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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대학생들 새학기 단합여행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탈북 대학생들 새학기 단합여행

CIA Bear 허관(許灌) 2010. 3. 8. 17:59

MC: 한국에서 올해 대학생이 되는 새내기 신입생들은 다음 달인 3월부터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첫 수업이 시작되기 전, 각 대학교마다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에 낯설지 않도록 미리 선배들과 함께 단합여행을 떠나기 마련인데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탈북 대학생들도 새 학기를 앞두고 이들만의 단합여행을 떠났습니다. 

지난 18일,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가평의 한 수련원, 탈북 대학생 9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먼저 9개의 조를 만들어 1박 2일 동안 함께 생활해야 하는 운명공동체를 구성했습니다.

사회자: 조는 아홉 개 조로 할 거고요. 1조부터 지금 호명을 할 거예요.

한 조로 만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장을 뽑고, 조 이름을 붙이는 일입니다.

사회자:
먼저 하실 일이 있어요. 조장을 선출하세요. 잘 생긴 기준으로 조장을 뽑던지 아니면 가위바위보를 하던지 해서 조장을 뽑으시면 되고요.

각 조 조장으로 선출된 이들은 무대로 나와 조 이름과 구호를 외치며 각오를 다집니다.

발표자1: 팀 이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조 이름은 두드림입니다.

발표자2:
여기 에이스 조 어딨습니까.

함성: 여기요~

발표자3: 8조 팀 우리 구호요. 우리는 하나다. 아자!

조를 구성해서 제일 처음 받게 된 과제는 통일될 한반도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신문으로 구성하는 일입니다. 과제를 받고 학생들은 신문의 이름은 무엇으로 할지, 신문의 지면은 어떻게 구성할지, 누가 글씨를 쓸지 진지하게 의논합니다.

학생1: 일단은 글씨 각자 써볼까요.

학생2: 깔끔하게 쓰는 사람?

학생3: 제가 제일 잘 쓰는데.

학생2: 한번 써보세요. 여기다가.

학생4: 우리가 신문을 만드는 거지? 일반 신문처럼.

학생5: 일단 제목부터 쓰죠.

학생4: 제목을 하나 일보 크게 쓰고, 그리고 이제 내용을 작게 나가야겠네.

학생5: 한반도 일보 하는 거 어때?

학생4: 한반도도 좋다.

학생6: 저 같은 경우는 고려일보?

진지한 상의 끝에 완성된 통일 신문을 발표하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이 상상하는 통일의 미래는 밝고, 희망에 차 있습니다.

발표자4: 통일된 한반도의 2022년 6월의 어느 날, 오늘 뉴스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우리 남북한이 통일되어서 남북한에서 메인을 이루고 있는 신문, 단군조선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신문 첫 면입니다. ‘통일이 이룬 저력, 월드컵 첫 우승’. 2022년 우리가 드디어 남북한이 하나가 되어서 이룬 월드컵의 첫 우승입니다.

학생들이 얘기하는 한반도의 미래는 희망적이면서도 현실적입니다.

발표자5: ‘김책시 진출한 삼성전자의 곤혹’ 통일에 발맞추어서 바로 김책시에 진출을 했는데 그 월급이 전 남한의 근로자들의 월급보다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총 생산량의 80%는 김책시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지금 적극적으로 월급 인상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이건희 회장이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았던 기사는 일명, ‘남남북녀’ 기사였습니다.

발표자6: 그리고 다음 뉴스는 남남북녀입니다. 평양 광장에서 한 전라북도 남자가 시위를 벌이고 합니다. 그 이유는 평생 통일을 기다려 아리따운 북한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통일되고 북한 여성이 그렇게 아리땁지 않다는 겁니다. (박수와 호응)

통일신문에 담긴 학생들의 생각은 여느 대학생들처럼 기발하고 신선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날 탈북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친목을 쌓으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음 달 대학에 입학하는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새내기 대학생들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설레이면서도 걱정이 앞섭니다.

신입생1: 긴장감, 걱정이죠. 가서 대인관계나 그리고, 학점관리 뭐 이런 거. 대학교 생활 잘 할 수 있을지. 다 걱정이에요. 걱정 안되는 게 없어요. 학점관리 어떻게 하면 잘하나, 장학금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 이런 거.

신입생들은 이 자리를 통해 탈북 대학생 선배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미리 대학문화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고충을 겪었을 선배들의 말이 좀 더 가깝게 와 닿습니다.

신입생2: 말하면 통하는 게 있으니까. 일단은 사투리도 있는데 그 사투리도 다 알아주고 하니까 편하죠.

이날 합숙행사는 각 대학에서 활동하는 탈북 대학생 단체들의 연합모임인 탈북청년학생네트워크가 준비했습니다. 탈북청년학생네트워크는 탈북 대학 신입생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서강대 정승호(가명)군 입니다.

정승호: 일단 이 캠프를 준비하면서 기대했던 게, ‘열심히 할 수 있다.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거다’ 라는 인식을 주고 싶었고, 대학교 문화 거부감 없고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탈북 대학생이라고 기죽지 말고 떳떳하게 부족하면 부족한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번 모임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생활에 대한 얘기뿐만 아니라, 통일이 되면 북한에 돌아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며 통일 한반도를 준비하자는 다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