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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민회의당 총선 승리…재집권 성공 본문

Guide Ear&Bird's Eye/인도

인도 국민회의당 총선 승리…재집권 성공

CIA Bear 허관(許灌) 2009. 5. 17. 11:16

인도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총선에서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543개 선거구 가운데 533개의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국민회의당 주도의 UPA가 252석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민회의당은 현재 개표가 진행중인 10개 선거구 중 5개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어 의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초 UPA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은 164석을 얻는 데 그쳤다.이로써 국민회의당은 최다 의석 확보 정당으로써 차기정부 구성 권한을 갖게 됐다.

   국민회의당은 15석 내외의 우호세력만 끌어들이면 과반 의석을 확보, 앞으로 5년간 인구 11억의 떠오르는 경제대국 인도를 통치할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집권연정은 좌파정당을 끌여들여 정부를 구성했던 2004년과 달리, 자체적으로 강력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돼 경제를 포함한 국정전반의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또 국민회의당 총리 후보인 만모한 싱(76)은 자와할랄 네루, 인디라 간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에 이어 4번째 연임 총리가 된다.

   싱 총리는 승리가 확실시된 16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우리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승리를 안겨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유권자의 기대와 의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소니아 간디 집권연정 의장도 "국민회의당을 다시 선택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 국민은 올바른 선택을 했으며 그들은 이 선택이 자신들에게 이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라훌도 "승리는 이 땅의 청년과 가난한 사람들 덕분"이라며 "나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정치 풍토 개선의 책임을 맡았다. 우리는 젊은이들을 필요로 한다. 청년들은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기염을 토했다.

   반면 BJP의 총리 후보로 나섰던 L.K. 아드바니 총재는 패배를 시인하고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총선투표 마감 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 UPA와 NDA가 10∼20석 안팎의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날 개표 초반부터 승부의 추는 UPA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결국 국민회의당은 200석 이상을 확보해 2004년 총선 당시(145석)에 비해 50석 이상이 늘었다.

   특히 국민회의당은 수도 델리의 7개 의석을 싹쓸이했고, 불모지였던 '정치 1번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도 20석을 획득하는 등 수도권에서 맹위를 떨쳤고, 동북 7개주의 24개 의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석을 차지하면서 변경에도 든든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집권연정 파트너들도 좌파정당이 주도하는 제3전선의 과거 장악지역에서 상당수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제1야당인 BJP는 5년 전(138석)에 비해 의석수가 15∼20석 가량 줄어들면서 5년만의 정권교체 꿈을 날렸다.

   또 지난해 미국과의 핵협정 문제로 국민회의당과 결별했던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M) 등 좌파연대도 의석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연합뉴스)

 

 인도 집권연정 총선압승 배경과 전망

인도 총선에서 집권연정인 통일진보연합(UPA)이 압승한 것은 그동안 개혁을 통해 일궈낸 경제성장을 인도 국민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인도 최고의 정치명가인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 라훌 간디(39)라는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 바람을 일으킨 것도 국민회의당의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집권연정이 좌파정당의 도움 없이도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만큼 인도의 개혁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압승의 힘은 개혁성과와 새 얼굴 =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집권연정이 총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과반에 육박하는 의석수로 압승한 것은 현 정부의 경제발전 및 사회개혁 성과가 국민의 호평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인도는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이듬해인 2005-2006 회계연도에 9.4%, 2006-2007 회계연도에는 9.6%, 2007-2008 회계연도 9% 등 3년 연속 9%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현 정부가 강력 추진해온 농업 및 제조업 활성화와 활발한 인프라 개발,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경제의 중심축인 중산층이 비약적으로 늘었고, 인구의 70% 이상인 절대 빈곤층 가운데 상당수도 제한적이나마 경제성장의 과실을 향유하고 있다.
또 싱 총리는 만성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지난해 신임투표를 감수해가면서까지 미국과 핵협정을 강행하는 등 국민이 절실히 요구하는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써왔다.  이런 노력에 대한 국민의 우호적인 평가는 지난해 정부 출범 4년을 맞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현지 유력 언론사가 실시한 당시 조사에서 총리의 국정수행에 대해 52%의 응답자가 '우수하다'고 답했고 '보통'이라는 응답자도 40%에 달했다.

   UPA 역량평가에서도 37%가 '좋다', 52%가 '보통'이라고 답한 반면 '좋지 않다', '매우 좋지 않다' 등 부정적 답변은 10%에 그쳤다. 이런 개혁의 성과와 함께 국민회의당이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로 불리는 라훌 간디를 당의 새로운 얼굴로 전면에 내세운 것도 승리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인도 최고의 정치가문 출신이지만 귀공자의 이미지를 버리고 빈민촌에서 밤을 지새고 천대받는 하층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라훌의 노력은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반면 BJP는 너무 강렬한 힌두민족주의 색채를 띤 것이 오히려 패인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격한 민족주의 성향의 BJP 지지단체들은 지난 몇년간 무슬림과 기독교도 등 소수집단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며 '힌두 탈레반'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BJP 지도부는 과거 무슬림과 유혈충돌이 발생했던 사원을 복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가 하면 당이 새로운 얼굴로 내세운 네루-간디 가문 출신의 정치 신예 바룬 간디는 무슬림 적대 발언으로 철창 신세를 지기도 했다.

   ◇ 인도 개혁정책 가속도 붙나 = UPA가 야권연대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압승하면서 현정부의 개혁정책에는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개표결과 UPA와 BJP 주도의 전국민주연합(NDA)의 접전이 펼쳐졌다면, UPA는 좌파정당 주도의 '제3전선'이나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해야만 정부구성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도공산당(CPM) 등 좌파정당과 연대할 경우 개혁작업이 '후퇴' 내지 '지체'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국민회의당이 공산당과 연대를 발표하자 인도 증시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사상 최대 폭락 기록을 만들어냈고, 이런 시장의 우려는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지난 5년간 수시로 현실화됐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경제특구(SEZ) 개발 계획은 연정내 좌파정당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거나 지연되기 일쑤였고, 전력난 해소를 위한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 역시 이들의 반대로 싱 총리가 신임투표를 단행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야 성사됐다.  어쨌든 지난해 핵협정을 둘러싼 갈등속에 좌파정당과 결별한 UPA가 자력으로 집권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분야에 걸친 정부의 개혁이 한층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좌파정당과 소상인 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던 거대 유통시장 개방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 규제가 새정부 출범 이후 폐지 또는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연합뉴스)

 

 

 

인도 좌파 정당 퇴조 뚜렷

국민회의당 압승으로 끝난 인도 총선에서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인도 공산당을 비롯한 좌파정당들의 퇴조다.

   16일 발표된 인도 총선 개표결과에 따르면 '제3전선'을 주도하는 좌파연대 4개 정당은 23∼24개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4년 총선 당시 차지했던 60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좌파연대를 주도하는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M)은 텃밭인 웨스트벵갈주(州)에서조차 국민회의당과 연계한 야당에게 완패했다.

   웨스트벵갈에서 30년간 지속돼온 공산당 통치가 자칫 차기 지방선거에서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원내에 CPM과 인도공산당(CPI), 혁명사회주의당(RSP), 전인도진보연합(AIFB) 등 4개 정당을 거느린 좌파연대는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국민회의당의 집권을 도왔다.

   그러나 당시 국민회의당이 좌파정당과 연대를 공식 발표한 직후 인도 증시는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깨지지 않은 사상 최대 폭락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런 시장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좌파연대는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지난 5년간 정부의 개혁정책에 시비를 걸었다.

   특히 좌파연대는 정부가 극심한 전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에 어깃장을 놓으며 집권연정에서 탈퇴했고, 만모한 싱 총리를 신임투표로 내몰기도 했다.

   이처럼 좌파정당들은 개혁정책에 반하는 움직임으로 산업계와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농촌지역을 개발하려는 산업자본의 농지 잠식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아왔으며, 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쨌든 좌파정당의 급격한 퇴조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중도좌파를 지향하는 국민회의당이 압승 속에 인도 국민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경제 및 사회 전반의 개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합뉴스)


라훌 간디 차기 대권후보로 우뚝

"지금 우리의 총리는 만모한 싱, 차기는 라훌 간디", "지금은 그가 거부하지만 라훌이 반드시 입각하도록 설득하겠다"
인도 총선 개표 결과 국민회의당 주도의 통일진보연합(UPA) 압승이 확실시되면서 연정에 참여한 한 군소정당 지도자와 만모한 싱 총리가 던진 라훌 간디 국민회의당 사무총장에 대한 발언이다.

   증조부인 자와할랄 네루, 할머니인 인디라 간디, 아버지인 라지브 간디 등 3명의 총리를 배출한 인도 최고의 정치명가 네루-간디 가문 출신인 라훌은 이번 총선직전까지는 그저 그런 정치 신예에 불과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2004년 총선에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우타르 프라데시주(州) 아메티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으로 선출됐지만 정계 입문 초기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7년 5월 인도의 '정치 1번지' 우타르프라데시주 선거를 진두지휘했다가 참패하면서 정치적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고, 잇단 설화(舌禍)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지방선거 패배 후 당내에서 별다른 보직없이 청년조직만 맡아왔던 그는 같은해 9월 당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국민회의당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인도 발견(Discovery of India)'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전국을 일주하며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인도를 방문한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을 지역구의 빈민촌으로 데려가 헛간과도 같은 허름한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등 귀공자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노력도 했다.

   이처럼 집안 대대로 내려온 정치인으로서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싱 총리와 어머니 소니아 간디 집권연정 의장과 함께 국민회의당 총선운동을 진두지휘했다.

   라훌은 싱 총리가 심혈관 질환으로 대수술을 받으면서 자신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아직 때가 이르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쉴새 없이 총선 현장을 누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가 이번 총선 유세 과정에서 지구를 두바퀴 정도 도는 거리인 8만8천㎞를 이동했다.이처럼 라훌이 열정적으로 백의종군하자 싱 총리는 최근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두번째 임기중 라훌에게 총리직을 넘겨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라훌의 노력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국민회의당으로 향하게 했고, 이것이 예상을 뒤엎고 국민회의당이 압승한 원동력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어쨌든 국민회의당에게 불리해보였던 이번 총선에서 라훌은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이미 3명의 총리를 배출한 네루-간디 가문의 영광을 재연했다.

 만모한 싱, 인도 4번째 연임 총리

인도 총선 개표결과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압승하면서 만모한 싱(76) 총리의 재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연정 파트너들의 합의로 싱 총리가 재임에 성공하면 그는 11억 인구의 인도를 무려 10년간 통치하게 된다.

   인도에서 10년 이상 총리직을 수행한 인물은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1947∼1964)와 그의 딸인 인디라 간디(1966∼1977, 1980∼1984), 그리고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출신으로 13대와 16대 총리를 지낸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1998∼2004) 등 3명 뿐이다.

   싱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면 '네루-간디' 가문의 일원이 아닌 사람으로는 역사상 두번째 연임 총리가 된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때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싱 총리는 80년대 인도 중앙은행 총재와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또 나라시마 라오 총리 재직 당시인 1991년 재무장관으로 입각, 인도 경제 개방과 자본주의 시스템 도입 등을 주도한 개혁형 경제관료다.
경제 관료로 정치에 뜻이 없었던 싱은 그러나 2004년 총선에서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뒤 소니아 간디 의장에 의해 총리로 전격 발탁됐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온화한 싱 총리가 소니아 간디의 권력을 대신 집행하는 '허수아비'라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재임기간 중 연평균 9%대 경제성장을 일궈내며 국민 신임을 받았고, 미국과의 핵협정 추진을 통해 30년 이상 지속됐던 인도의 핵거래 장벽을 제거했다. 또 지난해 미국과의 핵협정 문제로 좌파정당들의 집권연정을 탈퇴하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강인한 정치 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혔다.

   올해 76세인 총선 직전 심혈관 질환으로 대수술을 받았다. 당시 정계 안팎에서는 노쇠한 싱 총리 대신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로 불리는 라훌 간디(39)가 여권 총리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소니아 간디는 물론 당사자인 라훌도 총리 후보가 되기엔 아직 이르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싱 총리는 선거유세 도중 연설에서 라훌이 총리가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면서 자신의 두번째 재임기간중 총리직을 넘겨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