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아시아은행에 대한 행정규제 조치를 확정짓고, 한 달 뒤부터 발효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이 은행은 미국 금융기관은 이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의 불법행위와 어떤 식으로 연관된 겁니까?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열어 놓은 계좌는 모두 52개로 2천5백만 달러가 들어있습니다. 이 돈 가운데 절반 정도가 돈세탁과 달러 위조, 마약 거래,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불법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은행에 여러 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북한의 조광무역회사는 이미 지난 1994년 수십만달러의 위조달러를 홍콩에 유통시킨바 있습니다. 또 다른 계좌주인인 단천상업은행의 경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계획에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 기업이 불법거래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해주고, 수고비까지 챙겼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조치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미국 재무부는 이미 지난 2005년 9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14일, 그러니까 1년 반만에 조사를 마치고 이 은행에 대한 행정규제 조치를 확정 발표했습니다. 이달 14일부터 발효된 이 행정규제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은 이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거래를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이 은행에게 열어줬던 환거래 계좌를 모두 닫아야 합니다. 물론 환거래 계좌를 새로 열어줘서도 안됩니다.
이번 주부터 미국의 제재조치가 시작됐는데, 어떤 충격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미국의 제재조치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사실상 달러 거래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과 거래를 할 수 없는 만큼, 고객들이 여러 가지로 큰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돈을 빼서 다른 은행에 맡기는 고객들도 나타나고 있고, 거래를 끊는 은행이 새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마카오 금융당국이 관리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제재조치가 계속된다면 결국 은행이 망하거나, 다른 은행에 팔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반응입니다. 은행측은 미국 재무부가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제재조치를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잘못이 있기는 했지만, 알면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고, 잘못이 발견된 뒤로는 시정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지난 16일 미국 재무부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이 은행이 장기적으로 책임있는 주인에게 넘어가지 않는 한 제재조치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