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원자로 건설 본격 재개할 경우 대북 선제공격론 고개들 것”
2006.03.16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 발표한 새 국가안보 전략에서 북한과 이란, 쿠바 등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정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계획은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는 미국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적의 대량살상무기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원칙도 재확인했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에 이어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16일 발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이후 인간의 존엄성을 증진하기 위해 자유와 정의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안보전략에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정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북한을 비롯해 이란, 시리아, 쿠바 등에서는 폭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부시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을 보호하고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전세계에 자유를 확대시켜 나갈 것이며, 폭정을 종식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인권유린의 참상을 널리 알리고, 압제정권을 상대로 제재를 가하는 한편 다른 나라들이 압제정권을 지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 확산이야말로 미국의 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미국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부시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이란은 20년 가까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계획을 숨겨오다가 국제원자력기구에 발각됐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평화적인 목적의 핵개발 계획일 뿐이라며 핵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 핵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손을 떠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회부된 상태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과 함께 북한의 핵위협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를 어기고 불법적인 핵개발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동북아시아와 전세계를 계속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부시 대통령은 작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기로 합의한 만큼, 약속을 지키도록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더 나아가 지난 2002년에 제시한 선제공격 전략을 재확인했습니다. 필요할 경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적의 공격이 있기 전에 미리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적이 언제 어디를 공격할지 확실치 안더라도 적의 대량살상무기 공격이 가져올 결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는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의 선제공격 원칙이 당장 북한에 적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Niksch: I don't see any immediate application to N. Korea.
선제공격론은 주로 이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닉쉬박사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명목상으로라도 남아 있는 한 대북 선제공격론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6자회담에 거는 기대가 미국내에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만큼, 회담이 끝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미국 행정부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닉쉬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그러나 만약 북한이 영변의 원자로 두 기의 건설공사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원자로의 건설을 공개적으로 본격화할 경우 미국 내에서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이 논의될 것이고 그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도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미국과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50 메가와트급과 200 메가와트급 원자로의 건설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말 50 메가와트급 원자로의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습니다. 50 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완공될 경우 매년 열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생산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김연호기자