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6-15 공동선언 7주년] 변화하는 북한 - 주체사상 퇴조, 자유주의 의식부상 본문

Guide Ear&Bird's Eye/유엔평화유지군(연합군-한국 국방부,NATO)

[6-15 공동선언 7주년] 변화하는 북한 - 주체사상 퇴조, 자유주의 의식부상

CIA Bear 허관(許灌) 2007. 6. 14. 08:35

북한 내부에서도 6.15 공동선언 이후 적지 않은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6.15 남북 공동선언이 가져온 남북한 내부의 변화, 이번에는 북한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정권을 유지하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김정일 정권과 변화를 갈망하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인민들의 한판 승부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북한을 자주 오가며 주민들을 접촉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출신의 조선족 사업가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 것은 주민들의 의식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주체사상과 이반’이란 책에서 북한주민들이 장사를 통해 생계를 꾸리면서 주체사상 이념이 퇴조하고,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정당화하려는 새로운 가치관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강대학교 정치학과의 김영수 교수는 한국 등 외부와의 교류가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고 말합니다.

 “북쪽도 남한과 교류하면서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남쪽의 모습이 북한주민들에게 조금씩 펼쳐졌고 또 외국에서 평가하고 있는 국제정세라든가 미국과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정보가 들어오면서 북한주민들도 이제 의식화되는 초기단계에 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6.15 공동선언이 북한 내부의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변화가 되어가던 북한 사회의 속도를 훨씬 더 빠르게 가시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전문 인터넷 신문인 ‘Daily NK’의 손광주 편집국장은 그러나 북한주민의 의식변화에는 햇볕정책 보다는 내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합니다.

 “내생적 요소가 굉장히 크고 햇볕정책이 북한주민들의 의식을 바꾼 것은 대략 10~20 %가 북한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일정하게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손 국장은 중국 등 다른 나라들과의 접촉과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로 인한 배급제의 변화, 식량사정 악화로 주민들이 스스로 돈을 버는 과정 속에서 의식이 변화했다고 말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2002년 북한 정부가 단행한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지적합니다.

7.1 조치는 식량난 이후 확대된 지하 경제시장을 양성화하고 주민경제를 통제하기 위한 조치로 종합시장 허가, 배급제 대신 노동자들에게 일한 만큼 분배하는 차등임금제 적용, 그리고 임금과 물가를 현실화시킨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조치 이후 배급이 끊기고 물가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게 된 도시민들은 장사를 해야 했고, 지방의 농민들은 텃밭이나 뙈기밭을 일궈 생계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손기웅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내부현상과 더불어 북한주민들이 개성과 금강산, 외부인들의 방북, 그리고 중국 등을 통해 외부정보를 많이 알게 됐다며, 주민들이 현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현 상황에 대해서 잘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둥절한 상황이 아닌가! 체제로부터 받은 교육과 현실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다르니까 이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돈이 북한사회를 주도하고, 평양의 시장에서는 고객유치 경쟁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북한 경제가 바야흐로 경제개혁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인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박한식 교수는 그런 분석은 아직 섣부르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17년 동안 매년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박 교수는 평양 시장 등에서 이뤄지는 호객행위는 국가기관에 속한 단체들이 예산을 확보하고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벌이는 경쟁일 뿐, 개인의 이윤을 위한 노력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박 교수는 이들이 상급, 즉 인센티브를 위해 일하는 것은 주목할만한 현상이지만 북한 내 시장경제체제 도입은 여전히 매우 느리거나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의 김연철 교수는 북한의 인센티브 제도가 기업개선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시장지향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공급부족과 가격체계의 불안정 속에서 시장이 아닌 국가가 가격을 주도하면 화폐보다 현물임금의 가치가 상승하는 모순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데일리 NK’ 의 손광주 국장은 북한주민의 의식은 변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는 아직 개혁과 개방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북한이 어느 정도로 개혁개방으로 가고 있으며 그 결과 북한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정치적 분야에서 얼마나 수령독제가 약화되고 있고 국제관계에서 얼마나 대외관계에서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냐! 그것이 북한변화의 실질적인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북한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소장 역시 손 국장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일부는 평양에서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지만 열악한 식량과 에너지, 의료품 부족 현상은 북한정권의 개혁의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가 없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통일연구원의 손기웅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 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합니다. 손 위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북한은 남북 당국자 간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3대 원칙을 강력히 요구했었다며, 그러나 지금 그런 조건 없이도 남북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 연방제를 받아들였습니까? 주한미군을 철수했습니까? 국가보안법을 철폐했습니까? 그런데 남북 당국자 간 회의가 다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어요.”

서강대학교 김영수 교수는 북한의 현체제는 시장화의 흐름과 그것을 억제하려는 계획화의 흐름이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합니다.

 “ 시장에 의한 여러 가지 의미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역으로 그 시장을 계획경제로 억압하려는 조치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현체제는 시장화의 흐름과 그 것을 다시 억제하려는 계획화의 흐름이 서로 상충되면서 모순도 나타나고 어떤 면에서는 적절히 통제가 먹혀드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개혁개방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그리고 국제사회 편입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정권 붕괴를 우려하며 핵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 정권을 개혁으로 유도하기 위한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 사이에 변화의 파도가 일기 시작한 만큼 문제는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시간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국의 소리 2007.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