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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타계한 옐친, 한국전쟁 `북침설` 잠재웠다 [중앙일보]

CIA bear 허관(許灌) 2007. 4. 26. 01:58
타계한 옐친, 한국전쟁 `북침설` 잠재웠다 [중앙일보]
`스탈린이 남침 승인` 극비 문서
94년 모스크바에 간 YS에 전달
1994년 6월 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러시아를 방문한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김 대통령에게 검은 서류 상자 하나를 건넸다. 한국전쟁 전후 김일성의 남침계획 등을 담은 고문서 사본이었다.

300여 종의 문서에는 49년 1월부터 53년 8월까지 소련 외무부와 북한 외무성 간에 오간 전문,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록 등 한국전쟁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극비 자료가 포함돼 있었다. 문서에는 김일성이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으로부터 남침 계획을 승인받고, 이들과 남침 시기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김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문서를 통해 친북 성향의 이데올로그들이 주장해온 북침설이나 수정주의가 허구였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적었다.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298~299쪽)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23일 사망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은 이렇게 한국과 인연이 깊다. 91~99년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세 차례나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정도다.



◆ 김일성의 남침기획 과정 소상히 담겨=옐친이 넘겨준 문서에 따르면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50년 5월 29일 김일성은 슈티코프 당시 평양 주재 소련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소련이 지원한 무기와 장비가 이미 대부분 북한에 도착했다"며 "6월까지 완전한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게 됐다"고 통보했다. 북한의 남침이 김일성의 기획과 소련의 지원으로 이뤄진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자료였다. 이에 앞서 50년 5월 14일 스탈린이 마오쩌둥에게 보낸 특별전문에는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통일에 착수하자는 조선인들의 제창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마오쩌둥은 중국이 북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스탈린에게 전달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50년 9월 28일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을 수복할 당시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 "북한군 자력으로는 38선 이북을 지킬 수 없다"며 소련이나 중국군의 즉각 개입을 간절히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스탈린은 51년 3월 3일 북한에 소련군 2개 항공사단과 트럭 6000대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서들은 현재 한국의 외교사료관에 보관 중이다.

◆ 후임자에 대한 간섭이나 비판 삼간 옐친=옐친 전 대통령은 25일 니키타 흐루쇼프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부인 라이사 여사 등이 묻힌 모스크바 시내 노보데비치 수도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93~96년 옐친 밑에서 대통령행정실장을 지낸 세르게이 필라토프는 "옐친 대통령은 말년에 그에 의해 이룩된 업적(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이 눈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보고 몹시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그는 "옐친은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그의 정책에 간섭하지 않으려 애쓰며 공개적 비판을 삼갔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푸틴 대통령과 옐친 전 대통령의 부인에게 조전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유철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