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대지진 성금 도마위…‘투명성 문제’

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모금된 797억위안(13조2천700억원)의 성금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았다는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양퇀(楊團) 중국 사회과학원 정책연구센터 부주임과 덩궈썽(鄧國勝) 칭화(靑華)대학 비정부기구 연구소 교수는 쓰촨대지진 성금이 불투명하게 집행되거나 잘못 관리됐다고 비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두 교수의 비판은 중국 국무원 감사기관인 심계서(審計署)가 6일 쓰촨대지진 성금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심계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쓰촨대지진과 관련한 성금은 총 797억위안이 모금됐으며 이 가운데 528억위안이 피해복구 재원으로 배당됐다.

보고서는 성금 집행과 관련해 중대한 과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10여명의 관리들이 성금 분배 과정의 비리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공안당국에 체포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 부주임은 "수많은 학자들이 쓰촨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막대한 성금이 어떤 용도로, 어떻게 집행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해 왔다"면서 "심계서의 보고서는 이 같은 비판이 정당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정부들은 대지진 성금을 마치 일반 예산처럼 집행했다"면서 "성금 기탁자들은 물론 시민들이 성금이 어느 곳에 사용됐는지를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덩 교수도 대다수의 성금 기탁자들은 성금이 어떻게 집행됐는지 모르고 있다면서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덩 교수가 지난해 성금을 낸 기부자 1천6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부자의 50.6%가 자신이 낸 성금이 어느 지역으로 전달됐는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학자들은 쓰촨대지진 성금 사용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쓰촨지역 주민들은 일부 공무원들이 지진 구호성금으로 고급 밴을 구입하는 등 성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멘양(綿陽)시에서는 주민들이 지진 구호성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데 항의해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http://news.kbs.co.kr/world/2010/01/07/20240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