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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대학생들 “미 대사에 친근감 느껴” 본문
MC: 탈북 대학생들이 4일 미국의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같은 만남을 통해 탈북 청소년들은 미국과 미국 사람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게 된다”고 학생들을 인솔한 단체의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 대학생 9명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있는 미 대사관의 공보과 건물 근방에 있는 한 식당에 모여 앉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만남이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입 모아 말합니다.
여학생: 아주 친절하시고, 자신도 아들이 있으시다면서 우리를 아들 딸로 보시니까, 뭐라고 그러죠, 아주 편했어요.
남학생1: 미국 대사는 함부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또 북한 핵생들에 대해서 대사님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니까, 북한의 사정과 (한국에 있는 탈북) 학생들의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이날 오후 5시부터 대략 한 시간 동안 학생들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포함해 날카로운 질문을 연이어 던졌습니다. 단답식 질문이 아니라 ‘내 생각은 이런 데 당신 생각은 어떠냐’는 식의 질문입니다.
남학생2: 요약을 하자면, 제가 세 가지 정도를 말씀드렸어요. 좀 안타까운 심정은 한국의 국민들과 정부가 북한 인권이나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그래서 두 번째로, 우리는 한국 정부보다 더 북한 인권에 열정적인 미국이나 일본에 희망을 더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외치는 인권은 단지 자기들의 정략적 이익이나 국가적 이익에 부합하는 한도 안에서만, 그러니까 어찌 보면 우리를 후원하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어봤어요.
기자: 그렇게 물어보니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남핵생2: ‘미국이나 다른 국가는 시종일관 북한의 인권이나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그 책임에 따라서 도와준다’는 입장인 것 같아요.
학생들은 “스티븐스 대사가 성의있게 답변했다는 걸 안다”면서도 외교관식 화법에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남학생3: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지, 약간 난처한 질문을 하면 외교관식으로 피해가는지, 이런 데 관심을 많이 가졌어요. 그런데 역시나 그렇더라고요. 대답이 약간 원론적이고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기자: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외교관식으로 둘러서 이야기하더라는 거죠?
남학생: 네, 그렇죠.
이날 탈북 대학생들을 인솔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석 교육훈련팀장은 “북에서 온 학생들의 경우 미국에 대한 인식이 상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스티븐스 대사와의 만남을 놓고도 학생들의 입장은 양분됐었다는 겁니다.
이영석: 탈북 청소년들에게 이런 만남이 있다고 말했을 때 두 가지 반응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라는 대단한 나라(의 대사)가 우리를 만나요?’라는 반응과 또 하나는, 아직까지 약간 반미, 미국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미국 대사가 왜 우리를 만나느냐’라는 친구도 있었고, 반대로 ‘우리는 미국의 은혜를 받았다’는 식으로 반응이 극단적으로 나뉘었는데요. 그런데 (대사를) 만나고 나오면서 이야기하는 게, ‘똑같은 사람이네’ 이런 반응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경험을 통해서 미국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 대사관 측은 이번 행사가 스티븐스 대사의 개인 일정이었다면서 언론의 취재는 사양했습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8월1일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한국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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