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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인터뷰: 오카다 前감독, "한국, 골잡이 없이 싸워야" 본문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아시아가 부진하다. 4개국 중 이긴 팀이 아직 없다. 각광 받던 일본마저 위기에 처했다. 왜 그럴까? 알제리전이 있을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만난 일본 국가대표팀 前 감독 오카다 다케시(岡田 武史)에게 물었다.
FIFA월드컵에 관한 한 그는 근사한 인터뷰 대상자다. 두 번이나 감독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다(1998, 2010). 일본 축구 최초의 원정 16강 감독이기도 하다. 전력분석과 입담까지 좋다. 굵직한 대회 때마다 일본 방송국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 포포투 > 와 마주앉은 그는 감독이 아니라 '오카다 NHK 해설위원'이었다.
# 한국은 스트라이커 없이 싸워야 한다
우선 한국 이야기로 대화를 열었다. 러시아전 소감을 물었다. 오카다 위원은 "한국이 이기는 경기였는데 1-1로 비겨 아쉬웠다. 내용은 좋았다"라고 호평했다. 한국의 수비지향 전술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골을 넣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모든 선수가 그렇게 열심히 뛰어주면 괜찮다고 본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곤 "월드컵에선 결국 열심히 뛰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득점력 빈곤 문제를 더 묻고 싶어졌다. 한국의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이다. 그는 러시아전에서 슈팅을 한 개도 때리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수비적으로 잘해줬다"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선 참 답답할 따름이다.
오카다 위원은 "결정력을 갖춘 스트라이커가 지금 아시아에 없지 않은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모두가 뛰면서 찬스를 만들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오카다 위원은 한일 양국 축구의 현주소를 '쿨'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명료하게 정의했다.
"확실히 박주영은 예전만 못하다. 자, 그런데, 그 외에 누가 있는가? 없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은 지금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전술을 펼 수 없다. 중원에서 모든 선수들이 계속 뛰어야 하고, 얼마 없는 기회에서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 그래서 세트플레이가 중요하다."
대답을 들으니 더 답답하다. 너무 냉정하다. 지금의 선수 구성으로는 정녕 어쩔 수 없단 말인가? 대답은 "소우(일본어 '그렇다')"였다. 오카다 위원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들 이런저런 말을 하고는 있지만 스트라이커가 없는데 뭐 어쩔 건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 축구보다 조국을 위해 뛰어야 한다
조심스럽게 일본 대표팀에 관한 화두를 던졌다. 더 이상 그가 책임자가 아니더라도 괜스레 안 좋은 분위기를 긁는 것 같아 참 조심스럽다. 다행히 오카다 위원의 반응은 그리 우울하지 않았다. 그 대신 단호했다.
그는 "어려워졌다. 콜롬비아전에서 이겨도 코트디부아르가 이겨버리면 떨어진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라고 말한다. 비관론 뒤를 확실한 자기 철학이 떠받들고 있었다.
"언론으로부터 자꾸 스타 대접을 받으면서 우쭐해진 바람에 국가를 위해서 뛰는 게 아니라 축구 자체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 국가대표로서 뛴다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처럼."
필자는 일본어 가능자다. 일본에서 1년 지냈다. 그들의 축구 미학을 아주 약간 안다. 일본인 선수의 패전 소감은 판에 박혀있다. 항상 이런 식이다. "오늘 나름대로 우리의 축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부터 반드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결과만큼이나 내용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오카다 위원은 아니었다.
"축구란 승패를 정하는 것이다. 반드시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단, 그렇다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라는 점에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강팀을 만나면 그냥 막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현 전력으로 어떻게 하면 상대를 이길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일본처럼 자기만의 축구와 내용만 충실하면 져도 상관없다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
한국-알제리 경기를 물었다. 당연히 그의 예상이 궁금하니까. "한국이 이길 수 있을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갔다. 오카다 위원은 "알제리 정도는 한국이 이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감사하다. 더 들어보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벨기에도 지금 상태라면 한국이 충분히 해볼 만하다. 벨기에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의 말투가 한국 기자에 대한 '립서비스'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길까? 분석에 능한 인물이니만큼 꼭 대답을 듣고 싶다.
"만약 알제리가 수비적으로 나오면 한국이 골을 넣기가 힘들어진다. 지금 그런 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은 아시아에 별로 없다. 한국이 무리하게 공격하다가 역습을 당할 위험이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세트플레이와 적은 득점 기회를 확실히 노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시아에서 한 팀 정도는 16강에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인터뷰 중 오카다 위원은 지금의 한국 축구를 "과도기"라고 정의했다. 4년 전에 비해 대표팀 구성원의 수준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선수 구성 면에서 한국은 약간 힘든 단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오카다 위원은 한국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한국이 잘하는 구석은 뭘까? 오카다 위원은 역시 '멘탈'을 꼽는다. "한국은 언제나 승부에 관해서는 굉장히 강하다. 어려서부터 초중고 올라가면서 그런 분위기다. 일본은 승부보다 내용을 보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한국의 그런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본다."
*수비공격형
1(골키퍼)-4-3-3
*공격수비형
1(골키퍼)-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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