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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문제해결 없이 북 산림녹화 무의미” 본문
MC: 최근 한국에서 북한의 산림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일부에선 북한의 산림녹화 사업 지원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사업 지원에 따른 부작용과 실효성을 우려한 것입니다.
지난 3월 2일은 북한에서 나무를 심는 날인 식수절이었습니다. 4월 5일인 한국과 비교하면 한 달가량 빠른 편입니다.
3월 한 달 동안 북한은 인민들을 동원해 나무 심기를 대대적으로 벌입니다. 주로 땔감과 공업용 재료에 사용될 나무들을 많이 심습니다.
탈북 방송인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김태산: 북한에서 식수사업을 할 때는 주로 경제 공업용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를, 땔감용으로 아카시아나무를, 그리고 농업용 자재로는 외사리나무 등을 많이 심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산림은 해가 갈수록 황폐화 되고 있습니다. 매년 심은 나무들이 얼마 되지 않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들어 내일이 없는 인민들에게는 나무 심을 땅도 사치스럽기만 합니다. 또 땔감이 부족한 겨울철엔 어린 나무 역시 가만 둘리 없습니다.
북한을 자주 오가는 대북 사업가들은 비행기 안에서 평양공항 주변을 내려다보면 산에 나무가 없어 온통 황토빛 색깔이라고 말합니다.
겨레의 숲 전 사무처장 조민성 씨입니다.
조민성: 순안구역에도 황토빛이 많이 띠는데요. 주변이 많이 황폐화됐습니다. 산림 지역의 약 20~30%가 조림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사실 북한은 1970년대 초반까지 산림이 울창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70년대 후반부터 무리한 산 개간과 벌목으로 훼손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북한 전역에서 ‘새땅찾기운동’으로 다락밭 열풍이 불어 닥치는 대로 나무들이 잘려 나갔습니다. 원래는 15%이하 경사진 곳에서만 산림을 베어내고 밭을 일구기로 돼 있었으나, 나중에는 70% 경사지까지 확대되고 맙니다. 이렇게 되자 조금만 무더기 비가 와도 산사태가 발생해 그 피해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서는 대기근이 시작되고, 산림 훼손은 극에 달합니다. 게다가 연유 부족으로 많은 트럭이 목탄차로 개조되면서 엄청난 양의 나무들이 베어 나갔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대북지원 단체들이 중심이 돼 북한에서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또한 북한의 산림 조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북한의 산림녹화 사업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의 말입니다.
강철환: 지금 북한의 산림녹화가 북한 당국이 능력이 없어서 안 되는 게 아니고요.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려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것입니다. 보다 현실성이 있는 그러니까 땔감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아니면 식량 문제가 해결돼서 북한 주민들이 뙈기밭을 일구지 않도록 하는 게 오히려 더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시급히 나무를 심어야 할 민둥산 면적은 북한 전체 면적의 11.3%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지구관측위성의 정보를 분석해 나온 결과입니다.
최근 위성을 통해 북한의 대표적 산림 지대인 백두산 인근 개마고원 일대가 파괴되고 대규모 농경지로 개간된 사실이 새로이 확인됐습니다.
이 지역은 2004년 같은 위성을 통해 대규모 산불이 관측된 곳입니다. 개간을 위해 일부러 산불을 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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