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사태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또 사태 수습은커녕 정부·여당 인사들이 '망언'에 자화자찬, 거짓말까지 늘어놓는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장관이 전날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 최대 원인"이라고 한 데다 "대한감염학회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며 거짓말 논란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 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하게 국민 탓을 한다"며 박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코로나19) 발원지를 대한민국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아주 망언다운 망언을 한 박 장관을 즉각적으로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중국에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말 화병이 날 지경"이라고, 김영환 최고위원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매달리지 말라"고 각각 꼬집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방역 실패로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으로부터도 입국 제한을 받는 등 세계 각지로부터 '코리아 아이솔레이션(isolation·고립)'을 당하고 있는데도 남 탓만 한다"며 "이 정권은 '재앙 정권'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적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마스크값도 못 잡는 사람들이 무슨 집값을 잡고 임대료를 잡겠다는 것이냐"는 말이 회자한다고 전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박 장관뿐 아니라 문 대통령 및 정부·여당 인사들의 과거와 현재 발언을 제시하는 방식으로도 공세를 폈다.
심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이 '대구·경북 봉쇄'를 운운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퇴했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확진자 증가를 '한국의 국가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뜻'이라고 했다"며 이를 여권의 '망언' 사례라고 꼽았다.
대구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홍 전 수석대변인이) 당정청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회의에서 실제로 대구 봉쇄가 논의됐을 것"이라며 "전혀 논의가 없던 것을 나와서 발표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 사태) 한 달은 뭐 한 것이냐"며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도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하면서 그렇게 파안대소하고 판단 착오를 한 것에 대한 분노가 많다"고도 했다.
성일종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제의 (홍 전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해 '그런 표현은 없음에도 언론에서 잘못 쓴 표현'이라고 거짓말을 한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일상이 붕괴됐고 생활공동체 파괴됐으며 지역경제는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는 2015년 6월 26일 '메르스 사태' 때의 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성명을 거론하며 "되돌려준다"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메르스 환자가 30명을 돌파한 그해 6월 3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이후 상황을 보는 것 같다"고 발언한 것을 상기시킨 뒤 "지난 25일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코로나 확진) 1천명이 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현재 국내 확진자는 1천595명이다.
한국 국내 확진자 1,261명, 문재인 대통령 비판 목소리 고조
한국 보건복지부가 대구와 그 주변을 중심으로 26일 하루 만에 28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하루 동안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내 확진자는 중국에 이어 1,261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12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있으며, 오후 5시 30분 현재 70만 명가량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청원에서는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눈치만 살피면서 중국 전역에서 오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의 상황을 4주 안에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바뀌지 않을 경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권 운영과 올 4월에 치러질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일본 NHK]
한국 방문객 금지 및 제한 24개국으로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온 사람들의 입국금지를 하는 나라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26일 기준 한국 방문객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홍콩과 쿠웨이트, 이스라엘과 요르단 등 12개 나라로 늘었다.
마카오, 태국, 대만, 영국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나라도 12개국으로 늘었다.
한국을 통해 해당 국가를 방문한 사람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하거나 공항 내 별도 장소에서 특별 검역을 받아야 한다. [BBC]
중국, 일본과 한국에서의 입국 관리 조치 확대
후베이성이 아닌 곳에서 감염 확대가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일부 지방 정부는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발 방문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반도와 가깝고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직항편이 취항하고 있는 산둥성 웨이하이 당국은 국적을 불문하고 일본과 한국에서 방문하는 사람을 14일 동안 호텔에 집중 격리 조치한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족이 많이 사는 지린성 옌벤 조선족 자치주 당국은 한국발 단체 여행은 일절 접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일본계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장쑤성 쑤저우는 일본과 한국발 방문자를 상대로 방문 경로를 보고하도록 조치하고, 체류지에서 14일간 경과 관찰을 하도록 통지하는 등 중국으로의 역유입에 경계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한국 여행 경보를 3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한국지역에서 코로나 19가 진정되지 않고 확대될 때 입국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다]
3단계는 ‘여행 재고’에 해당하는 단계로, 지난 22일 2단계(강화된 주의 실시)로 격상된 지 나흘 만에 나온 조치입니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는 한국 정부가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례를 보고했고, 위기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4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로 격상한 사실도 명시했습니다.
미군과 한국군, 미한 합동군사연습 연기 발표
한국 정부는 27일 오전, 감염자 수가 새로 334명 늘어 1595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루에 300명을 넘는 감염자가 확인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감염 확대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군과 한국군은 27일 오전, 올해 봄에 실시할 예정이었던 미한 합동군사연습을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연기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국군은 지금까지 20명 이상의 장병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사도 감염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연기 이유에 대해 미한 양군은 한국에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동시에 양군의 병사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력으로 대응하고 굳건한 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감염증의 영향으로 합동연습이 연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