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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도 측량하고 정밀지도 제작해도 정부는 침묵 본문
[중앙일보 김용범] 일본 정부가 지난해 위성을 동원해 독도를 측량하고 상세지도를 제작해 시판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우리 정부는 아무런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국토지리원이 독도의 상세한 형상을 2만5000분의 1 축적 3색(色) 지형도(‘니시무라(西村)’편)에 포함시켜 간행, 시판에 들어간 시점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독도의 섬 고도와 등고선까지 표시된 상세지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독도 현지측량이 불가능해 지도에서 독도의 개략적인 형태만 표시해왔다.
일본은 자국의 지구관측용 위성 ‘다이치’(大地)로 독도를 측량했으며, 미국의 상업 위성 관측자료도 활용했다. 2만5000분의 1 지도는 한 나라에서 사용되는 모든 지도의 바탕이 되는 기본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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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교통상부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조용천 외교통상부 동북아시아국 심의관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일본은 더 한 것도 하지 않느냐”며 “일본이 독도 지도를 처음 만들었다고 하면 모를까 조사나 새로운 대응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독도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 해양법규팀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본의 독도 측량은 광복 이후 처음이다. 2006년 일본 고이즈미 정부는 광복 이후 처음으로 측량선을 동원해 독도 해역에 대한 측량을 시도했다 우리 정부의 제지로 성공하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일본 국토지리원은 독도에 대한 실측과 해양조사가 불가능하자 지금까지 지도에서 독도 내부는 비워 둔 채 개략적인 윤곽과 형태 만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지도는 독도의 내부 즉, 섬 고도·등고선은 물론 독도 주변의 암초의 형태가 세밀하게 표현돼 있다. 독도와 주변 암초의 정확한 위치도 알 수 있다.
문제의 지도는 우리 정부가 독도에 설치한 인공 구조물을 일체 표시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도에도 “인공구조물 미표시”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일본이 독도 정밀지도 간행 시점을 한국 대통령 선거가 있던 12월을 택한 점도 주목된다.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교수(지리교육)는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지도 간행에 따른 한국 내에서의 반일 여론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국의 이해를 관철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관심이 온통 대통령 선거로 쏠려 있는 시점을 택한 것은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도가 자신의 행정구역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시마네현은 지난달 12일 ‘웹(Web)다케시마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일본 국토지리원이 독도 상세 지형도를 발간했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또 이 지도를 마쓰에(松江) 소재 옛 현립박물관 내 독도자료실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 영토에 대한 측량행위는 명백한 주권침해 행위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법학)는 “일본 정부가 나서 독도를 측량해 자국의 영토를 표시하는 지도에 넣은 것 자체가 우리 영토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불법 행위를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향후 일본에게 유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소환해 일본 정부의 지도제작과 배포경위에 대한 해명과 배포 중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성호 중앙대 교수(법학)은 “국제사회에도 이같은 일본의 행위가 독도에 대한 주권 침해행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동시에 재일 민단과도 협의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지도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지구관측용 위성 ‘다이치’는
4톤급 대형위성으로, 2006년 1월 발사됐다. ‘ALOS’(Advanced Land Observing Satellit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위성이다. 지표의 건물과 지형변화를 3차원으로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는 광학 센서, 초지와 황무지등 토지 상태를 정밀하게 해석하는 근적외선을 이용한 센서, 흐린 날이나 야간에도 관측이 가능한 전파 센서 등 3종의 센서를 탑제하고 있다. 일본은 관측 자료를 재해 지표의 관측과 국토 지리원이 제작하는 2만5000분의 1 전국 지도의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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