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북한 국방위, 무역기관 독점 본문
MC: 2010년 2월 2일 '북한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북한 권력기관들이 화폐개혁 이후 혼란해진 사회적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일제히 ‘비사회주의현상과의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 화폐개혁이후 장마당 폐쇄로 생계가 어렵게 된 시장 군중들이 북한의 권력기관과 집단적으로 항거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 북한이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폐합하고 국방위원회 주도의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도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MC: 북한 권력기관들이 최근 들어 ‘비사회주의 현상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의 권력기관들이 화폐개혁 이후 야기된 사회적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소식통들이 최근 밝혔습니다. 이번 전투는 북한의 권력기관인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 보위부, 검찰 소가 지난 1월초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타격대상은 외부 세력이 아닌 ‘내부 반동세력’들입니다. 지난번 시간에도 언급되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체제의 위험세력을 ‘제국주의 침략세력’이라고 경계해왔지만, 지금은 내부반동세력, 즉 북한 지도부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시장 세력들을 더 큰 위험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MC: 지금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혼란은 원래 북한 지도부가 원인 제공을 한 게 아닙니까,
정영: 현재 북한 내부에서 야기되고 있는 사회적 혼란은 북한 지도부가 추진한 화폐개혁 때문입니다. 시장 세력들의 재산을 무효화하자, 돈을 잃은 사람들은 쌀 가격 인상과 외화환율 조장 등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취해지고 있는 북한 지도부의 일련의 경제정책들에 불만을 품고 각종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도 주민들의 반발이 이렇게 크리라고는 타산하지 못한 듯 요즘 쩔쩔매고 있는 형국입니다.
MC: 북한의 권력기관들이 모두 동원되었다면 그 파장도 만만치 않겠는데요?
정영: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 인민보안성은 김정일의 지시로 화폐개혁 이후 사회 질서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각 시군 보안서 경제감찰과(공장, 기업소의 기업활동 감시통제)에서는 공장, 기업소들의 설비실사, 자재반입, 부기장부 검열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멀쩡한 설비를 폐기처분하여 팔아먹은 간부들과 사회주의 경제관리 원칙에 따라 자재를 거래하지 않은 간부들, 그리고 회계장부를 위조하고 사리를 채운 공장 간부들, 그리고 직장 노동자들에게 시간을 주고 뇌물을 챙겼던 간부들이 검열대상이 되었습니다.
즉 8.3인민소비품(노동자에게 시간을 주고 대신 돈을 바치게 하는 기업운영)생산 명목으로 노동자들에게 시간을 주었던 간부들이 검열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엄중한 단위의 공장 간부들은 해임철직되고 쇠고랑을 차고 감옥으로 끌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주민통제를 맡은 수사과, 일반감찰과 부서들은 시내와 장마당을 돌면서 암거래 상행위를 하는 사람들, 외화 암거래하는 사람들, 쌀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MC:그러면 비밀경찰 격인 보위부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정영: 국가안전보위부의 임무는 김일성ㆍ김정일의 유일사상 체제 확립과 반체제 활동을 감시하고 색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위부는 주민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정보원들을 총동원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폐개혁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조직적 움직임이나, 국경봉쇄를 강력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즉 누구네 집에 밤에 모인다든가, 누가 모이자고 했는가 하는 것들을 정보원을 통해 알아내고 있는데 심지어 4명 이상 모여 주패(포커)를 논 것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함경북도 회령시의 어느 한 부락에서 4명이 모여 홍스(포커의 빨간 10을 잡는 놀음)를 놀았는데 다음 날 보위원이 그 4명을 따로 불러놓고 “어젯밤에 누가 먼저 흥스를 놀자고 했는가?”, “거기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하는 것을 추궁할 정도로 눈을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MC: 보위부의 주민장악이 아주 치밀하군요. 그러면 검찰소는 어떻게 주민들을 통제합니까,
정영: 검찰소는 주로 국경 지역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기관들을 모두 검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기관은 북한군 산하 무역기관들과 호위사령부, 보안서, 보위부 산하 무역기관들을 차례로 검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북한에서는 각 군부대별로, 군단별로 외화벌이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호위사령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특수기관들도 김정일의 방침을 받고 외화벌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소는 당기관 산하 외화벌이 기관들을 제외하고 이러한 특수기관 무역회사들도 모두 검열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 소재한 국가안전보위부 신흥무역회사도 이번 검열에 걸려들었는데, 검찰소에서는 회사 간부들을 불러들여 장부를 까밝히고 벌금을 부과했다고 합니다. 검찰소 검열은 이번 권력기관 검열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소는 이미 국경세관에서 이들 회사들이 중국과 거래한 목록을 확보한 상태에서 검열을 들이대기 때문에 빠지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검찰소에서는 외화벌이 기관들의 수입대 지출을 따져 차익을 모두 벌금으로 부과한다고 합니다. 어떤 무역회사에서는 종업원 1인당 미화 1,000달러씩 벌금을 부과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무역 회사 사람들은 그 돈을 갚느라고 집을 처분하고 집에 있던 천연색텔레비전까지 내놓는다고 합니다.
MC: 그렇군요. 북한권력기관들이 체제질서를 바로 잡으려고 대수술을 진행하고 있군요.
2. 주민들 권력기관에 집단 항거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 권력기관원들의 통제에 성난 주민들이 각종 폭력으로 맞서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정영: 화폐개혁 이후에 북한에서 우려했던 문제들이 하나씩 곪아 터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화폐개혁이 단행된 이후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돈을 잃은 시장 세력들이 집단적으로 저항할 것이라는 추측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 돈을 잃은 시장 군중들이 권력기관들과 맞서 싸우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초 함경북도 무산군의 어떤 주민은 쌀 단속을 하는 보안원을 향해 “망할 놈의 세상!”이라고 욕을 퍼붓다가 싸움이 벌어졌다는 소식도 있고, 또 어떤 장마당에서는 주민 수십 명이 보안원과 규찰대을 에워싸고 뭇매를 안겼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지난 1월 말에는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에서 쌀을 팔려던 주민을 보안원이 단속하자, 그의 동료들이 달라붙어 보안원의 무기를 빼앗고 총까지 난사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또 보안원이 주민들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얼마 전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외화벌이 기관 간부의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조사하다 사망하게 한 도보안국 감찰과 보안원을 칼로 찔러 죽였다고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사연인즉 도 보안국 감찰원이 어느 한 무역기관 책임자를 잡아들여 조사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감옥에서 사망하자, 그 소식을 들은 그의 아들이 매복하고 있다가 그 조사관을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합니다.
MC: 주민이 권력기관원을 죽였으니, 엄중하게 처벌받는 것 아닙니까,
정영: 이 사건은 간단하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것도 사건을 담당했던 보안원을 살해했기 때문에 보안당국은 그 아들을 최고 사형까지 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MC: 성난 주민들의 반항이 이만 저만 아닌데, 이런 움직임들이 북한에서 전민항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정영: 지금 북한 상황은 민주주의 사회 같으면 벌써 무장봉기나 항쟁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사정이 다릅니다. 우선 주민들 사이에 서로 집단행동을 하지 못하게 통제해왔기 때문에 개인들의 반발심이 커도 그것들이 서로 단합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위부를 비롯한 감시기관이 주민 3명 이상 만나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고 있고, 그 속에 정보원들을 박아 넣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쉽게 단합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일단 집단적인 반항 움직임이 보이면 무력을 동원해 가차 없이 치기 때문에 주민들이 무서워서 들고 일어나지 못합니다. 북한은 주민들의 사회 분위기가 어스선해지면 주모자 몇 명을 공개처형하는 방법으로 주민들의 공포를 조장합니다. 지금까지 인류역사를 봐도 농민봉기나 군중 시위세력이 승리했다는 전례가 적지 않습니까, 그러나 군대가 들고 일어나면 얼마든지 가능성은 있습니다. 군인들이 무장으로 북한 권력기관을 제압하면 승리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입니다.
MC: 결국 주민들의 반발심이 아무리 강해도 그들을 조직화 할 수 없어 집단적 폭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는 말씀이군요.
3. 국방위원회 무역기관 독점 움직임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외화벌이 기관들을 통폐합하고 국가주도의 무역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북한이 모든 무역기관들을 통폐합해 국방위원회 주도의 통합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북한 무역일꾼들과 접촉하고 중국 내 소식통이 1일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 내 외화벌이 검열도 국방위원회가 맡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방위원회는 검찰소를 내세워 무역기관을 검열하고 어떤 것은 해체하고 어떤 기관은 그냥 두는 등 무역체계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국방위원회의 지도를 받는 무역 시스템을 만든다면 얼마 전 북한이 설립한 ‘국가개발은행’과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정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국방위원회 결정으로 “국제금융기구 및 국제상업은행들과 거래하며 국가 정책에 따르는 투자 업무를 담당할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다” 밝혔습니다. 이 국가개발은행을 뒷받침할 경제협력 기관으로 ‘조선대풍국제투자 그룹’도 설립했습니다. 이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이사장으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임명한 것이나, 이 그룹의 후면에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국방위원회 위원 역임)이 있다는 것을 보면 국방위원회가 무역기관도 독점하려는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MC: 국방위원회가 무역기관을 장악하려는 이유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습니까,
정영: 북한이 현재 치고 있는 사람들은 외화벌이를 해서 돈을 번 사람들입니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북한에서는 군부대, 호위사령부, 보안성, 보위부 등 각 부서별로 외화벌이를 진행해왔습니다. 이 기관들은 외화벌이 계획만큼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는 나눠먹는 체계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 체계는 2002년 ‘7.1경제관리조치’ 이후 수립된 것인데요. 이렇게 되다보니 국가에 적게 바치고 자기들끼리 나눠먹는 행위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를 쌓은 사람들이 국가의 지도를 거부하고 나가서는 민주주의 욕구도 생기기 때문에 북한은 이들을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자율적인 경영활동을 없애자는 것입니다.
MC: 결국에는 시장에서 돈을 많이 모은 사람들이 앞으로 체제위협 요소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양윤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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