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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메리카 지역/쿠바

쿠바개각 대미관계 개선 신호일 수도

CIA Bear 허관(許灌) 2009. 3. 7. 12:26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최근 전격적으로 단행한 개각은 50여년간 냉전상태를 지속해 온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시사 주간 타임이 5일 분석했다.

   타임은 인터넷판에서 피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의 개인비서를 거쳐 10년 가까이 외무장관으로 재임해 온 펠리페 페레스 로케가 경질되고 후임에 정통 외교관 출신인 브루노 로드리게스가 기용된 것은 향후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보다 신축적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해 나가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피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로케 전 외무장관은 철저한 공산주의 이론가로 `쿠바의 탈레반'을 자처할 정도였지만, 반면 전직 언론인 출신인 로드리게스 신임 장관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유엔대사를 지낸 정통 외교관으로 라울 대통령이 추진중인 오바마 미국 새 행정부와의 관계개선에 더 적합할 수 있다.

   특히 쿠바의 전격적인 개각은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완화조치를 포함한 4천100억달러 규모의 지출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의 표결을 앞둔 시기에 단행됐고, 특히 공화당 중진인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까지 나서 금수조치는 실패한 정책이라며 재고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쿠바문제 전문가인 국립전쟁대학의 프랭크 모라는 "공산주의 이론가 대신 전문 기술관료를 등용한 것은 워싱턴을 향해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다만 라울 대통령 자신이 대미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로드리게스 외무장관은 라울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그렇게 유명한 인물이 아니어서 라울 대통령이 그를 대미관계 개선용으로 기용했는지 여부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라울 대통령은 그동안 볼라노스 대사와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페르난도 레미레즈 에스테노즈 등과 대미정책을 상의해온 만큼 로드리게스가 이 서클에 합류하는지 여부는 그가 실세인지 여부를 판명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관계 개선과 관련해 야심찬 계획을 준비하면서 3월17일부터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리는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라울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현명하다면 신임 쿠바 외무장관을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사절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타임은 강조했다.

   as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