한다.

 

그 이유는 미 국방부는 B-52H 철수와 관련해 중국이나 러시아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된 경계 대상이 중국이나 러시아였다면 B-52H를 철수하면서도 중국이나 러시아를 언급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 국방부가 B-52H를 철수하며 신경 쓴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

 

물론, 미국이 단지 북한에 잘 보이기 위해 태평양 전략무기를 철수할 리는 없다. 그렇다면 B-52H 철수는 북한이 미국에 요구한 사항 중 하나였거나 혹은 미국이 북한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선제조치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B-52H 철수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결에서 꼬리를 내린 결과인 것이다.

 

B-52H 철수는 북미 대결에서 큰 시사점을 갖는다. 미국의 전략무기 철수는 북미대결이 북한의 승리로 끝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략무기 철수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소련 영향력 붕괴의 신호탄, 쿠바 미사일 위기

미국과 소련은 자본주의 종주국과 사회주의 종주국으로서 세계를 양분하며 대결을 하고 있었다. 바로 냉전이다. 냉전은 1991년 소련이 해체함으로서 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승기를 잡은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이다.

 

당시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자본주의 나라에 핵미사일을 배치해두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소련 견제를 위해 미사일 기지를 설치한 터키는 모스크바와 약 2,00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2,000km를 날아가는 미사일은 중거리 미사일 축에도 못 들고 준중거리 미사일에 속한다.

 

이런 와중에 1959년 미국의 코앞인 쿠바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다. 미국은 1961년 혁명으로 쫓겨난 세력을 훈련시켜 쿠바를 침공했으나 쿠바 민중에 의해 좌절되었다.

 

쿠바는 미국의 위협에 맞설 힘이 필요했고 소련은 미국을 견제할 수단이 필요했다. 그 결과 소련과 쿠바는 쿠바에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기지 9개를 건설하려고 했다. 소련은 쿠바 미사일기지를 이용하면 중거리 미사일만으로도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었다.

 

쿠바 미사일 기지는 미국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미국도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저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소련은 사회주의 대국이자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쿠바 미사일 기지를 저지하려다 전쟁이라도 나면 미국도 무사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소련에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라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미국은 제3차 세계대전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쿠바가 있는 카리브해를 봉쇄하고 카리브해에 들어오는 선박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 때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며 미국 압박에 나선 소련이 도리어 칼을 거뒀다. 미국이 카리브해를 봉쇄하며 실력행사에 들어가자 소련은 결국 쿠바로 향하던 선박을 회항시키고 쿠바에 있는 미사일과 미사일 기지를 철수시킨 것이다. 소련은 미군이 소련 선박들을 검사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쿠바에 대한 정찰까지 받아들였다.

 

쿠바는 소련에 항의하며 미국과 맞서 싸울 것을 주장했지만 소련은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소련이 미국에 완패한 것이다. 팽팽하던 냉전의 추가 기울어졌다.

▲ 소련과 쿠바는 쿠바 미사일 기지에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었다.  

후퇴의 결과

소련은 쿠바에서 물러난 후 미국에 맞서 힘의 우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렇지 않아도 흐루시초프 집권 이후 친서방 정책을 펴고 있었던 소련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더욱 미국과의 평화공존 정책에 매달렸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다음해인 1963년, 소련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과 핫라인을 설치하고 지하 외의 공간에서는 핵실험을 금지한다는 ‘부분적 핵실험 금지 조약’을 체결했다.

 

소련은 미국과 타협에 나서면서 사회주의권에서 영향력을 점차 잃어갔다.

 

일단 소련은 쿠바와의 관계부터 악화됐다. 미국과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는데 사회주의 종주국이라는 소련이 쿠바를 외면하고 철수해버렸기 때문이다. 쿠바 혁명가 체게바라는 소련은 더 이상 사회주의 종주국이 아니라고 비난했다.

 

사회주의 나라들은 미국에 굴복해 타협에 나서는 소련을 더 이상 믿고 의지할 수 없었다.

 

북한은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인 1962년 12월,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해 국방-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했다. 그 이후 북한에는 소련에 의지하는 정책이 아니라 자주국방 정책을 편 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믿을만한 일도 생겼다.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미군의 정탐선 푸에블로호는 정보를 빼내기 위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 북한은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푸에블로호가 영해 밖으로 나가지 않자 푸에블로호를 나포해버렸다. 그러자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전운이 돌았다. 이때 소련은 북한과 함께 미국을 규탄하는 게 아니라 푸에블로호를 미국으로 되돌려보내라고 북한에 압력을 넣었다. 소련이 미국과의 충돌을 꺼린 탓에 북한더러 굴복하라고 종용한 셈이었다.

 

이렇듯 소련이 미국과의 대결을 피하려다 보니 사회주의 나라들을 지켜주기는커녕 도리어 심각한 마찰을 겪게 되었다.

 

특히 중국과 소련의 갈등이 첨예해졌다. 중국은 소련이 쿠바 미사일기지를 철수하자 수정주의라며 강력히 비난했는데 그러자 소련도 중국을 교조주의라고 비난했다. 그 영향인지 쿠바 미사일 위기와 비슷한 시기인 1962년 10월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전쟁이 일어나자 소련이 중국이 아닌 인도 편을 들었다.

 

또한, 당시 중국은 소련과의 협력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소련이 1963년 미국과 ‘부분적 핵실험 금지 조약’을 맺으면서 중국과 맺었던 원자무기 제작 원조협정을 폐기해버렸다. 소련이 미국과 타협하는 한편 핵독점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훗날 소련에서 브레즈네프가 미국에 타협적이던 흐루시초프를 실각시키고 새롭게 집권했는데도 중소 관계는 회복되지 못했다. 중국과 소련의 신뢰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탓이었다. 1969년에는 중국과 소련 사이에 군사 충돌이 일어나기까지 하였다.

 

이외에도 스페인과 볼리비아, 브라질 등 여러 나라의 공산당에서는 소련의 타협적인 정책에 반발해 분당이 일어났다. 소련에 실망한 많은 나라들은 미국의 편도 아니고 소련의 편도 아닌 ‘비동맹운동’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소련이 쿠바 미사일위기 이후 사회주의 종주국으로서의 영향력을 점차 상실해간 것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B-52H 철수

쿠바 미사일 위기는 ‘힘 대 힘’의 대결에서 밀렸을 때 승자와 패자가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보여준다.

 

이번 B-52H 철수는 미국 판 쿠바 미사일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과의 긴장을 완화하고자 전략무기를 철수했다. 미국이 북한에 맞서 대항할 능력도 배짱도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뒷걸음질 치는 장수를 누가 두려워하고 또 누가 따르겠는가. 미국 앞에 놓인 길은 쿠바 미사일 위기 후의 소련과 같다.

 

미국이 실제로 후퇴하는 걸 본 반미국가들은 더욱 미국에 강경대응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베네수엘라, 이란 같은 나라들이 미국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전쟁을 막아내고 정권을 수호하고 있는데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으로, 미국은 자본주의권에서 점차 영향력을 잃을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부터 B-52H가 철수하자 친미언론들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미국이 북한에 절절매자 우리나라의 친미보수세력들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뱉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2019년에 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에 양해를 구하기까지 했다. 일본은 미국에 철저히 복종하는 나라이지만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탓인지 아베 신초 일본 총리는 5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며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는 결의로 모든 방법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냉전 때 사회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소련을 공격하며 한 나라가 몰락하면 그 파급효과가 널리 퍼진다는 ‘도미노 이론’을 퍼트렸었다. 이제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첫 번째 도미노가 쓰러질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친북신문 자주시보 자료]

 

 

-북한은 국영자본체제이고 남한은 민영자본체제이다

북한이 공격적 군사압박을 하더라도 남한은 인내정책과 함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조치에 동참하는 것이다

일부 중국정부 내부 강경파의 타이완과 태평양 점령론에 편승하여 연합전선으로 북한이 도발을 하더라도 유엔주도로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영자본체제에서 독재정부를 붕괴시킬 수 있는 방법은 군부의 반란이나 군사혁명을 원조하는 것이 적합한 이론이다

북한 미사일 방어는 남한 주도로 해야 한다

미사일 요격 방어시스텀 미국 사드나 러시아 S-400는 수송기(폭격기)나 로켓,탄도 미사일도 요격이 가능하다

미사일 방어 전투는 미사일 탄두를 식별하고 그 미사일 탄두를 파괴하기 위한  한 순간의 전쟁이다. 한국이나 아시아 태평양지역도 나토처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DD) 배치로 탄도 미사일은 물론이고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탄도로켓]까지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MD)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북한 로켓부대(미사일과 포부대) 이외 지상군(地上軍, ground army)은 남한보다 열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