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핵확산 스캔들 주인공 칸 활동 재개하나 본문

핵.잠수함.미사일.전자 지능 뇌 자료

핵확산 스캔들 주인공 칸 활동 재개하나

CIA bear 허관(許灌) 2009. 2. 8. 09:28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72) 박사가 4년이 넘는 긴 가택연금에서 풀려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그의 활동 재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이 지난 6일 칸 박사의 가택연금 해제 판결을 내리자 미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그의 핵확산 활동 금지를 보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국무부는 칸 박사를 여전히 핵확산에 위협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그의 연금해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백악관도 칸 박사에 의한 핵무기 제조 기술 및 장비를 판매하지 않도록 파키스탄이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과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여온 인도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난드 샤르마 인도 외무담당 국무장관은 "칸 박사의 연금해제는 파키스탄이 국제사회는 물론 인도를 속이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난했다.

국제사회가 칸 박사의 연금 해제를 반대하는 것은 그가 파키스탄과 과거 미국 정부로부터 '악의 축' 또는 테러 지원국으로 분류됐던 북한, 리비아, 이란 등과 핵무기 관련 거래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우라늄 농축관련 기술을 축적한 칸 박사는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부름을 받고 파키스탄의 핵무기 제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암시장을 통해 파키스탄의 핵관련 기술과 설비가 이란과 리비아, 북한 등에 흘러들어 갔다는 스캔들의 핵심 고리로 미 중앙정보국(CIA)과 영국의 해외정보국(M16) 등 서방 정보기관의 보고서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다.

특히 그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대통령 집권기인 지난 2004년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에 핵 기술을 이전했다고 폭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뒤 긴 가택연금 상태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과거 부시 행정부의 CIA 국장을 맡았던 조지 테닛은 칸 박사를 "최소한 오사마 빈 라덴 만큼은 위험한 인물"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4년 이상 갇혀 지내던 그는 지난해 치러진 총선을 통해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연금이 완화되자 언론과 인터뷰에서 2004년의 폭로가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항변했고, 북한에 대한 원심분리기 공급이 정부의 묵인하에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파키스탄 군부가 지난 4년간 칸 박사를 밀실에 가두면서 그를 둘러싼 핵확산 스캔들의 진실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다만, 과거 그가 적극적인 핵확산 활동을 해왔다고 믿는 국제사회는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그가 과거의 네트워크를 재가동해 또다시 핵확산 활동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칸 박사가 과거보다 훨씬 진보된 핵무기 설계도를 보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과거 암시장과 통했던 조직도 다시 복원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7일 성명을 통해 "핵 암시장과 연계된 누구도 공적인 지위를 갖지 못하며 전략적인 시설에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 파키스탄은 핵 비확산이라는 목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가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파키스탄이 미국이 반대하는 칸 박사 연금해제를 단행한 점, 그리고 서방의 핵 독점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 칸 박사의 소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그를 축으로 한 핵확산 활동 재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meolakim@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