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차 핵실험 가능성"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과연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이 핵폭탄을 만들 수준이 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을 이용해 제3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핵비확산 전문가인 미국 몬트레이국제학대학의 신성택 교수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을 수 있다며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으로 제3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교수는 또 북한이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폭탄을 가지고 3차 핵실험을 하고서도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으로 실험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이를 구별해 내기가 무척 어렵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성택: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 그것이 자기들이 최초로 농축 우라늄으로 만든 핵폭탄이라고 주장했을 때 우리 측에서 이것이 플루토늄 핵폭탄이라고 쉽게 반박할 수 없다는 데 큰 고민이 있습니다.

신 교수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한 말은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성택: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농축 우라늄을 가지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는 주장입니다. 당장 핵무기를 만들 만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했는지는 명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농축 우라늄으로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된 수준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신 교수는 북한이 1990년대 후반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의 설계도를 들여왔고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고강도 알루미늄 150톤을 이용해 원심분리기 1천 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 이는 1년에 농축 우라늄 핵폭탄 1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외교협의회(CFR)의 핵 전문가인 찰스 퍼거슨 박사도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이 당장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상당한 기술을 축적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우라늄 농축 기술이 발전한 이란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퍼거슨 박사는 북한이 만일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면 다음 번 핵실험은 플루토늄 핵폭탄 대신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을 사용하길 원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Furguson: 북한은 적어도 두 가지 이유로 고농축우라늄 핵폭탄(HEU bomb) 실험을 원할 것입니다. 첫째는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하는 협상에서 북한의 협상력(leverage)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북한의 핵무기를 구입하려는 잠재적인 고객에게 북한이 다양한 제품을 가졌다는 선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도 미국 신문 워싱턴포스트와 한 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기술을 상당히 발전시켰기 때문에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 개발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이란의 기술 지원으로 예상보다 진전된 우라늄 농축 기술을 보유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은 미미하며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 제조에는 앞으로 수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은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는 초기 단계라면서 고농축 우라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무기급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는 데는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lbright: I think they're several years away from being able to produce significant amounts of weapon-grade uranium.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고강도 알루미늄을 수입했지만 원심분리기에는 알루미늄 외에도 더 민감한 각종 부품이 필요하며 원심분리기 제조에 상당한 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1천 대 정도 보유했다고 추정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에 따라 국제사회가 북한이 들여오는 각종 핵개발 관련 장비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앞으로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에 필요한 장비를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내다봤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언급하면서 미국 등 주변국을 위협하고 이를 정치적 협상 도구로 사용하길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 국방부의 원태재 대변인도 4일 우라늄 농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협상을 위한 수사적 표현일 수도 있다며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 대변인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정보 당국에서 확인에 나서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