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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 독성물질 사용 심각’ 본문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주로 쓰이는 살충제, DDT는 인체에도 위험한 독성물질입니다.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들이 DDT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DDT와 같은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엔훈련조사국(UNITR)에서 화학폐기물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크레그 볼리고바치 씨의 말입니다.
DDT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말라리아 모기 퇴치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과 50여년 전만 해도 DDT는 새롭고 강력한 살충제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DDT의 살충 효과를 발견한 학자는 노벨상을 수상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은 머리의 이를 잡기 위해 철모에 직접 DDT를 바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DDT가 토양과 동물의 체내에 축적되는 환경오염 물질이고, 인체에도 암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지난 2005년 이래 유엔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실태를 조사해 온 볼리고바치 씨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교류가 적어 DDT의 유해성을 불과 몇 년 전부터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볼리고바치 씨는 북한 측 관계자들이 DDT와 같은 독성물질의 심각한 유해성을 알고 난 뒤 매우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DDT와 함께 유엔이 우려하는 또 다른 독성물질은 PCB로 불리는 폴리염화바이페닐입니다.
PCB는 단열재나 냉매 등으로 사용되는데, 전자장비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도 쓰입니다. PCB의 유해성이 알려진 뒤 많은 나라들이 대체 물질을 사용하도록 했지만, 북한의 사정은 다릅니다. 다시 볼리고바치 씨의 말입니다.
볼리고바치 씨는 북한에서 현재 사용되는 PCB의 양이 4만t에 달한다면서, PCB는 인체에 소량만 들어가도 심각한 장기 손상을 일으킨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독성물질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게 볼리고바치 씨의 설명입니다. 독성물질은 몸 속 지방에 축적되는데, 산모가 모유를 먹일 때 아기에게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독성물질은 환경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토양에 살포되거나 흡수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쌓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축적된 독성물질은 다시 여기서 자란 곡물, 또 이런 곡물을 먹고 자란 가축을 통해 인체로 옮겨집니다.
볼리고바치 씨는 이런 환경오염이 북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독성물질이 북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 계속 퍼져나가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엔은 이번 주에 전문가 팀을 평양에 파견에 북한 관계자들에게 독성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머물면서 전문가 팀의 방북 활동에 대해 보고받고 있는 볼리고바치 씨는 북한 당국이 유엔의 관련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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