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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헝가리가 친해진 이유는? “헝가리를 잡아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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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헝가리가 친해진 이유는? “헝가리를 잡아라.”

CIA Bear 허관(許灌) 2007. 3. 31. 15:04

요즘 러시아 외교가에서 나오는 말이다. 러시아의 ‘앞마당’ 동유럽에서 미국 미사일방어(MD)망을 도입하려는 폴란드·체코와 달리 친(親)러시아 행보를 계속 중인 헝가리를 중시하겠다는 의미다.

헝가리는 1956년 흐루시초프의 스탈린 비판을 계기로 반소(反蘇)·자유화혁명을 시도했지만 소련군에 의해 진압당한 경험이 있다. 푸틴이 작년 3월 이런 과거사를 사과했지만 헝가리 국민감정은 여전히 러시아에 우호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최근 두 나라가 급속히 밀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원인 분석은 두 가지. 하나는 경제적 이해 때문이다. 헝가리는 자국 석유·천연가스 소비량의 각각 92%와 85%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러시아로부터 안정적으로 에너지 공급이 안 되면 경제 기반 자체가 무너질 정도다. 러시아도 자국산 석유·가스를 서유럽에 공급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인 헝가리가 필요하다.

헝가리는 터키~루마니아~헝가리~오스트리아로 연결되는 유럽연합(EU) 주도의 ‘나부코’ 가스관(총연장 3300km) 대신 러시아~터키~루마니아~우크라이나~헝가리의 러시아 주도 ‘블루 스트림’ 가스관(총연장 1213km)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또 다른 이유는 정치적 상황. 폴란드·체코와 함께 동유럽 맹주(盟主)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헝가리는 두 친미 국가와 차별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로서도 반러 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 친러 국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모스크바=권경복 특파원 kkb@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